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까지 엄청 친했다가
친구가 다른 지역의 대학가면서
방학때만 봤어
친구가 방학때 올라오면
친구 집으로 출퇴근 하다시피 하면서
친구랑 같이 매일 내 돈으로 뭐 시켜먹고
내 돈으로 어디 놀러가면서 지냈어
내 가정사로 내 집 보다
친구집에 있는게 더 맘 편했고
친구한테 돈 쓰는거 1도 안 아까웠어
그냥 그냥 다 좋았어
친구랑 맛있는거 먹는거
어디 놀러가서 재밌게 노는거 전부 다....
친구 부모님도 그거 아시고
가끔 나 맛있는거 사주라고 친구한테 돈 주고 가셨어
뭐 그렇게 대학까지 졸업하고
친구는 대학 다닌 지역에 정착해서 취업했고
난 여기서 취업해서
서로 1년에 얼굴 보는게 손에 꼽혔어
근데 워낙 오래된 친구라
자주 못 만나도 안 서운했고
그냥 그렇게 지냈어
원래 서로 연락을 자주하는 스타일도 아니라
연락조차 손에 꼽힐만큼 1년에 거의 안해
늘 내가 돈 내다가 언제부턴가
그 친구도 나 많이 사주기 시작했어
근데 나는 항상 받을때마다 고맙다하는데
그 친구는 나한테 단 한 번도 고맙다 한 적이 없었어
아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이걸 인지한건 몇 년 전이었고......
그러다 며칠 전 내 생일이었는데
잊었는지 연락이 없더라고
뭐... 생일날 연락없던게 몇 번 있던일이고
그땐 서운하지 않게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왜 서운할까?
그냥 내가 손 놓으면 놓아질 관계인거 같고
그냥... 나는 이 친구가 내 인생에
가장 오래된 사람이라는 상징성으로
이 손을 잡고 있나 생각이 들어
이 친구한테 예전처럼 기대거나 위로받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생각나면 안부 연락하고
가끔 지역 내려가면 얼굴보고 밥먹고 끝
시절 인연을 내가 너무 오래 붙들고 있나
생각이 들더라
예전엔 그 친구가 정착한 지역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질투하기도 했는데
그것도 어릴때 얘기고...
지금은 그 친구가 안 궁금해
당장 두달 뒤가 친구 생일인데
연락하기 싫고 선물주기 싫은데
그러면 내 생일에 안 해줬다고
나도 안 해주나? 생각하지 않을까 싶고
이 관계를 끊어도 상관없는데
진짜 끊으면 뭔가 두렵고 갈팡질팡해
이 관계 끊어도 안 찝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