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늙어가네

나도 늙고 남편도 늙고

내 몸이 아픈 곳도 늘어나고

남편도 그렇고

우리 강아지도 늙었고

우리 강아지도 아프고

얼마 전에 알게 된 지병으로

처방사료 주문하며 맘이 찡했는데

어제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놀라서 바로 엑스레이 찍으러 갔잖아

이상 없고 노환으로 그냥 잠시

다리 신경이나 근육이 놀래서 그런거일거래

어릴 땐 한 번도 없던 일인데 

참 세월이 야속하다

나 우리 강아지 많이 예뻐하긴 하지만

정말 강아지 끔찍하게 귀하게 생각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어 

보면 매끼 화식 챙겨주고 

산책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빼먹고

여행 때 마다 꼭 데려가는

그런 반려인은 아니었는데도

마음이 참 아리다 

울 강아지가 마지막까지 즐거웠음 좋겠고

내가 앞으로 겪어야 할 모든 것들을

성숙하게 잘 치뤄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