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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정신질환이 있는 게 확실한데(피해망상, 과대망상, 의처증) 본인은 건강하다고 생각하실 뿐더러 노인치고는 체격도 크신 편이고 몸도 엄청 정정하셔서 병원에는 절대 못 모시는 상태야... 찾아보니까 강제입원도 한계가 있는 것 같더라고
암튼 요즘 수많은 문제 중 하나가 피해망상에서 온 돈 집착이 엄청 심한데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마트(할머니가 이 마트 사장이랑 바람 피운다고 주장함)랑 우리 집에 숨겨놓은 자기 돈이 있다고 생각하셔
한 달 전쯤에는 우리 집에 아무도 없다 생각하고 몰래 들어와서 집 뒤져보려고(돈 찾아가려고) 비번 막 눌러보고 문 계속 잡아당기고 그러다가 안되니까 무슨 흉기? 도구?로 억지로 문 따려고 했었어 엄청 단단한 문인데 할아버지 가고 나니까 파인 자국도 생기고 기스도 났더라고... 나 대딩이고 학교도 퐁당퐁당 가서 그때 집에서 혼자 쥐죽은듯이 있었는데 너무 무서웠어 근데 아무튼 그 사건은 아빠가 CCTV로 문 저렇게 만든 사람 장인어른인 거 확인했다는 말 하면서 겁을 좀 주니까 나중에 할아버지가 미안하다고 하고 끝나긴 했어(할머니, 엄마한테는 엄청 적대적이고 나랑 아빠한테는 그나마 비교적 순응적인 편임)
근데 이제 문제가 그 이후로도 절대 끝나지 않는 거고... 방금은 아예 나한테 대놓고 통보 전화를 하고 집에 찾아온다 그랬어 나 혼자 있는 거 알고... 할아버지가 너를 절대 해치거나 그러진 않는다면서 그냥 돈만 딱 10분만 찾아보고 나오겠대
근데 뒤져보더라도 다 같이 있을 때 뒤져봐야지 나 혼자 있을 때 쳐들어오는 거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무서워서 바로 아빠한테 전화했어
아빠가 바로 또 할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나 며칠 뒤에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불안해서 공부를 못하고 있으니까 오실 거면 이따 저녁에 다 있을 때 오시라고 말해줬대
할아버지가 알겠다 하고 끊긴 했다는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ㅠㅠ 오늘 말고도 언젠가 또 눈 돌아가서 찾아올 수도 있는데 그때는 그냥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나을까?... 근데 신고했다가 나한테도 적대적으로 변할까봐 무섭고...
무서운데 가정사라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여기에 털어놔봐 위에 문제는 수많은 문제 중 하나일 뿐이라 요즘 온가족이 힘들어하고 있어 같이 사는 할머니도 걱정되고... 혹시 우리 같은 집 있으면 어떻게 했는지 늦게라도 조언 주면 고마울 거 같아 들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