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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남편한테 너무 정털리는데 내가 호르몬때문에 예민한건가 싶은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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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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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빈둥거리고 미루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야

성장과정에서 그것때문에 후회한적도 많고 해서 게으른 주제에 게으름을 진짜 예민하게 곤두세우고 경계하는 사람이기도 해

우린 결혼 4년차인데 나 얼마전에 드디어 오래 기다리던 임신을 해서 이제 12주차임!!

타이밍이란게 어쩜 그런지, 노산이라 임신준비한다고 일년정도 쉴때는 죽어라고 안되더니, 맘 내려놓구 육체노동 강도가 아주 약간 있는 옛날직장에서 잠시 계약직근무 하기로 하자마자 임신된걸 알았지모양…그래 할수있을때 한푼이라도 벌어놓자는 마음으로 일단은 계약기간만이라도 티안내고 열심히 일하는중이야. 남편은 프리랜서고 고정수입은 없어서 시댁지원을 간간히 받는것같음(이 부분은 본인몫만 하면 일부러 캐묻지않고 덮어두고있어)

원래 쉬는동안 집안일은 거의 내가 전담했었던거같아. 요리, 설거지, 청소. 남편은 예전부터 빨래를 맡아서 해왔구

내가 다시 근무를 시작하고 + 임신하고 나서는 집안일 비중이 아무래도 바뀔수밖에 없었던게 남편은 말이 프리랜서지 근 2년간 일이 거의 없었어…그런데 프리랜서라는 핑계로 생활패턴이 완전히 엉망이야

늦게 두세시? 이때쯤 자서 정말 일어나고싶을때 열두시 이렇게 일어나서 땡기는대로 배달시켜먹거나 내가 챙겨주면 먹고 그다음엔 말은 뭐 일감 찾아본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빈둥거리는것같아. 폰이나 하고 티비나 보고. 

그전에는 열심히 일했었고 덕분에 자산도 우리 열심히 꽤 모아놨는데 마흔다돼서 저러고 있는 꼴이 너무 인간적으로 꼴보기싫어서 싸우기도 더럽게 많이 싸웠어. 이제는 내가 조심스럽게 게으름의 게 자만 꺼내도 발작버튼 눌리는것같아서 약간 포기한 상태였다가…좀 좋아졌다가…여차저차 긴 이야기 끝에 지금은 남편이 집안일을 거의 전담하는중!!

음식은 거의 배달이고 집안꼴은 개판이긴한데;;


하여간 우리동네는 시차덕에 지금이 크리스마스날이란말야

6시엔 가족파티가기로 했고 낮엔 딱히 뭐 하기로 한건 없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하면 설레기도 하고 보통 맛있는거 같이 해먹고 영화보거나 하면서 보냈거든

열시에 속이 울렁거려서 내가 먼저 일어났구

알람도 맞춰놨는데 끄고 계속 자더라 남편이

그러더니 오후 세시 다돼서 꾸역꾸역 일어났어

진짜 꼴도보기싫고 살도 뒤룩뒤룩쪄서 얼굴에 침자국 묻은게 진짜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에 나오는 돼지새끼같아서 아는척도 안함

마침가야하는게 시댁모임이라 난 입덧이 심해서 못가겠는데 누군가는 얼굴비춰야하니까 혼자라고 갔다오라고 보내버렸어

11시 다돼서 방금 눈치보면서 기어들어옴 계속 크리스마스 분위기 망친것같아서 미안하다고는 하는데 그냥 알겠다고 했어.

이런게 한두번도 아니고 별로 대단한 일 하는것도 아닌 사람이 밤늦게 게임하고 웹소보는거 컨트롤못해서 주말만 그러는것도 아니고 매일같이 실컷 질릴때까지 퍼자고 오후에 일어나서 저러는거, 그러면서 꼴에 또 뭐라고 하면 방어기제 발동해서 그냥 이게 새로운 나의 스타일이다, 일이 들어오면 밤낮없이 열심히 하지않느냐 등등 프리랜서는 어쩔수없다 하고 발작하는게 정말…그냥 감정소모하고싶지가 않아서. 일주일에 한번 날 정해놓는것도 아니고 나랑 정해진 스케줄이 있는게 아니면(보통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그냥 지 내킬때까지 쳐자고 그냥 드러누워서 인생낭비하는게 일상이야.

뭐 딱히 화가 나고 이런건 아니고 이제 그냥 질려…예전엔 남편이 나의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고 인생의 파트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냥 법적인 남편, 내 아이의 아빠…여기서 정도가 끝일것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이게 내가 임신초기의 호르몬 작용때문에 너무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있는 걸까? 뭐 그깟 늦잠 쉬는날 좀 잘수도 있지 정도로 생각하고 넘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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