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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외로움 때문에 갈수록 우울해지는 것 같은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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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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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덬들아

나는 30대 평범한 직장인이야.


인싸 같은건 아니었어도 그래도 주변에 주기적으로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던 사람들이 늘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나 혼자 덩그러니 남은것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한 감정에 점점 휩싸이는 중이야.


친구들 절반은 결혼을 하고 애가 있어서 몇 년에 한번 연락하고 얼굴도 겨우 볼까 말까하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은 다 타지역에 살고 또 그들도 각자의 삶을 사느라 바쁘니 연락이 뜸해.


친구들 중에서도 정말 절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2명은 서로 아무도 모르게 속에서 곪다가 터져버린건지 1년 전에 크게 싸우고 서로 실망해서 지금은 연락이 끊겼고

1명은 결혼해서 애도 낳았는데 결혼하면 이상하게 변하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이 친구가 너무 그렇게 되어버려서 불편해진 내가 먼저 연락을 좀 멀리 하게 됐고

또 다른 1명은 거의 최근까지 유일하게 서로 며칠에 한번씩은 연락하고 통화하던 친구인데 새 연애를 시작해서 한창 만나느라 연락이 잠시 뜸해진 상태.


유일하게 남은 절친한 친구가 연애를 하게 돼서 연락이 없으니

정말 휴대폰에 전화나 카톡 알림 하나 안 와.

일 때문만 아니면 휴대폰을 없애버려도 어차피 나를 찾는 사람이 없고 연락할 사람이 없으니 아무 상관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나는... 사실 2년 전 끝난 전 애인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는 상태고

그 후에 소개팅도 몇번 해보고 그 중에 잘된 사람도 있어서 연애도 했었지만 결국 지금은 혼자야.


그 연애가 끝난 2년 전부터 긴 퇴근길이나 집에 혼자 있을때면 외로움과 우울함이 불쑥 나타나서 나를 이불처럼 덮어버리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최근에 연애를 끝내고 더 심해진것 같아.


우울증 정도로 극심한 상황은 아니야.

침대에서 한발짝도 못 나오겠다거나 극단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한다든지 매일매일 운다든지 그런건 전혀 아니거든.


일하면서는 직장 상사, 직장 동료들에게 웃으면서 일도 멀쩡히 하고 회식 있으면 맛있는거 먹으면서 적극적으로 재밌게 즐기다 오고.

누가 옆에서 나를 지켜본다면 그냥 멀쩡한 사람인데

집에 돌아오는 퇴근길부터 감정이 스위치 오프 되는것 같아.


얼마나 우울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

시커먼 바다에 풍덩 빠졌는데 영원히 가라앉는것 같은 기분이랄까.

죽고 싶다는 아닌데.. 그냥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

아무것도 하고싶은게 없고 전혀 행복하지가 않아서 나라는 사람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아무 미련도 상관도 없을것 같은.


서먹하진 않지만 또 그렇게 살갑게 지내지는 않아서 고민 공유나 대화는 얼마 없는 그저 그런 가족들,

할머니가 되어서까지 친구로 지낼줄 알았지만 결국 멀어진 친구들,

남들은 다 잘 하는데 나만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기 어려운 것 같은 연애,

그래서 누구 하나 연락할 사람 없는 텅 빈 휴대폰...









많은 원인이 있지만 사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 애인이야.

이미 헤어진지 2년이나 지났지만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잠들때까지, 아니 꿈속에서도 내 머리속에 항상 존재하거든.


눈 뜨면 '걔도 출근 준비하고 있겠지'

씻을 때는 끝없는 과거 회상,

출근길엔 버스나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는데 걔가 입던 옷, 걔와 같은 머리 스타일, 걔 닮은 뒷모습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일하면서는 바쁘니까 하루 중 제일 생각이 안 나는데

그래도 조금만 여유로우면 그냥 볼펜이나 메모지를 쳐다봐도 연관돼서 생각이 나.

그리고 퇴근길부터는 무한한 우울에 잠겨서 불끄고 침대에 누울때까지 어떤 재밌는걸 봐도 그냥 그래.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책을 봐도 어떻게든 관련지어서 생각 나니까.


내가 떠올리는게 아니라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떠올라.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이 나.

바쁘게 일할때 그나마 덜 생각이 난다 싶어서 하고싶던 작은 사업도 벌려봤었고.. 산책이랍시고 몇 km를 걸어다니기도 하고.. 새 취미를 만들어서 몰두해보기도 하고.. 새 연애도 해보고..

별 짓 다했었는데 그래도 안 괜찮아지더라고.


이제 2년이나 지나서 눈물이 나고 그러진 않은데

최근에 유일하게 울었을때는 걔가 꿈에 나왔었는데 너무 행복했어서 꿈인지도 모르고 2년 전처럼 행복하게 데이트하다가 새벽에 꿈에서 탁 깼더니 순간적으로 눈물이 좀 나더라고.

언제 괜찮아지는건지 모르겠다.









주말인 오늘도 그냥 텅 빈 휴대폰 보면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하소연하고 싶어서 글 써봤어.


다음달에 운동이라도 해보려고 등록도 했는데 이런 지금의 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연말이라 더 심란하고 그러네.


모두 잘 지내니.

사실 나는 잘 못 지내는데 그걸 아무도 몰라서 어디 말할 데가 여기밖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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