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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강아지 무지개다리 건너게 된게 내탓인것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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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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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는 아니고 회사에서 키우는 강아지인데

나이는 2019년 어린 시절에 데려온걸로 봐서 올해 7살로 추정되는 진도믹스 강아지야

지금 회사에서 만나게됐고 벌써 알고지낸지는 4년이 넘었지 

내가 입사한지 얼마 안됐을 땐 목줄을 가끔 풀어줘서 자유의 영혼처럼 돌아다니고 나도 강아지와는 연이 없어서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는데 강아지를 케어해주시는분이 퇴사를 하게 된 후 매일 묶여있는게 안쓰러워 본격적으로 내가 케어하게 되면서 많이 친해지게 됐지

 

지금 있는 회사가 첫회사고 마음 둘 곳 없었던 나에게 정말 많은 마음의 위로가 되주었던 강아지인데

최근 잇몸이 좀 창백한 것 같아 걱정되는 마음에 저번주 목요일에 회사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맡았는데

바베시아랑 아나플라즈마에 걸렸었더라고.. 다행히 혈액검사는 정상이라 일찍 온 것 같다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

그리고 바베시아 치료는 주사로, 아나플라즈마는 가루약으로 치료하게 됐지

바베시아 주사 맞고 다리를 떨고 앉는게 불편해 보였지만 회사에 도착한 후 1-2시간 지나고는 멀쩡했고

이번주 금요일 저녁까지만 해도 산책도 많이하고 좋은 시간 보냈었거든

 

근데 저번주 토요일 아침에 산책해주러 회사에 갔는데 원래 잘 안그러던 아이가 나 보자마자 약간 낑낑대더라고

가까이 가서 보니 추울 때 앉으라고 놔 둔 평평한 골판지 상자 위에 뭘 많이 게웠냈더라고 모양으로 봐서는 똥인것 같은데 냄새는 안나고...

일단 급하게 정리한 후 산책하러 나갔는데 속이 안 좋은지 계속 풀먹고 토하려고 해서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날 오전 9시 반까지 시험장에 가야했어서 당직 서는 분께 상태만 좀 봐달라고 부탁드리고 시험을 치러갔어

 

시험치고 오후 1시 40분에 회사에 도착해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데 걷는게 평소와 다르게 느리고 차도 한번에 잘 올라가던 애가

올라가는걸 조금 힘들어 하더라고....일단 빨리 병원에 가서 상황 설명을 드리니 이상한 걸 먹어서 구토한 것 같다고 하셔서 소화에 도움이 되는

주사 4개를 맞고 회사로 돌아왔지 그리고 골판지 위에 구토했던걸 다시 찬찬히 보니 골판지를 뜯어먹고 토를 한거더라고

이제 주사를 맞았으니 괜찮아지겠지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저녁에 밥 먹고 산책하러 갔는데 목줄이 천으로 되어있는데 자기 이빨로 그걸 끊었더라고...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데...그리고 침도 많이 흘리고 걷는것도 이상하더라고....그때가 골든타임이었을까???

 

그저 위가 불편해서 그런거겠지... 소화 도움주는 주사 맞았으니 괜찮겠지...그래도 산책할때 오줌도 싸고 약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발차기를 해서 그런가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산책 마치고 회사 와서는 물 조금 마시고 바닥에 엎드리는데 침도 많이 흘리고 눈만 껌벅껌벅 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자기 집에 가서 누웠는데 나는 그저 주사맞은 약효 때문에 그런가보다...예전에 심장사상충도 이겨냈는데 내일되면 기력을 되찾겠지 싶었어

 

근데도 사람 촉이라는게 있는걸까?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나고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서 밤잠 설치다가 새벽 4시에 눈이 그냥 떠지더라고

그때라고 갔었어야 됐을까??? 괜찮을거라고 생각하고 눈을 잠시 붙이고 일요일 아침 6시 20분에 엄마랑 같이 회사에 왔는데.....

우리 기척이 나면 헐레벌떡 집에서 나오던 애가 안나오는거야...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커튼을 올렸는데 하반신은 움직이지 못하고 앞발만으로 몸을 지탱한 채

고개는 자기 집 천장을 바라보고 있더라고...그렇게 힘든 상태에서도 우리인걸 알고 꼬리를 흔드는데 그냥 아직도 그 모습이 아른거려서 너무 힘드네

 

이른 시간에 그리고 일요일에 문을 연 병원은 24시 병원 밖에 없어서 제일 가까운 24시 병원이 30분정도 거리라 최대한 빨리 갔었는데....

