대학 2학년때 이야기야
늦가을이었던걸로 기억해. 추워서 친구가 " 다음주부터 파카입어야 하는거 아니야? " 라고 말했던게 생각나거든
군 제대한 복학생이었던 나는 예쁜 여자친구와 알콩달콩 연애할 봄날을 꿈꾸고 있었어
하지만 현실은 가을이 되도록 안생겨요
춥기만 했지
이 날씨에 봄을 바라는 건 헛된 바람인걸까 생각했어
기적같은건 없구나. 역시 가을 다음엔 겨울이야..
하지만 그 날만큼은 여친이 생길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아침에 눈을 떴는데 6시였거든
음~ 더 잘 수 있겠어♪
이보다 더 일진이 좋을순 없지!
학교를 가는 나의 걸음은 아주 경쾌했어
딱히 더 자서 그런건 아니고 교양이었거든
교수가 칠판에다가 ' 전과가 답이다 ' 라고 적는 전공보다는 500배 기분좋은 수업이잖아
이과 망했으면
아무튼 친구와 강의실에 들어와 앉았는데
귀여운애가 다가오더니
내 책상에 캔커피를 살포시 놓는거야!!!!!
그러곤 " 이거 드세요 " 라고 말하는 거야!!!!!!!!!!
이거슨!!!!!!!!!!!!!!!!!!!!!!!!!!!!!!!!!!!!
봄 향기가 확실했어!!!!!
드디어 나에게도 봄이 오는 구나!!!!!!
겨울 겟 아웃 히어!!!
스프링 이즈 커밍!!!!
봄이 오고 있다구!!!!
역시 가을 다음엔 봄이지
겨울따위 사랑의 힘을 이길수 없지!!!
사랑의 힘은 위대하니까!!!
아무튼 봄향기가 나는 커피를 받은 나는 속마음과 달리 침착하게 대응했어
왜냐면 난 항상 이런 상황이 발생할거라는 걸 꿈꾸며 연습해뒀었거든!
난 " 잘 마실게요 " 라고 말하며 나의 필살기인 살인미소를 살짝 날려줬어
내가 평범하게 생겼긴해도 미소 하나는 작살나거든
진짜야
이여사한테 물어봐
이여사가 누구냐니
우리엄마야
언제나 맞는 말만 하시는 분이지
그러니 틀림없어
아무튼 그 여자애도 살짝 웃더니 자기 자리로 돌아갔어
그리고 몇년이 흐른 후 현재..
내 옆에 있는 여자가 바로 이 여자야
라고 끝냈으면 그야말로 새드엔딩 배드엔딩이지
이런건 덬들이 원하는 엔딩이 아니잖아
그러니 더 들어봐
인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니까
커피를 받은 나는 옆에 앉은 친구에게 거만하게 굴었지
' 이게 바로 나야 ' 라는 식의 표정을 지어줬어
그러자 친구가
' 니 스타일 아니잖아 ' 라고 말하더라고
닥쳐!!
오늘부터 내 이상형은 쟤야!!
너 임마, 이 상황에 캔커피가 뭔 뜻인줄 알아?
무려 캔커피라고, 니가 캔커피를 알아?
그래, 싸고 선하고 아름답지!
아니 싸지않아
뭐라는거야
이 캔커피는 말이야
오늘 밤을 잠 못드는 밤으로 만들어 줄거야
여러 의미가 있는 말이징
이렇게 혼자 행복한 상상을 하며 웃다가 뒤를 한 번 쳐다봤는데
뭔가 좀 이상한거야
뭐지? 저기있는 수많은 캔커피들은?
그 여자애가 수많은 캔커피 중 하나를 집더니 이쪽으로 다시 오더라고
그러곤 내 친구에게도 캔커피를 주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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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지각 3번한 학생은 수업듣는 학생들한테 음료수 쏘는 규칙이 있었는데
걔가 3번지각을 했었던거였어
정말 멋진 해피엔딩이지 않니?
덬들이 좋아할 해피엔딩이야
아무튼 그 일 후로 난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로 놀림거리가 되고있어
그때 옆에 앉았던 친구 표정이 정말 이랬어
짤 찾다가 나도 놀랐어 ㅋㅋㅋ
첨엔 창피했는데
생각해보면 나도 그때의 내가 너무 웃겨서 나도 같이 웃게 되 ㅋㅋ
오늘 예비군 가서 오랜만에 대학친구를 만났는데 이 이야기 꺼내길래
집에 돌아와서 더쿠에 한 번 써 봤어 ㅎㅎ
이 이야기가 한 주 열심히 보낸 더쿠들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줬으면 좋겠넹!
그럼 안녕! 주말 잘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