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의 배경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버지가 미친 가부장이면서 동시에 바람을 몇 번 핀 전적이 있음. 그걸 내가 알게 되고 꽤 큰 충격에 빠짐.
자녀들에게도 엄격하셨기 때문에(가정폭력) 나는 속으로 빨리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내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어릴때부터 컸음. 부끄럽지만 PK의 딸로서 가스라이팅 당하며 현모양처가 미덕인거라고 생각하며 자람.
이성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었음
연애도 계속 꾸준히 했었는데 각각 다 다른 이유로 헤어지게 되고 (성매매, 집착, 노잼ㅋㅋ, 신뢰가 무너짐 등등)
이것들을 겪으며 이성에 대한 불신이 슬슬 불을 지피기 시작함...
내 주변 사람들이 남편때문에 고통받는 것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야했으며 대체로 성매매, 바람이 주를 이루었음 ㅋ 하 진짜 욕나오네 또
마지막 연애가 33살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결혼의 적령기를 넘어서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됨.
지방 소도시라서인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의 압박이 더더욱 심해졌고
나도 마음이 급박해져서 조급한 마음에 소개팅 자리가 생겼다 하면 나가기 바빴음. 분명 좋은 남자는 있을거야 라면서.
소개팅 나가면 애프터를 못받은 적은 없었음. 궁합 이전에 조건적으로는 내 조건이 나쁜게 아닌것 같다는 생각은 듦.
하지만 ㅋ 대화 도중에 본인도 모르게 여성을 낮추는 듯한 발언을 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이게 내 심기를 건드렸고 (어? 여자들 그런거 잘 모르는데~, 아 여자들도 그런거 좋아하는구나~ 이런 류의 말들) 소개팅을 나가면 나갈수록 나의 자존감이 더 내려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음.
가족들은 계속 내가 너무 깐깐하다, 외모가 밥먹여주지 않는다, 너무 단점만 보는거 아니냐 라면서 나에게 문제가 있는것처럼 말했는데
내 인생 대신 살아줄것도 아니면서, 내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부분인걸 어떡하냐고라면서 싸우고 울고불고 우울감이 심해져 상담소를 다니게 됨.
상담소에서 내가 이런 과거들이 있고 내 주변은 이렇고 나는 남자 혐오에 걸린걸까요 라면서 상담을 해보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면서 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상담을 이어가주셨는데 거기서 조금 용기가 나고 테스트도 해보면서 나의 성향과 기질도 보다 잘 알게 되었음.
결론적으로 나는 원래 예민하고 깐깐한 성격이며 지금 혼자 지내는 것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는가? 라는 깨달음을 얻고
굳이 내가 100% 만족할 수 없는 타인을 들여서 내 불안도를 높이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 라고 생각함.
결혼은 꼭 해야해. 안하면 본인한테 문제가 있는거야->좋은 사람 만나면 하고 아니면 말고->좋은 남자? 있긴해?->혼자 사는게 나한테 딱 맞아
라고 생각의 흐름이 변하긴 했네. 원하는 것과 내 과거의 경험들, 그리고 내 기질과 성격이 뒤섞여서 카오스 상태였는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니까 갑자기 눈이 확 트이면서 우울감이 싹 날아감.
난 컨트롤 프릭도 있는것 같음 ... 나같은 성격은 결혼을 하면 가족들이 불행해질 것 같다고 느낌 ㅋㅋㅋㅋ 안해야해
사실 상담소를 방문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와 싸운 일 때문이었는데 '나'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하다보니 저 이야기들이 나왔음.
30대에 주변에서 다 결혼하니까 안하면 큰일날것같고 불안하고 도태되는것같다고 아무나 붙잡고 결혼했다가 성 문제 터지고 이혼하고 싶어도 경력 단절되고 경제권 잃고 아이 키우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친구가 한둘이 아니어서.....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타산지석으로 삼고 나도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음.....
그 친구들도 아무나하고 절대 결혼하지 말라면서, 나이 있다고 사귀는 기간 너무 짧으면 안되고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해줬는데
그냥 안하는게 내 속이 편할 것 같더라.
근 몇 년을 우울감 속에 살아서 매일 입꼬리가 내려가있고 이유없이 갑자기 눈물 흐르고 차라리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병원에 안갔지만 아마 이정도면 우울증 초기 증상이었을것같아ㅜㅜ) 이제 하루하루가 즐겁고 다음엔 또 어떤 재미있는걸 하까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면서 잠듦.
얼마전에는 내집마련도 했고 새로운 공부도 시작하고 취미 생활도 눈치보지 않고 매일매일 하니 행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