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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요즘 학부모, 아이 상대하다가 한국에서 아이 키우고 싶지 않아진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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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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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난 이제 막 돌 된 아이가 있고 학부모, 아이 상대하는 직군이야.

되도록 학부모 욕, 아이 욕 안하고 조심조심 내 할 일만 하자는 주의인데 이게 n년차가 되니까 나도 질려서 토로할 데도 없고 현타 올 때면 진상 검색해서 그래도 여기 진상은 최악이 아니구나.. 이 정도가 됨.


제목대로 난 이제 막 엄마가 됐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임신, 결혼 하기 전에도 난 내가 일하는 장소 외에 백화점, 마트, 공공시설 등에 가면 애를 왜 저렇게 두지? 아이는 부모를 닮는구나,라고 느끼는데 낳고 보니, 또 일 안팎으로 요즘 부모, 요즘 아이들을 매일 접하다보니 한국에서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점점 없어짐..


일례로 문제점이라고 느끼는 게 (한두명 특정이 아니라 대체로 그럼)

-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되는데 (심지어 짧고 한산한 편) 걱정되니 같이 신호등까지 가서 데리고 와달라고 함

- 이전 학습에 대해 물어보면 대체로 '선생님께 상처를 입었다'라고 하는데 굉장히 주관적이고 무엇보다도 아이 앞에서 타인에 대한 험담을 쉽게 함

- 해프닝이 생기면 해명 보다도 무조건 사과를 해야 함. 잘못하지 않았어도 아이가 불편했다는 이유로 사과해야 함..

- 손해 본다고 느끼면 (실제로 아님) 득달같이 전화해 우리 애는 왜 그랬냐고 따지고, 설명하면 없던 일로 혼자 마무리.. 사과 없음

- 인성 운운.. 집안 운운.. 학벌 운운.. 사생활 운운.. 진심 아이에게 별 말을 다 함.. 아이는 고대로 말함

- 아이들이 무엇보다 학습 성취도가 떨어짐. 진짜 이건 교육계 모두가 공감할텐데 100을 알려주면 40도 못 받아먹는 아이들이 10명 중 3명 이상은 되는 것 같음..

- 아이들을 보고 '진짜 어쩌지..? 너 어떻게 할래' 이런 걱정을 많이 하게 됨. 난독증, 사람 말을 듣지 않고 여러번 물어보거나, 핸드폰 중독 등등 학습적으로도, 일상적으로도 생활하기 힘들어 실제로 센터 가는 애들이 많아짐

- 아이들이 '모르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함.. 물론 그럴 수 있어 근데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몰라요,가 아니고 방금 말한 거!! 하다못해 방금 전 알림장을 쓰게 하고 집에 가자마자 해야할 일은? 뭐냐고 물어봤을 때 생각조차 안하고 몰라요라고 말하는 거야.. 진짜 이런 아이들이 20명 중 두 명 있다가 세 명, 네 명 점점 많아지는데 이게 너무 걱정됨.

- 엄마, 아빠들이 아이의 문제라고 전혀 생각 안해. 아이에게 너무 관대하고 아이 말만 듣고 그걸 우쭈쭈해줌. 예로 새로 오신 중국어 선생님이 실제 한국인이신데 중국어에 능통(네이티브 수준)이라 채용했고 상담 때도 말씀드렸는데 나중에 하는 소리가 애가 진짜 중국인이 아니라 김샜다며, 분명 중국인이라고 하지 않았냐며, 중국어 잘 못한다고 딴소리하는데 절대 본인들 문제라고 생각 안함.. 돌아버림.. 



사실 더 많아. 진짜 저건 진상..이라기 보다 현상이야 현상. 대체로 그래서.. 예전엔 내가 중심을 잘 잡고 교육관, 철학이나 가치관을 잘 잡고 아이를 키우면 된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재작년, 작년, 올해 초1 애들과 학부모를 보니 암담해짐.. 정확히 말하자면 나도 그렇게 될까봐, 내 애도 그렇게 될까봐 좀 진지하게 걱정되기 시작했어.. 


그래서 더더욱 애기 있는 덬들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해.. 나같은 덬 없는지도.. 내가 이 일에 염증을 느낀건지 하도 데여서 사람들에 질린 건지.. 맘 같아선 다 정리하고 좀 더 시골 같은 곳에서, 아님 해외에서 키우거나 오히려 국제학교 보내서 여기와 다른 환경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 주변 아는 엄마들이 없어서, 또 나 아이 낳은 거 알고 한 학부모가 '애 낳았길래 엄마 같은 마음으로 우리 애 잘 케어할 줄 알았더니 그런 인성에 애 못 맡기겠다(내가 곧 캐나다 교육위원으로 출장가는 거 알고 난 뒤 갑자기 태도 바뀜. 잘 맡김..)' 이래서 절대 이런 이야기 밖에서 못해ㅠㅠ


덬들은 어때..? 내가 교육현장에 있어서 더 암담함을 느끼는 걸까? 우리가 누군가의 학부모가 될 때는 지금의 학부모와 다를까? 아님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진 않을까.. 좋은 선생님들이, 좋은 강사, 좋은 원장님들이 실제 교육현장을 떠나고 이번에도 한 분 떠나셔서 괜히 울적해져서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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