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시더니 너무 화가난다며 잠 못 들고 밤을 새우는 아빠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어
아빠는 정치에 관심이 없으셨는데 이상하게 투표에만 진심이셔서 가족 중 선거권을 가지게 되면 투표하러 가야한다고 재촉하시고 고작 5분 거리 투표소에 항상 차로 태워다 주셨어
일정이 없으면 모두 함께 한차로 투표장에 가야해서 아침 일찍 모두 같이 움직였고
투표날에도 일하는 직업을 가지신지라 일이 생기면 6시에 투표소 문 열자마자 투표하고 일하러가시고 하루 종일 가족들 투표했는지 전화로 체크하셨음
투표권이 생기고 처음 투표야 즐거운 마음으로 설렘 가득하게 투표하긴 했지만 여러번 하다보니 그냥 쉬는 날 귀찮게 나갔다 와야한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아빠는 절대 안된다 투표 안한자는 그날 밥도 먹지 말라면서 독려(?)하셨음
그렇게 그냥 투표하는데 진심이신 분이셨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아빠는 광주 5·18민주화운동때 광주에 운송하러가셨다가 아빠가 거의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나올수있었고 아빠 다음 차량부터는 통제되어서 광주에서 빠져나올수 없었다는걸 나중에 알게되었다고 하셨었어
계엄령이라는게 나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이지만 아빠에게는 실제적 상황이 재발되는거라 서로에게 다가오는 의미 자체가 달랐던거 같아
직접 고초를 겪진 않았지만 옆지역에서 일어난일에 정보를 알 수 없고 도움을 줄 수 없었다는 무력감이 아빠에게 투표는 빠지지 않고 하겠다는 결의로 나타난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아빠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40년 넘게 신념을 지키신거같아
투표라는게 당연히 모두가 행사해야할 권리지만 지키지 못할때도 있잖아
나는 아빠덕에 빠짐없이 내 권리를 지켰고 앞으로도 꼭 지켜 나가야겠다 생각했어
또 이런일을 겪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