도착하고 접수까지 기다리는 1분 1초가 너무 길고 빨리 치료를 해주고 싶은데 간단한 검사만 할 수 있고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게 처치한 후 

주치의분이 도착하면 자세한 상담 하신다고 해서 대기실에서 계속 기다렸어...

 

주치의분이 오신 뒤 상담 받았는데 일단 혈액검사도 정상 엑스레이 심장초음파, 복부초음파도 크게 문제될 게 없는데 MRI를 찍으려면 마취를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 아이의 위가 비워져있어야 한다고 하셔서 오후 4시반 이후에 MRI 찍을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나서 면회하러 갔는데 호흡도 너무 가쁘고 고개도 아예 못가누고 있더라고...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잘 참을 수 있다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그렇게 얘기해주고 집에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병원에서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애가 발작하는 영상이더라고

 

그거 보자마자 그냥 머리가 멍해지더라...

그리고 다시 병원으로 갔는데 다행히 발작은 멈췄는데 30분이라는 꽤 긴 시간동안 발작을 했고 체온도 많이 올랐다가 지금은 정상 체온이 됐다고 하는데

호흡이랑 심장박동수는 괜찮은데 멘탈이 안돌아왔다고 하더라고...그렇게 한 번 더 면회하러 갔고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고 일어나서 좋은데 산책하러 가자고 말해줬는데

갑자기 호흡이랑 심장이 멈추더라고...당황해서 안에 계시는 선생님들과 테크니션분들께 SOS를 청했고 CPR에 들어갔고 다행히 호흡이 돌아왔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얼마 안지났는데 마음의 준비를 해야된다고 자가호흡이 없다고.... 두개 중 하나 선택하셔야 한다고....

그냥 여기서 끝내거나 아니면 기계에 의존해서 숨을 더 연장할 수 밖에 없다고...근데 기계로 호흡한다해고 1~2시간 이내에 자가호흡이 없으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그 얘기 듣는데 그냥 좀 더 살리고 싶은 내 욕심에 기계호흡 요청했고 아이 얼굴 보러 갔는데 그냥 차디찬 공간에서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냥 눈물만 나오더라... 그래도 살 수 있다고 왜냐면 너는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강한 강아지니까....

근데 결국 1시간 후에 주치의께서 안락사를 권유하시더라... 가망이 없을 것 같다고...

회사 강아지라 나 혼자 결정할 수 없어서 나 이외에 가까웠던 회사분과 상의해서 안락사 하기로 했고 뒤늦게 병원에 온 우리가족들 앞에서 그렇게 아이 보내줬어...

 

그냥 모든게 다 내 잘못인 것 같아서...최근에 외부기생충약 발라주는거 등한시해서 벌어진 일들인 것 같아서...

내가 조금 더 강아지 건강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신경쪽에 문제가 있었다는걸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아챘더라면..

다른분들은 명을 다해서 간거라고 말해주지만 내가 더 살 수 있었던 명을 재촉시킨게 아닌가싶어서...

진짜 명이 다한게 정말 맞는거라면 힘들었던 밤과 새벽에 같이 못있어줘서... 오롯이 혼자 고독속에서 아픔을 겪게 해서 그게 너무 한스러워

 

회사에 이제 더이상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가 없다는게 너무 힘들고 아침점심저녁으로 산책해줬는데

이제 그 시간에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혼자 하염없이 같이 걷던길을 걷기만 해...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걸 알지만 계속 그 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네...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도 이런 얘기 계속 들으면 나로 인해 힘들어 질 것 같아서 여기에 글을 쓰게 되는데

이 행위 조차도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나의 슬픔을 공유하는거라 나도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드네

그래도...이렇게까지 않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조금만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사랑한다는 내 말 들었을까???? 지금도 내 곁에 있을까????

그냥....우리 강아지 잘 가라고 행복하라고 한 마디만 해줬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내 강아지...

거기서는 목줄에 메여서 나만 오매불망 기다리지말고 자유롭게 뛰어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아

진짜 많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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