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1살 매우 건강한 강아지여서 오버해서 스무살까지는 살 줄 알았어
(시골떠돌이개였어서 정확한 생일은 모름)
발쪽에서 시작한 종양으로 앞다리 하나를 먼저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냈고 종양은 폐랑 간까지 전이된 상태라 시한부인 상태야
암이라고 듣고 다리까지 절단해야된다고 들었는데 너무너무 막막한거야 다리절단은 티비로만 봤지 인터넷에서도 못 봤었거든
너네 다리 세개인 강아지 본 적 있어? 우리동네 멍뭉이 많지만 한번도 본 적도 없고 다른 세상 이야기 같고 그랬는데 그게 우리 강아지라니
잘 걸을까 엄청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잘 걷더라 환상통이 있을 수도 있다그랬는데 너무 고맙게도 그런거 없이 잘 회복도 했어
지금은 뭐.. 너무 잘 걷고 잘 뛰고 그럼ㅋㅋ 발차기도 하고 몸털기도 다 할 수 있어 근데 가끔 삐끗해서 미끄러질때도 있는데 그러면 맴찢..ㅠ
산책 나가면 젊은이들은 쓰윽 보고 지나가는데 이제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아이구 다리가 없네 아픈가봐 사고났나봐요 하구 물으시면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는데 딱히 슬프거나 하지는 않아 그냥 웃으면서 대답할 수 있어
내가 넘 감정이 메말랐나 이러다 무지개다리 건너도 별로 안슬픈거 아닌가 했었거든
항상 다니는 길에 나무가 많은데 계절 바뀔때마다 넘 예쁘거든 그날도 풍경이 넘 예쁘다 생각했는데 멍뭉이와 보내는 마지막 가을이구나 싶으니까 넘 슬픈거야 내년 가을에는 없겠구나 싶어서 넘 슬프더라
저번에는 작은 시츄를 만났는데 눈 한쪽이 없었어 시츄가 우리 멍뭉이를 물끄러미 한참 보더라 근데 또 그게 넘 슬퍼서 울면서 산책하고ㅋㅋㅋ
멍뭉이가 다리없는거 빼면 전과 다를게 없어서 시한부라는게 믿기지가 않아 어깨쪽에 종양이 또 커지고 있는데 아파하는 것도 없고 밥도 잘 먹어서 그런가봐 믿고 싶지않은것도 있고
장례식장은 알아봤구 안주던 음식도 줘보구 있구 그러면사 지내고 있어
글쓰니까 눈물난다ㅋㅋ
털뭉치들이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