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되는 외동아들 키우는데, 그 동안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다가 이제 제대로 정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거든 얘가 한번도 혼자 하루 종일 있어본적이 없는데 겁도많고 외로우면 어떡하지 걱정이었어 근데 얘가 어릴때부터 고양이를 좋아해서 키우자고 졸랐던 터라, 그래 동생삼아 데려오자 결심하고 가족들 다 알레르기 검사까지 하고 검색하기 시작했음 애가 꼭 길고양이로 데려오자고 했는데, 공원 산책갈때마다 혹시 기적처럼 날 따라오는 고양이 없나했지만 당연히 없고 그럼 길고양이를 어디서 데려오는지 모르겠는거야. 네이버 카페 큰 곳은 가입도 까다롭고, 입양절차도 서약서에 가정방문에 부담스럽기도 하고..친구가 다묘집사인데 그 집이 렉돌이랑 브숏키우는데 렉돌이 너무너무 얌전하고 순딩이라 오래전부터 내 로망이기도 했거든 막연하게 펫샵은 나도 안된다고 생각했었어서 그럼 캐터리 뭐 이런덴 괜찮나하고 아들한테 꼭 길고양이어야해? 하고 물어봤음 그랬더니 얘가
"엄마, 그런 애들은 우리 아니어도 데려갈 사람 많잖아 근데 길고양이는 우리가 데려오면 고양이도 좋고 우리도 좋으니까. 그리고 우리 고양이 되면 다 이뻐"
와..늘 애기라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 생각이 깊을 수도 있구나 감탄함 그래서 카페가입하고 인스타 가입하고 여기저기 문의해서 결국 묘연만났다 수컷 고등어인데, 애기인데도 우리집 온 첫날부터 우리랑 같이자고, 한번도 상처날만큼 사람 깨물거나 할퀸적도 없고, 밤에 사람 깨우지도 않고 혼자 우다다하며 놀고 먹고 자고 싸고 다시 들어와서 머리맡에서 자고 화장실 잘가리고 건강하고 밥도 잘먹고 소파나 벽지나 가구 한 번 안 긁고 하악질 한번도 안 하는 천사가 왔어 덕분에 요즘 참 행복하다
요즘 둘이 꽁냥꽁냥 장난 아님 학교갔다오면 냥냥 거리면서 꼬리 세우고 쪼르르 달려가고 그럼 얘는 가방 집어던지고 주저앉아서 쓰다듬고 고양이는 헤드번팅하고 뽀뽀 뽀뽀 이러면서 둘이 뽀뽀 쪽쪽하고 ㅎㅎ 어제는 내가 유튜브동영상으로 리트리버가 애기한테 덤비는 고양이 짖어서 쫓아내는거보면서, 야 역시 강아지 충성심 최고야하고 혼잣말하니까 벌떡 일어나서 잘 자고 있는 고양이한테 가서 쓰다듬으면서 꿀바른 목소리로 **야 엄마말 듣지마 우리 고양이가 최고야 착해 굿캣 굿캣 이래서 한참 웃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