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울릉도 가자.”
금요일 밤 8시에 갑작스런 아빠의 제안 (배 출항 3시간 전)
너무 갑작스럽고 그날이라 안가고 싶었으나 엄마 아빠 두분이서 울릉도 뚜벅이는 힘드실 거 같아서 8시 30분에 숙소를 잡고 배 티켓은 3시간이 안남아서 인터넷 예매 불가라 현장예매를 하기로 하고 짐 호다닥 챙기고 11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러 감...
안녕... 울릉크루즈야... 5개월 만에 또 보네...
울릉크루즈는 1200명 정도 타는 큰 배인데 페리보다 흔들림은 적은데 편도 7시간 걸려 티켓값은 6인실 기준 왕복 19만원 정도
밤 11시에 출발해서 울릉도에 다음날 아침 6시에 도착하니까 침대에서 푹 자고 일어나면 돼 (아, 12시까진 선내 공연 소리 들려서 못잠) 출항하고 얼마 안지나면 전파도 잘 안터져 스타링크 있는데 1기가에 3천원임
이번 아빠의 울릉도 여행의 목적은 깃대봉 등반이었어
난 작년에 십자인대 다쳤던 지라 등산은 생각도 안하고 신령수까지나 갔다올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어
지난번엔 무릎이 불안정해서 움막집까지도 못왔는데 이번엔 움막집까지 가볍게 도착 (감격) 움막집이 두 채 있는데 지난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수리중이라 내부는 구경할 수 없었어
무슨 꽃인지 모르겠지만 다글다글 꽃 핀 게 귀여웠어
이때까지만 해도 꽃구경 할 만큼의 여유가 있었는데 출렁다리를 건너고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을 만나게 됨
인터넷에 깃대봉 찾아보면 완전 하급 코스다, 가볍게 갔다올 수 있다 하는데 나리분지~출렁다리까지는 난이도 하가 맞아 근데 출렁다리~깃대봉은 난이도 중은 됨 ㅠㅠ 등산하시는 분들도, 등산로 정비하시는 분도 중간에 힘든 구간 4곳 있다고 하셨어
깃대봉 정상 가는 길에 나처럼 쉽다는 얘기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신 분 만났는데 우린 사기피해자라며 이게 무슨 난이도 하냐고 같이 한탄함 ㅠㅠㅠ
풍경 좋기로 유명한 깃대봉이라는데 힘들어서 풍경 눈에 안들어옴
올라갈 때 인당 물 2병씩은 챙겨가야 해 평소에 물 거의 안마시는데 깃대봉 가는 동안 물 2병 마심 포카리나 토레타 같은 이온 음료나 시원한 거면 더 좋음 보냉커버 씌워서 가니까 냉기가 좀 더 유지돼서 좋더라
그리고 중간에 꽤 가팔라서 등산스틱도 들고가는 게 좋아 등산스틱 없었으면 네 발로 내려왔을 거 같아
하산길엔 여유가 생겨서 주변 구경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내려옴
고사리 좋아하는 식집사들은 눈 돌아갈 거 같던 고사리 군락지
다시 출렁다리로 돌아왔을 땐 이제 밥 먹으러 가야지 하는 즐거운 마음이었는데 왔던 길로 안 돌아가고 야영장쪽으로 바로 가는 길이 있다고 그길로 가자고 했던 것이 불행의 시발점이었어....
알봉 둘레길로 돌아서 내려와야 되는데 알방 탐방로로 들어가서 본의 아니게 또 등산을 함 야자매트 깔린 끝도 없는 오르막이었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내려갈까 열번도 넘게 고민했었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판단해서 돌아갔어야 했어... 돌아가더라도 평지 걷는 게 훨씬 나았을텐데 오르막 오르다가 남은 체력 다 쓰고 데미지 엄청 입고 너덜너덜해져서 걸음
쓰레기라도 주우면 좋은 일이 생길까 싶어서 갑자기 쓰레기를 열심히 주움... (이게 뭔가 싶지만 이땐 진짜 너무 힘들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주웠어ㅠㅠㅋㅋㅋㅋㅋㅋ) 처음엔 이따금씩 쓰레기 하나 보이는 정도였는데 하산할수록 길에 버려진 쓰레기가 많았어 비닐봉지 1/3정도 채웠고 내려와서 쓰레기통에 버림
밥 먹을 힘이 없었는데 산채정식은 인원수대로 시켜야 된다 그래서 산채정식을 먹게 됨 나물반찬만 16개 나오고 감자전이 촉촉하고 맛있었어 밥 비빌 힘도 없어서 밥 못 비비고 맨밥 먹었어 😞
버스 시간까지 10분 정도 남아서 숲길 안내센터 가서 가방 찾아서 버스 타러 감
⭐️나리분지 짐 맡길 곳 없다고 하는데 숲길 안내센터 가서 말씀드리면 거기에 가방 맡길 수 있어!!!!!!!⭐️
버스 타고 천부에 도착했는데 갈아탈 버스가 50분 뒤에 온대서 수중 전망대 구경감 바다 아래에 전망대가 있어서 바다 안을 구경할 수 있어
‘돌돔아... 나 니가 들어간 매운탕 먹은 게 인생 매운탕이었는데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했더니 갑자기 돌돔이 저 멀리로 갔어...
버스 타고 온 곳은 관음도
여긴 내가 가고싶어했던 곳이었어 관음도도 제법 걸어야 되는데 엄마가 나의 업보라고 생각하라고 하심 ^^...
명이나물 벤치
관음도에서 보이는 흔한 풍경
바다색 푸르고 투명한데 무서워서 폰 못꺼냄+힘들어서 대충 찍었더니 실물의 반에 반도 안 담겼네 ㅠㅠ
바다 실제로 보면 에메랄드색 그 자체야
관음도 티켓 부스 앞에 정수기 있는데 거기서 시원한 물 받아 마시면 완전 극락이야!!! 2층 쉼터는 운영 안하니까 관음도 구경하면서 쉬다가 버스 시간 맞춰서 나오는 게 좋아 나오면 그늘도 없고 앉아서 쉴 곳도 없어 관음도 버스정류장엔 에어컨 없고 햇빛 꽤 들어와서 더움
울릉도 버스는 한시간~두시간 텀이라 미리 버스시간 확인해서 맞춰서 움직여야해
이제 배에서 하선 준비하라고 방송해서 일단 여기까지만 쓰고 나머지는 나중에 쓸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