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자영업자라 바빴고 어린이날은 어딜가도 사람많으니까 그냥 집에서 배달음식이나 시켜먹자는 날이었음
알겠다고 하면서도 당연히 엄청 섭섭했지
근데 점심때쯤 초인종울려서 보니까 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가 말도없이 집에 오신거야 다른지역 사시는데
엄마도 놀래서 연락도 없이 웬일이냐니까 할아버지가 빨리 애들 옷입히라고 우리지역 놀이동산을 가자고 하셨어
엄마가 계속 오늘 사람도 많은데 거길 왜가냐, 가도 아침 일찍 갔어야지 지금은 늦었다 하는데 막무가내로 아 어린이날인데 그럼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 하고 할머니가 막 우리 옷 찾아서 꺼내입히셨어ㅋㅋㅋ
그렇게 할아버지 차타고 늦게 놀이동산가서 사람에 치여서 하루종일 줄만서고 회전목마 딱 한개타고왔지만 난 너무너무 행복했어
할애비가 괜히 나와서 고생시켰냐고 솜사탕 사주신거랑 할머니랑 손잡고 풍선들고다닌거랑 그냥 너무너무 좋았음.. 지금까지도 문득 그게 생각날정도로
괜히 고생스럽다고 어른 입장에서 안가는것보다 고생하더라도 어디든 가는게 아이들한텐 정말 좋은기억인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