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진상 후기글에 댓글 달기도 했지만, 궁금해 하는 덬 있길래 글 써 봄.
모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알바 (주말알바 + 방학땐 종일알바) 했었는데, 진짜 별 진상들을 다 봤다.
내가 알바했던 도서관은 좀 특수한 도서관이라서 열람실에 개인 책 반입 금지 + 대출 금지인 곳이었음.
뭐,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활용하는 지에 대해서야 개인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기는 하겠으나, 적어도 내가 근무했던 도서관은 일반적인 '독서실' 형태로 쓰이는 도서관은 아니었다는 거지. 말 그대로 '도서관 내부 자료 열람하고 이용하러 오는' 도서관이라 해야하나.
그러다보니 항상 입구부근에서 실랑이가 일던 것이 바로 '개인 책을 반입 (주로 토익 등), 도서관을 독서실로 사용하려는' 이용객들과 도서관 이용원칙을 지켜야 하는 스태프들간에 충돌이었음. 부근에 다른 도서관이나 독서실이 없는 것도 아닌데 부득불 책을 '숨겨 들어가기까지 하면서' 거기서 공부해야만 하는 것도 아닐텐데... 원칙을 이야기 해 줘도 자기 할말만 하고, 심한 경우에는 직원들에게 행패 부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 나중에는 하도 숨겨가지고 들어가는 게 심해져서 도서관측에서 개인가방 반입 금지 +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비닐가방을 투명한 가방으로 교체조치 했을 정도.
개인 책 반입시도 뿐 아니라 도서관 자료들을 훼손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을 찢어간다던가) 하거나, 자료를 훔치려는 (책도 책인데 DVD나 CD 등을 훔치려는 사람 많았지) 사람들도 적지 않았음. 물론 RFID칩으로 도난방지 처리를 해 두었기에 대부분은 그냥 입구에서 걸리는데, 이럴 때 변명이라고 하는 게 또 가관. '내가 넣은 것 아닌데 들어 가 있었다' 정도의 변명은 양반이고 (그런데 왜 CD가 '복사 한 자료'사이에 숨겨져 있었을까?) 심지어는 역반하장으로 '이 자료가 꼭 필요한데 너희 도서관이 대출을 안 하기 때문에 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호통치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 일하던 도서관이 납본 도서관이었던지라, 구하기 힘든 책이나 논문들도 있으니 이해가 아예 안 가는 건 아닌데, 그렇게 필요한 자료라면 돈 내고 복사 해서 가져가면 되는데...씁.
뭐, 국가기관이다 보니 사람을 가려받을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는 그냥 추위나 더위 피해서 소풍오는 진상들에 (책이 있는 곳인데 음료수나 먹을 것 숨겨 들어옴;;;; 못 먹게 하면 또 지랄), 노숙자들까지 숨어들어오고.
멀티미디어실에서 알바 하던 때가 진짜 진상들이 피크였던 게, 하루에 2시간 (한 자리당)씩 무료로 컴퓨터를 이용 할 수 있는 곳이다보니, 이걸 무슨 무료 PC방으로 착각하는 병신들이 진짜 많았지. 2시간 이용 한 뒤에 다른 자리 예약하면 진짜 하루 종일 무료로 컴퓨터 쓸 수 있었으니 말이야.
도서관 PC로 야동을 쳐 보는 놈이 있질 않나 (유해 사이트는 막혀있지만 자기가 구운 CD를 구태여 또 숨겨가지고 들어와서...), 게임을 쳐 깔아서 하는 놈들이 있질 않나... 여기서 게임하면 안 된다고 하니 '어린놈이 지랄이다'라며 주먹을 휘둘러대서 청원경찰 불렀더니 그 청원경찰에게도 주먹질해서 경찰 불렀던 적도 있고.
노인네들 진상은 한 층 더 했지. 자리가 없을 때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자리 양보하라고 발광을 하질 않나, 자기는 컴맹이라면서 옆자리 순해보이는 여자애들에게 A4 용지 십수장분량 타이핑을 시켜대기도 하고, 조갑제닷컴 들어가서 칼럼 같지도 않은 뻘글 프린트아웃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뿌려대는 꼴통영감도 봤었고. 자리 없다면서 관리자자리 내 놓으라고 행패부리는 늙은이도 있었구나.
아, PC방처럼 관리자 자리에서 이용자 PC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이용자측에서 간단한 메세지도 보낼 수 있게 되어있는데, 그거 이용해서 '관리자님 제 옆자리 여학생이 마음에 드는데, 옆자리에 메세지 못 보내나요?'하던 애도 있었구나... 이거야 뭐, 귀여운 수준이고... 피해망상 걸린 아줌마 하나는 항상 관리자PC로 자기 감시하는 거 아니냐며, 관리자 PC 화면을 공개하라도 하던 사람도 있었음.
...아 뭔가 쓰다보니 다시 스트레스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