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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아내 생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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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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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J가 나온적이 한 번도 없다는 그런 이야기를 남겨보며

많이 응원해줘서 힘 얻고 더 준비했던 것 같아. 준비하는 과정은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

 

1. 전 날 한 일

(1)아침 준비

1)미역국

-미역국은 전 날 끓인 게 맛있기 때문

그래서 잘 숨겨놓질 못해서 아내가 발견한 게 약간의 미스

어쩔 수 없지

2)제육볶음

-왠지 다음 날 아침에 하기에는 재료 손질하고

이런 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3)연어 마리네이드

-최소 1시간은 마리네이드 해놔야한다고 해서

나는 12시간 정도 마리네이드 해놨어

4)밥

-갓지은 밥이 좋긴 한데 혹시라도 다음날

밥 짓는 걸 깜빡하면 어쩌지? 하고 미리 해놨어

실수하면 또 만들 수도 있고

5)무생채

-이건 계획에 없던 일인데 사실 아내 최애 반찬이

무생채라서 이것도 급하게 무 사서 만들어놨어

 

(2)케이크

1)딸기 케이크 픽업

-이건 들키지 않게 차에 몰래 넣어놓았어

2)커피

-같이 케이크랑 마실 커피 필요하니까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준비

 

(3)꽃

-아내가 좋아하는 색 들어가는 꽃다발로

예약한 거 픽업해서 이것도 차에 몰래 넣어놓았어

 

(4)책

-한 해동안 썼던 편지, 아내를 대상으로 그렸던 그림,

아내를 대상으로 찍었던 사진을 제본해서 책 몰래 숨겨놓고

 

(5)다시 한 번 다음 날 계획 뭐할지 점검

 

2. 생일 날 한 일

 

(1)아침 준비

1)아내가 잠에서 깨기 대략 2시간 전쯤 차에서 꽃, 케이크 꺼내서 집에 잘 숨겨놓고

2)살치살웜샐러드 준비

3)마리네이드된 연어 굽기

4)미리 만들어놨던 제육볶음, 미역국 데우기

5)다 준비해서 아내랑 함께 식사했어.

다행히 아내가 맛있게 먹어줘서 감사했어

 

(2)케이크 및 꽃 증정

1)몰래 숨겨놨던 케이크와 꽃 증정했는데

-아내가 꽃 보자마자 너무 예쁘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바로 꽃병행

2)아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예약만 받는 홀케이크에 초 불고 

3)준비한 커피 만들어 마시면서 케이크 먹었어

-케이크도 맛있게 잘먹고 남은 건 다른 친구들이랑 나눠먹기로 했어.

 

(3)우리 둘 모두 좋아하는 카페에 갔어

-추억이 새록새록 나서 묘한 기분이 드는 곳이었어.

꽤 오랜만에 갔거든.

 

(4)한강

-아내는 거대한 물이나 푸릇한 자연을 보면 마음이 평안하고 충만해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해

한강에서 한강 라면을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내가 좋아하는 김밥집이 카페 근처에 있어서

테이크아웃해서 한강에 가서 걷다가 사진도 좀 찍고 김밥이랑 라면도 먹었어

카메라 세팅하다가 라면이 거의 다불었는데 이상하게 한강 바람에 불은 그 라면이 맛이 괜찮더라고

 

(5)아내가 좋아하는 동네

-한강에서 아내가 좋아하는 동네로 갔어

아내가 그 동네의 정서가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

계속 조금씩 걷다가 아내가 마음에 든 옷가게가 있어서

아내가 양말도 두켤레 사서 나눠신자고 해서 좋다고 했어

그러다가 사진도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포토이즘에서 사진도 찍었네

 

(6)아내가 가고 싶어하던 브랜드 오프라인 샵

-아내가 좋다고 계속 말하던 브랜드 오프라인 샵이

아내가 좋아하는 동네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이끌면서 갔어. 그 오프라인 샵에 머문 시간은 짧은 시간이었는데

항상 가고 싶었는데 못갔어서 아쉬웠다고 좋다고 하더라고

특별히 마음에 드는 건 없어서 아무 것도 사진 못했지만.

 

(7)저녁식사

1)아내가 좋아하는 동네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레스토랑에서 디너 예약해서 먹었어

2)전반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서 코스로 먹기에 부담감 없고 좋았어

3)꽤 맛있었고 공간에 대한 것들도 좋았어.

4)코스마다 커트러리를 계속해서 갈아주니까 

-속으로 설거지옥이 연상되고 그렇더라고

5)생일이라고 메세지도 추가해달라고 미리 이야기드렸는데 센스있게 해주셔서 좋은 시간이었다.

 

(8)카페

-식당 바로 옆편에 괜찮은 카페가 있어서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면서 시간 보냈어 

차분하고 온화한 시간이었어.

 

(9)집

-집에 돌아와서 숨겨놓았던 책을 거실 책들 사이에 넣었어

그리고 아내한테 다가가니 포옹 해줄줄 알았는데 안해준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포옹하면서 자연스럽게 거실 책들을 볼 수 있게 했는데

보려나 못보려나 했는데 다행히 보더라고

그래서 같이 잠옷입고 한페이지 한페이지 보면서 시간 보내고 

나는 기진 맥진해서 거의 후라락 잠에 들었어.

 

 

 

아내는 너무 행복한데 리액션이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안나와서 미안하다고 

실제 마음은 훨씬 크다고 계속 얘기했지만

생각해보면 어쩌면 아내보다 준비했던 내가 더 행복한 생일이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면서 뿌듯함과 행복감이 공존하는 생일이었어

 

정리해보니 너무 끔찍하게 긴 글이기도 한데 읽어준 덬들 모두 고마워

좋은 이야기들도 너무 감사하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고 행복하게

저마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자신의 삶을 채우고 있을텐데 

그 삶을 살아가는 여정 속에서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이 감사하네

 

모두 모두 좋은 하루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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