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덬이야 글이 좀 긴데 결론은 병원 갈지말지랑 약 복용이 고민된다는거.
그냥 adhd 증상이 나고 ‘ADHD 악순환’ 같은 밈을 보면 딱 내 얘기 같아서 씁쓸함,,,
동생과 친구도 성인이 되고 ADHD 진단을 받았는데, 친구가 나도 검사받아보라 하면서 확신할 정도? 그리고 adhd 나와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학창 시절 내신/수능 성적도 평균 5등급 정도였고, 전문대에서 뱀의 머리로 빡공하고 과 시대 흐름 잘타서 취직 잘하긴 했지만, 회사에서는 일처리가 미흡하다는 평판임..
우선순위 못정하고, 시간 감각 부족해서 일 처리 밀리고, 시야 좁고, 잡념 많고 고민많고 불안하고
검토 한다고 한건데 자꾸 놓친 부분 나오고 (특히 나한테 A건 확인하라고 해서 확인 하고 상사가 크로스체크 안하고 바로 거래처에 넘겼는데 거래처에서 틀렸다고 답신와서 상사까지 망신당했음...ㅠㅠ )
헬스장에서 주변 주의깊게 안보고 지나가다가 기구에 부딪힐뻔해서 PT쌤이 늘 조심히 오라고 안내해주고 (우리 헬스장이 좁아서 곳곳에 안내문 붙어있긴 한데 걍 그래도 나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만 이렇게 행동하겠지.. )
간격 좁은곳에서 다른사람들 발 밟고
다른사람들이 한 얘기 금방 까먹고 ㅅㅂㅋㅋ
얼마전에 친구랑 덕질토크하다가 친구가 고척돔 하느님석에서 콘서트 본 썰 풀어줬는데 10분뒤에 근데 너 고척돔 가본 적 있어? ㅇㅈㄹ 친구 솔직히 정떨어졌을듯
친절한 사람들은 미리 '그러지 마세요' 라고 주의주지만
사회가 다 나를 부둥부둥해줘야하는건 아니잖아. 나도 똑같은 사회구성원인데 책임지고 행동해야하는건데.. 참 마음대로 안된다
뭘 먼저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서고, 마감 직전에 허둥대거나 놓치고
상황 파악 안되고 사회성 떨어지고..그냥 INTP의 정석인데 이제 뭔가 adhd 조울증 우울증 등을 곁들인..?
보통 일잘러들은 한 번에 모아서 묻거나, 미리 나올 법한 질문을 예상해서 확인하고 진행하는데, 나는 그게 전혀 안 돼
항상 일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생각나는 대로 물어봐서 상대방을 귀찮게 만들고 나는 너무 미안하고 자괴감 들고 근데 나도 생각을 하고싶은데 전혀 모르겠을뿐이고
정리정돈도 너무 힘들어. 방이 늘 어질러져 있고, 치우려고 마음먹어도 뇌가 콱 막힌 기분에 아무것도 못하고
근데 이게 진짜 핑계는 아니고 ㅋㅋ방정리 왜해 유튜브나 봐야징~ 귀차나~ 하고 의도적으로 미루는게 아니라
하려고 해도 그냥 뭘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냥 어버버대는 느낌이야..
시간 약속도 정상인들이 보면 그냥 핑계고 이해 안되는 발언일거알지만 진짜로 일부러 늦어야지~ 하는게 아니라 나름 맞추려고 해도 정신 차려 보면 시간 임박에 결국 매번 20분씩 늦음...
충동구매 있고 꽂힌건 사야되고 분수에 안맞는 소비 자주함
명품백을 산다는건 아니고
적당히 비싼 10만원대 물건
어쩌구저쩌고 의미있고 레전드 예정인 콘서트/공연(하지만 지금 내상황에선 분명 사치인데 적금 포기하고 그냥 가버리는) 이런걸 그냥 막지름
카드값 절제가 안되는데 월급 넘겨서 쓰진 않고 한도 내에서 쓰긴 함.. 가계부 물론 안쓰지 이제부터 진짜 쓸거야
음 그리고 이 글을 어떻게 읽었을진 모르겠지만 약간 몽상 좋아하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책읽기 좋아하고 비문학적인 글쓰기에서 짜잘한 성과를 자주냄
더쿠 핫게 자주 보내고 덕질 유튜브 초창기 시절 아이돌 팬튜브 영상도 100만 뷰 넘긴 적 많아서 이걸로 대외활동 여러개 붙고 용돈벌이하고
라디오 사연 당첨 될것같은데?하면 되고 사내 ppt 발표, 사내 보고서 작성같은건 늘 우수사원으로 뽑힘
덕질,취미,운동은 그때그때 유행하는걸로 과몰입함
잠은 보통 머리대면 잠
비염 아토피 있고 한때는 심했음
멀티태스킹 안되고..
아 물론 넷플보면서 뜨개질하기 이런 노는류 멀티는 잘함
업무적이나 운동할때 멀티가 안됨
ADHD뿐만 아니라 조울증이나 우울증, 무기력증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어렸을때도 소아 우울증 진단을 받은건 아니지만 그럴만한 상황이었고, (글로 다 쓰긴 좀.. 그렇다)
고등학교 때 우울증이 올 만한 큰 사건이 있었고, 그때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하루 종일 우는 증상은 사라졌음
하지만 그 이후로도 기복이 있는 편이고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 서
그래서 드디어 본론....
병원을 가는 게 고민이야. 이쯤 썼으면 병원 안가는게 이상한 정도의 증상일수도 있겠지만
혼자 자취하다 보니, 만약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감정이든 행동이든 어떤식으로든) 힘들어질 때 붙잡아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제일 걱정돼
가까이에서 바로 달려올 사람도 없고, ADHD 약은 한 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어서 막연히 무서워
무엇보다도 뇌에 영향을 주는 약이라 솔직히 두려워. 전두엽 직접 관여하는 약은 돌이킬수 없는거라...
하지만 지금처럼 살면 계속 ADHD의 악순환을 반복할 것 같아서 고쳐보고 싶기도 해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눈물나 ㅠ
혹시 adhd 덬이나 비adhd덬들 등... 덬들이 보기엔 어떤 생각 드는지 조심스레 글 써봐. 더쿠 핫게 여러번 보냈다지만 이것처럼 내 상태, 생각 다 옮겨적은 글은 처음이라 어떤식으로 댓글 달릴지는 전혀 모르겠다ㅠㅠ 어쨌든 장문의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