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하다가 여기서 정말 미래가 안보여서 번돈 다 털어서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어
올때는 다들 주변에서 말려도 패기있게 내가 해본다는 기개도 있었고
와서 공부하면서도 성적도 잘나오고 인턴십도 하고 자신감이 많이 붙었었는데
이제 곧 졸업이라서
작년 10월부터 구직활동을 했어
정말 수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었고
근데 여기도 갓 졸업한 new grad 잡은 거의 안나오고 경력직만 나오더라
(IT 분야는 다른 이야기.. 거긴 잡 많고 뽑기도 많이 뽑고)
진짜 운이 좋아서 대기업 세군데랑 인터뷰보고 잘 진행되서 최종까지 가거나 최종 직전까지 갔는데
결론적으로 셋 다 마지막은 나랑 안가기로 결정했다고 메일이 왔고
괜찮다 다른데 지원하면 된다 주변에서는 그러는데
내가 체감하기로는 이미 이건 끝난 게임이네..
실리콘 밸리에 있는 큰 회사들은 이미 작년 말부터 졸업예정자들 뽑기 시작해서 지금은 마무리 단계고
그 마무리 단계에서 떨어진 나는 인제 갈 곳이 없어
인제 더 인터뷰 보자고 연락오는 곳도 없고
내가 여기 시민권자도 아니니깐 진짜 이제 끝이구나
허탈하고 우울하고
배부른 소리한다고 할 수 도 있는데...
내가 이제 나이도 많고
한국가서 다시 직장 가질 수 있을거 같지 않아
여기서 평가도 좋고 해서 내 나름 기대한 것도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끝나니깐 너무....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가슴이 뻥뚫린 기분
앞으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
밥도 먹기 싫고
나같은게 밥 먹을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왜 떨어진걸까 진짜 열심히 인터뷰 했고 잘한거 같았는데
니가 가서 잘될거같냐고 비웃던 사람들 생각나고
잘되서 나 같은 고민하던 사람들한테 도전해보라고 하는 사람이 되주고 싶었는데
그런 고민에 절대로 가지마라 내꼴난다 하는 사람 된거같아서 부끄럽고
그냥 죽고 싶다 정말.... 여기서 낭비한 시간이랑 돈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