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욕나올 만큼 말 못되게 하는 의사들도 만나봤지만 그런 사람들은 기억 할 것도 못되고
나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의사쌤이 두 분 계서서 월루할 겸 글써봄
1. 동네 의사쌤
동네 병원이라 나 초딩때부터 보던 분이었어
우리 가족들 다 이 병원다녔어서 의사쌤이 가족들도 다 알고
항상 진료받으러 가면 어디가 아파서 왔냐고 되게 차분하고 다정한 말투로 말해주시던 분이었음
매년 감기 걸릴때마다 꼬박꼬박 갔으니 나 크는거 다 보신 분임ㅋㅋㅋ
다커서 성인됐는데도 초딩한테 안부묻던 말투 그대로 어디가 아파서 왔어~해주셨었음ㅋㅋㅋ
근데 이 병원은 점 빼는 시술도 했는데
내가 얼굴이 진짜 점이 엄청 많았어. 친구들이 멍하니 내 얼굴 보고있으면 그건 내 얼굴의 점 갯수 세는 중임
큰점+중간크기 점만 해도 스무개가 족히 넘음
아빠가 나보고 가끔 점순이라고 불렀음
난 크게 신경쓰진 않았지만 스무살돼서 화장도 해보는데 화장실력 부족+점이 워낙 많아서 화장해도 점이 안가려짐
나 스무살즈음에 그 의사쌤이 혹시 점 뺄 생각은 없냐고 물어보는거야
하지만 당시 우리집 사정은 딱히 좋지 않았음. 당장 먹고살 생활비도 없어서 시골 할머니댁에서 김치,쌀 얻어다가 밥먹었거든
그러니 점 뺄때 많이 아픈지 보다 얼마나 비싼지가 더 걱정이었어
그래서 의사쌤의 점 뺄 생각 있냐는 물음에, 혹시 얼마정도 해요..?하고 가격부터 묻던 스무살이었음
우리집 사정 다 아는 분이어서 웃으시며 싸게 해줄테니 걱정말고 하고싶을때 언제들 얘기하라고 하셨음
그 후로 2년정도 지나고 내가 첫취업해서 돈을 벌게 되었음
그래봐야 100만원 받는 계약직이었는데 내가 돈을 벌어서 부모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린다는게 좋았음
버스비도, 핸드폰 요금도 내가 다 낼 수 있게 돼니 이제 얼굴의 점이 신경쓰이기 시작함
마침 병원 간김에 점 빼고 싶다하니 의사쌤이 얼굴에 있는 진짜 작은 잡티까지 전부 다 레이저로 지져주심
싸게 해주신다고는 했었지만 정확한 가격도 모른채 누워서 돈걱정하며 시술을 받았음
그렇게 시술이 끝나고 계산하는데 통상 받는 값의 절반값만 받으셨음. 얼굴 전체 점 다 빼고 작은 잡티까지 다 제거해주셨는데 10만원도 안냈음
돈때문만이 아니라 항상 인자하게 웃고계셨고 진짜 친절하고 좋으셨던 분이라 병원 다른분한테 넘기실때 너무 아쉬웠음
병원 넘기고 의사 안하신다고 들었던거같은데 건강히 잘 지내셨음 좋겠음
그리고 다행이 바뀐 의사쌤도 좋은 분이셔서 우리 가족들 다 그 병원 계속 다니고 있음
2. 정형외과 의사쌤
내가 손목이 너무 아파서 자다가도 통증때문에 깨던 때가 있었음
원래 다녔던 정형외과 가서 주사, 충격파치료, 물리치료 몇달간 꾸준히 받아봤는데도 소용이 없음
회사는 계속 다녀야하는데 손목은 너무 아프고.. 오죽하면 오른손잡이인데도 마우스를 왼손으로 썼음
한의원도 가보고 손목을 덜써야한대서 보호대도 차고다니고 별걸 다해봐도 낫질 않음
그래서 한 정형외과를 갔고 여태 어떤 치료들 했는지 다 말씀드렸음
그랬더니 한가지 방법이 있긴한데 손목에 직접 큰 주사기로 주사를 놓는거라고 했음
근데 이게 주사바늘을 넣은채로 손목 안을 휘저으면서 놔야하는거라 엄청 아프다고 했는데
난 당장의 통증이 너무 심하니 나을수만 있으면 주사맞을때 아픈건 참을 수 있다고 그냥 해달라고 했어
그런데 주사 놓기 전에 의사쌤이 초음파로 손목을 보는데, 슬쩍 말해주시더라고.
내가 보고싶어서 하는거라 이건 돈 안받을게요 하셨음
사실 돈달라고 청구했어도 난 잘 모르니 그냥 초음파도 봐야하나보다 하고 돈 다 냈을거임
그렇게 한달동안 총 세번의 주사를 손목에 맞았고 거짓말같이 통증이 사라졌음
이제 안아프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을때 의사쌤이 웃으면서 다 나아줘서 내가 더 고맙다고 하셨던 말이 기억에 남음
계속 존댓말로 친절하게 말씀해주셨고 설명도 내가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셨음
주사도 너무 잘놔주셔서 몇달을 달고 살던 통증과 이별하게 해준 너무 감사한 분이었음
진짜 너무 아파서 병원을 한두군데 가본게 아닌데 낫게해주셨으니 진짜 너무너무너무 감사했음
그 후에 다른데 좀 아파서 그 정형외과 또 가봤는데 손목 치료해준 의사쌤은 다른데로 가셨는지 아예 이름이 없었고
진짜 진료 성의없이 보고 반말하는 개싸가지 의사가 와있어서 그 뒤로는 안갔음ㅜ
아직 손목이 가끔 아프긴하지만 잠깐 쉬어주거나 찜질하면 일상생활에 문제는 없어서 덕분에 잘 지내고 있음
위에 적은 두 의사쌤한테는 진짜 따로 인사라도 하고 싶은 정도임
첫번째 의사쌤은 내가 초딩때부터 봤던 분이라 안부가 궁금하기도 함.. 잘 계시는지ㅠ
두번째 의사쌤은 정형외과 갈 일 있을때 꼭 다시 찾아뵙고 싶었는데 어디로 가셨는지 모름ㅠ
그냥 나한텐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나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