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저녁으로 국회 앞을 지나 감
그날은 밤에 시간이 있어서 남천동을 라이브로 보고 있었고
갑자기 계엄 댓글들이 올라오고 국회로 간다고 함
그리고 여러 대형 사이트들은 접속 폭주하고 그랬음
불안하긴 했지만 내일 주식 폭망하겠네 정도로 생각했음
그러다가 한번 가보자 생각함
주말 집회 나갈 여력은 안되고
국회는 가까우니까 잘 시간 쪼개서 잠깐 갔다가 상황보고
차 끊기면 걸어오자라는 생각이었음
떨리긴 했지만 비장하거나 거창한 생각은 없었음
그냥 빨리가서 머리수 하나 더 채우고
현장 상황 인터넷에 올리자 정도의 생각이었음
그리고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국회앞에 도착했음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경찰도 특별히 많지는 않았음
통제하는 경찰들도 우왕좌왕했음
사람들이 국회의원 들여보내 달라니까 문 열어주고 그랬음
국회 안에서 야근 하는 사람들도 겨우 빠져나와서 퇴근 했음
기자나 개인 방송하는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좀 시끄러워지겠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난 개인사정으로 잠깐 있다가 돌아왔음
그 뒤에 난리가 났더라고
난 어릴때 대학가에 살아서 최루탄 냄새도 맡아보고
시위현장 한복판을 지나가기도 했었음
커서도 별의별시위현장 진짜 많이 봤거든
그런데 나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엄을 학교에서 배우고
잊고 지냈을거라 생각함
계엄에 대한 공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50대 이상일 것이고
그리고 일년전 그날도 어쨌든 하룻밤의 꿈으로 끝났으니
무덤덤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겠지
갔다온 나 조차도 비현실적으로 느끼는데 뭐
대단한건 아니지만 더 늦기전에 기록하나 남기고 싶었음
다음날 여러 방송에서 많이 들은 말은 일상의 소중함 이었어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다들 고생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