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7살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19살때 동생이 죽었어
다 갑자기였어
아빠는 돌아가시면서 빚을 많이 남겼고
무지한 우리엄마와 어린 나는 그걸 모르고 있다가
빚을 떠안고 갚았어
본래 살던 아파트에서는 쫓겨나듯 나가게됐고
화장실이 공용인 반지하 단칸방에 살게 됐어
그래도 그땐 어리니까 잘 몰랐다
그냥 그렇구나 힘드네
우리엄마가 칼들고 같이 죽자고 했을 때도
엄마혼자 죽으라고 난 아직 살 날이 창창하다고
울면서 대들고 아득바득 살았어
세월이 흘러서 난 빚도 다 갚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조금씩 하고
결혼도 하고 그럭저럭 열심히..? 살았어
이제 내 가정을 꾸렸으니까 더 안정된 삶을 살겠지라는
희망으로 말이야.
아이도 가졌고, 아이는 큰 이슈없이 너무나 잘 자라주어서 감사했다
근데 몇주전에 갑자기 아이가 아팠어
동네 소아과에 가니까 큰 병원을 가래. 소견서 써준다고
별일 아니겠지 했는데..
아이가 받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수많은 검사를 다 받게하더니
희귀병이래
씨발소리가 절로 나오고 세상을 원망하게 되더라
이제서야 내 일도 자리잡고 연봉도 그럭저럭 괜찮아지고
집도 사고 나 이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일이 생기는걸까
신은 없는걸까
내가 우리동생 죽었을때 그랬거든
신이 있으면 시발 더이상 엄마랑 나를 괴롭히지 않을거라고
근데 왜 이렇게 된걸까
내일 나는 입원한 아이를 두고
며칠간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출근을 해야해서 혼자 집에 왔는데
우리집이 너무 적막하다..
아이 입원하고 술 생각이 안났는데
술이 먹고 싶어서 술 먹는 중이야
먹고 일찍 자려고.
남들한테는 괜찮다, 괜찮아질거다.
했는데
진짜 너무 나 힘들다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