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남편은 그 악명높은 췌장암 4기야
작년1월부터 씩씩하게 항암도 잘 받고
워낙 등치가 컸던탓에 살이 쭉쭉 빠져도 그냥 남들 보통체형정도였어서
여러 항암 부작용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픈남편이라고 생각 안하고 힘들어도 그럭저럭 서로 잘 지탱하면서 살아온거같아.
근데 항암, 방사선도 효과가 없고..
올 여름엔 전이소식까지 듣게됐어.
그 뒤 남편은 복수가 급격하게 차기 시작했고
복수때문에 소화가 힘들어 먹는 양도 훅 줄고
이제 진짜 갈비뼈가 들어갈정도로 말랐고 복수땜에 배는 빵빵하고 머리는 다 빠지고
얼마전부터는 사람이 생기가 없어... 목소리도 눈빛도 정말 생기가 하나도 없어..
그런 생각 든적없는데 어제는 문득 우리남편 나와 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거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마음이 아프고 정말 무서워죽겠어
정신과도 다니고 약도 먹는데
기본적으로 아침,저녁 먹는 약이 있는데 기분이 많이 우울할때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기분을 조절해주는 약을 추가해서 처방해주거든?
문제는 내가 그런 약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여러차례 약한 약부터 바꿔 처방함에도 약기운에 내 몸이 못버틸정도로 너무 힘들어서 아직 맞는약을 찾질못했어..
시댁에선 내가 좀만 아파도 매일 전화해서 오늘은 다 나았냐 확인하시고 남편 더 신경써달라는 말만 하시니까
내가 어디 아프다, 힘들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겠고
친정은 기댈사람은 엄마나 언니밖에 없긴한데 일단 물리적으로 거리가 너무 멀고
남편 아픈 뒤로 나도 진짜 안아픈데가 없어서 맨날 나나 남편 아픈얘기만 하게되니까 미안하고..
그리고 성격상 진짜 마음 깊숙한 얘기는 못꺼내겠어.. 나도 살가운 딸, 동생이 아니라서..
친구들도 처음 남편 암걸렸다고 얘기했을땐 위로해주고 했었는데
나중에 전이됐다고 얘기하고선 반응이 그냥 ㅠㅠㅠ 아님 건강관리 더 신경쓰셔야겠다... 이래서
내 마음이 안좋아서 그런지 그런 말도 암이 그냥 감기처럼 건강관리 더 신경쓰면 낫나? 그럼 지금까지 관리안해서 전이됐다는 소린가? 이런식으로 받아들이게 되더라고
내가 힘들어하는데도 그 뒤로도 남편이나 내 안부를 묻는 말도 1도 없어서 그게 나는 또 서운하게 느껴져서 친구들한테도 속얘기를 못하겠어
지금 나랑 남편이 사는 지역도 연고도 없는 곳이라 지역친구고 머고 아무도 없고
친구들도 다들 결혼하고 다 다른지역에 살면서 아이도 키우고 각 가정이 있으니까 연락하기도 그렇고
그냥 매번 혼자 화장실이든 차안이든 엉엉 울고 마음 추스리고 있어.
정말 인생이 즐거움이 1도없고 희망도 없고, 현실적으로 돈도 없고
이러면 안되지만 아픈 남편이 미운마음도 생겨서 자꾸 짜증내고 표정안좋게 되고 .. 사는게 너무 힘들다 ㅠ ㅠ
진짜 지금은 자식같은 고양이 두마리 책임져야하니까 그런 마음으로 그나마 버티고 하루 하루 그냥 버티면서 사는거 같다..
쓰다보니 길어지고 우울한 글인데 읽어준 덬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