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랑 싸웠거든.
욕먹을 각오 하고 말하자면 집안일 대부분을 남편이 해왔어. 나도 당연히 아예 손 놓고 산 건 아니지만 신혼 초부터 본인이 하는 게 편하다고 했었고, 시험관 과정과 임신 기간에는 정말 손 하나 까딱하지 못 하게 했었어.
나로서는 어이없다 싶은 게 평소엔 뭐든 내가 하려고 하면 극구 말리고 중간에라도 와서 막 나를 거실로 보내. 남편 없을 때 내가 혼자 해두면 왜 했냐고 본인이 하면 되니 내일부턴 그 시간에 그냥 쉬라고 하고, 내가 하겠다 도와줄 건 없냐 해도 하나도 없으니 너는 앉아서 쉬어! 내가 다 할게! 가있어 혼자 하는 게 편해 진짜! 어디 여자가 집안일을 해~ 이러거든. 진짜 매일 저래. 난 당연히 괜찮은데 고맙다고 고생많다고 하지.
그러고는 본인 삔또 상하면 회사 다니며 칼퇴해서 아기도 보고 집안일도 다 하며 희생하는 삶을 살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1인이 돼. 최근 들어 저런 뉘앙스가 반복되니 나는 생색낸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드네. 평소에 말하고 나눌 것이지 기분 상할때만 딴 사람이 돼서 난 죄인 되는거임.
다만.. 나도 요리 담당(몇년간 매끼니 다 사먹다가 건강하게 집밥 먹자고 시작한거라 나도 심각한 젬병임)에 전반적인 필수품, 생활용품 등 살림살이 관리하고, 특히 아기 관련한 건 싹 다 내가 알아보고 처리(?)하고 있어. 남편한테 지금 당장 아기 기저귀 쓰던거 사라해도 정확한 이름도 모를걸. 무튼,
어제 싸움의 원인이 된 집안일 가지고 그렇게 짜증낼거면 내가 하겠다 하니까 한번도 안 해봐놓고 무슨..ㅋ 이러면서 이죽거리고 문 닫고 나가버리는데 진짜 열받더라고? 실제로 몇년간은 같이 해오던 건데 비약하길래 더 그랬어ㅋㅋ
당연히 내가 이기적이다 싶지?
막말로 때려죽이는 것도 아닌데 쉬란다고 속편히 그동안 잘 쉬어놓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래서 앞으론 다 반반하자고 하려고 해.
어떻게 하는게 가장 효율적일까?
집안일은 뭐든 하루씩 혹은 한번씩 나누면 오히려 쉬울 것 같은데 내가 하던 일을 나누기가 애매할 것 같아.
예를 들어 치약이나 기저귀 남은 갯수 보고 미리 핫딜로 사둔다거나(품목이나 카테고리 별로 나누면 될까?), 아기 월령에 따라 새로 시작해야 할 것들 생기면 알아보고 준비 한다거나...?
주기적이지 않은 것들이 많고, 아무래도 남편은 일을 하고 난 아직 육휴 중이라 더욱 주양육자 역할을 하고 있어서..
무튼 이래저래 고민 중인데 조언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