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중산층이고, 엄마가 돈관리를 하셔.
엄마는 예전부터, 우리가 빚이 있어서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도 아닌데, 아빠 월급여액을 나 본가갈때마다 터무니 없이 줄여 말하면서
내게 항상 돈없다 힘들다 얘길 해서 한 이삼년전까지만 해도 우리집이 진짜 어렵고 돈이 별로 없는 줄 알았어.
내가 우연히 아빠 3개월치 월급, 연봉 명세서를 보고 엄마, 아빠 그 급여 아니던데?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아빠 월급 얼마 받는다 이 얘기 안하시더라고
사실 우리집 생활수준 보면 전혀 그정도가 아닌데 엄마가 너무 완강하게 그러시니까 설마.. 하면서도 믿었던거 같아
이제는 대충 알아. 자세히 열거하긴 그런데 엄마가 쿨타임 차면 노후 얘기하고 머리가 아프고 암담하고 이럴 정도는 아니야. 돈걱정이야 이건희도 하는거라지만.. 뭐 그래
그정도눈 아닌거 같은데.. 맨날 아빠 퇴직하면 뭐먹고 살아야되냐고 나중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만 해
나도 이해는 해.. 어쨌든 벌었을 때보단 수입이 적어지고 병 걸릴 수도 있고 다른 걱정들도 있으니 아득해하시는 거 같아.
열심히 일하셔서 꽤나 탄탄하게 노후준비 하셨지만 어쨌든 현재 생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커버가능한 정도는 아니거든. 그래서 어둡게 느껴질수는 있어
그치만 숨긴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었지... 부동산 외에는 정확히 알고 있는게 없어. 아빠 연봉도 내가 우연히 못봤다면 계속 저렇게 알고 살았을거야.
몇달 전쯤 본가 내려가서 쉬고 있는데 엄마가 은행 가서 돈 좀 뽑아오래서 심부름을 갔거든.
엄마가 관리하는 아빠 명의의 입출금 카드였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큰돈이 들어있는거야.
차라리 예금으로 돈이 들어있던거면 착실하게 모은 돈이구나 할텐데, 우리집에 이런 돈이 입출금통장에 꽂혀있을리는 없는데? 싶은 액수가.
뭘까 생각하다가 그전에 작은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이 있어서 대출 받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거든.
나는 그돈인가보다 했어. 우리집돈이 아니라 대출금인가보다 싶어서.. 그래서 그땐 그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어.
그리고...
지난 주에 본가 갔는데, 늘 그랬던것처럼 엄마가 돈이 없다, 아빠 정년 얼마 안남았다, 큰일 났다, 돈이 없다 이런 소리를 또 엄청하시는거야. 하루도 안빼먹고;;;
나 공항 데려다주러 가는길에도 엄마가 그얘길 하는데 나는 좀 그걸 듣고 싶지가 않았던 차에, 저 일이 문득 생각이 나서
전에 엄마가 나한테 은행 심부름 시켰던 거 기억 나냐고, XX은행 통장에 n원 들어있던데 그건 뭐냐고 물었어
엄마가 아닌데 그런 돈 없는데? 하더라
대출금 받은거 넣어둔거 아니냐, 나는 그때 그거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아직 대출신청 하지도 않았대.
? 그럼 내가 본 그돈은 뭐냐고 했더니, 엄마 왈 우리집에 그런 현금이 있었던 적이 없다면서 절대 아니라고 하는거야. 니가 잘못 본거래.
나는 그거 보고 놀라서 명세서도 안버리고 내 지갑에 보관하고 있었거든. 다시 확인해도 내가 본 그 액수가 맞아.
엄마는 나한테 은행 심부름 시킨것조차 기억이 안난대 그런 돈 없대.
더 따지자니 내가 부모 돈 탐내는 자식처럼 보여서 그만뒀는데.....
평소에 엄마가 내게 하는 얘기들을 봐도 그렇고, 이번에도 나한테 숨기시는 거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어....
참고로 아빠랑은 돈 얘기 하지 않아.. 필요할 때 묵묵히 서포트만 해주는 분이셔
나야 엄빠가 돈있으면 좋지. 어쨌든 엄빠의 노후가 조금이라도 풍요로워진다면
그치만;; 뭐 수십억 현금을 숨기고 그럼 또 말을 안해.. 그것도 아니거든;; 얼마가 있든 내가 뭐 돈 욕심 부릴 것도 아니고,
왜 저렇게 없다고 굳이 자꾸 거짓으로 말하시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말을 안하면 되는건데
혹시 우리집 같이 부모님이 재산 같은거 거짓으로 말하는 케이스도 있니?
있다면 왜 그런걸까... 그정도로 자식을 못믿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