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아침에 눈 뜨는 게 싫어지더라구..
워낙 아침잠 없어서 잘 일어나긴 하는데 눈 뜨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게 너무 싫어서, 한 새벽 네 시쯤 깨서 계속 눈감고 한두시간 누워만 있음. 이게 우울증 시작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거든? 예전에 다이어트 빡세게 했을 때 나 자신한테 집중하느라고 나 자신을 미워할 틈이 없더라..
그거 생각하면서 이번에는 근육 증량 목표로 시작을 했는데.. 크로스핏 주 4회 피티 주 2회 개인운동 2회 이렇게 엄청 빡세게 하고 있고 나름 성과가 없진 않아서 뿌듯해하는 중..
근데 딱 그때뿐이야 ㅠ
밤이 되면 다시 센치해지고 우울해지고 아침에는 여전히 하루를 시작한다는 사실이 괴로움..
나 자신이 너무 너무 싫어 ㅠ 운동을 할 때는 안하던 걸 해보는 거고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기분이라 자기혐오감이 덜 들어서 좀 괜찮거든? 안할 때는 도루묵이야 ㅠ 이게 일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면 좀 괜찮아질까? 잘 모르겠어 ㅠ 운동에 익숙해져서 운동을 하는 나 자신에도 익숙해지면.. '운동을 하는 나' 도 싫어질 거 같은 생각이 들어 ㅠ 그럼 운동을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 겁나기도 하고.
정신과 진료, 심리상담 한두 차례 받아봤는데,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연애와 진로전환에 대차게 실패한 거. 이게 해결이 되지 않는 한 난 여전히 우울할 거 같은데, 스스로 노력해야지 누가 도와줄 수 있겠냐 싶더라. 명상하는 법이나 심리치료에 대해서 서적도 무수히 보고 혼자 노력도 많이 해봤지만.. 원인 제거 또는 해소가 안된채로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돼..ㅠ 궁극적인 '해탈'을 하고 싶어서 요샌 불교 경전이랑 해설책 사다가 천천히 읽어보는 중인데.. 일단 아직까진 여전히 스스로 너무 싫은 중 ㅠ
혹시 나처럼 우울을 떨치려고 운동 시작했다가 완전히 나아진 덬 있어?
그냥 우울한 거 꾹 참고 몇년이고 하다 보면 나아질까? 그나마 운동이 일시적인 효과는 제일 좋은 거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