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증이 정말 심했었어.. 심한 우울증을 몇년 방치하다보니 더 심해진데다
이전 회사 다니면서 우울증이 진짜 극도로 심해져서
회사 그만두고 9개월간 쉬다가 그 중에 6개월은 병원 다니면서 상담하고 약먹었어
그게 꾸준히 오래 먹다가 증상 완화되면 서서히 약을 줄여야되는거라
약은 아예 오래먹을 생각으로 병원 꾸준히 다니고 있어
아직 좀 불안정하긴 하지만 쉬는동안 어느정도 멘탈 회복 돼서 재취업을 했어
잘 지내야지, 열심히 해야지 하는 각오로 입사했고
초반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듯 했어
그런데 입사한지 한달도 채 안됐을때 일이 생긴거야
다른 사람이 진행하던 업무를 내가 이어받아서 진행하게 됐는데(이게 입사하고 한 첫 업무)
그 사람이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내가 다 덮어썼거든
상사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마무리할때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내 탓이라더라고
거기까지는 나도 어느정도 인정은 했는데 문제는... 그 후에 업무를 다 뺐겼어
하지 말라더라고.. 거기서부터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했는데
하지 말라던 업무를 다른 사람들한테 다 분배해주고는
그 직원들이 바빠지면 다시 나한테 하나둘씩 주는거야
다 비슷비슷하게 입사한 직원들인데 나만 한참을 뒤에서 걸어가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 후부터는 상사가 나에 대한 신뢰가 없는지 정말 사소한 오타만 발견돼도 엄청 혼냈어
다른 회사 다녀봤다면서 일을 왜 이렇게 못하냐, 성격이 꼼꼼하다더니 왜 그렇지 못하냐 등등
아무리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해봤다지만 이 회사는 처음이잖아.. 심지어 처음해보는 업무였거든
그걸 입사할때부터 다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걸로 혼내더라고
한번 혼날때마다 적어도 10분 이상씩 혼났었어... 난 내내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그렇다보니 실수하는걸 무서워하는게 아니라 혼날걸 무서워하게 되더라고
누가봐도 작은 실수지만 실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아..또 혼나겠구나 하고 자포자기 하게되고
그렇다보니 난 뭘해도 안되나보다 자책감까지 들고..
입사한지 이제 갓 3개월이 넘었는데 혼난 횟수는 정말 셀수가 없어
이젠 무슨 일을 하던지 지레 겁먹고 또 실수하겠지.. 하면서 미리 걱정하게 되더라고
오죽했으면 그만두고 싶다고 얘길 했었는데 그때는 또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넌 왜 실수 조금 했다고 그렇게 위축돼있냐고 하는거야
그 위축된게 실수때문이 아니라 혼내는거 때문이거든..ㅠㅠ
실수하고나서 상사가 계속 한숨쉬고 짜증내고 불러다 혼내는데ㅠㅠ
어떻게 위축되지 않을수가 있어...
그만두지 말라며 한참을 설득하길래 나도모르게 알겠다, 더 해보겠다 했어..
(부모님은 취업난이 심하니까 더 다니라고 해)
근데 상사가 갈구는거, 별거 아닌일로 혼내는거 전혀 달라진게 없어..
내 실수로 혼내는걸 넘어서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것도 내가 확인하지 않아서 그렇다면서 내 탓을 해
(업무가 어느정도 연계는 되어있지만 문서 만든 사람, 검토하는 사람 다 따로 있음..)
오죽하면 나 이번주 내내 내 잘못이 아닌걸로 계속 혼났어ㅋㅋㅋ...
그래서 너무 숨이 막힌다..
곧있으면 멘탈이 가루가 되겠어...
출근하면 퇴근할때까지 웃을 일이 없어ㅠㅠ
약은 계속 늘리고 있고.. 부모님은 그만두지 말라고 하고
너무 힘들다... 하루하루 버티는것만으로도 힘들어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