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자마자 다쳐서 + 병이 나서 거의 반년을 쉬었어
그리고 낫자마자 취준을 시작했었어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는 게 정말 싫었는데... 배운 도둑질이 그것뿐이고 하고 싶은 일도 못 찾아서
결국 하던 일 + 연관업계 이력서 뿌림
서류 넣으면 면접이라도 불러주는 게 거의 그쪽이었고
그나마도 탈락 반복하다가... 몇달만에 원래 하던 일은 아니고 연관업종 쪽으로 겨우 어떤 소기업에 합격했었어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잘 다녀보려고 했는데... 근데 들어가고 보니 ㄹㅇ 미친 회사라서 일주일도 안 돼서 그만두게 됨
그만두고 다시 몸이 크게 아파서 병원 몇주 다니고 나니까 지금이더라고 ㅎㅎ...
이제 조금 있으면 36살인데
지금 가진 게 1년 동안 계속 아프다 말다 반복되는 몸이랑
취준하는 동안 생겨 버린 우울증이랑
1년 넘어버린 공백기뿐인 게 너무 허무해서
내년엔 또 36살이라고 취업 더 안 될까 봐 무서워서
그렇다고 하던 일로 다시 돌아가자니 너무 싫어서
그래서 또 자꾸 더 우울해지나 봐~
집에서는 당장은 부모님이 먹여살려주시겠다고
몸 생각해서 뭐든 스트레스 덜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인생 기니까 당장은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내가 몇년전에 병을 크게 앓은 적이 있어서 건강에 좀 예민하심...)
그런데 나는....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이렇게 살다간
부모님 등골이나 빼먹는 방구석 백수로 남는 건 아닌가 두렵기도 하고
부모님 연세도 있으신데 난 모아둔 돈도 없는 게 내심 불안하고
혹시라도 몸이 아프다는 걸 나 스스로가 자꾸... 어떤 핑계로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고
당장 할만한 일을 못 찾을 바엔 아무거나 자격증을 따두기라도 해야지 싶으면서도
앞으로 그럼 뭐든 새로운 일을 할 순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26살, 하다못해 30살 때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는데 역시 나이가 큰가 봐
게다가 우울이 길어지니까 혹시라도 그런 이야기 하게 될까 봐서
일부러 친구들한테도 연락을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꿈 이루고 건강하게 잘 사는 친구를 보면 솔직히 내심 질투가 날 때도 있고 그래
퇴사하고 계속 아프다가, 다시 취준하고 하느라 한번도 맘놓고 푹 쉰 적이 없었어서 그런지
계속 지쳐 있고 자꾸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해
오늘이 퇴사 딱 1년째인데....
돌이켜보니 지난 1년간 자꾸 어디 아프기만 하고 그렇다고 푹 쉰 것도 아니고...
결국 아무것도 못 이룬 사람이 된 게 너무 허망하더라고ㅋㅋㅋㅋ
그럼에도 어딘가 길은 있겠지 단지 아직은 내가 못 찾는 것뿐이겠지
...라고 생각해 보려고 노력은 하는 중이야
그치만 지금은 좀 많이 우울하다 ㅎㅎ
아마 세상 어딘가에 나같은 사람도 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