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뒤쪽으로 지나가는거라 사람도 그렇게 많이 안다니고 근처 다른 큰 건물 그림자에 가려서 이 건물을 보겠다! 하고 고개 들어 보는 거 아닌 이상은 지나치기 쉬운 위치였음
가만히 서서 보니까 취한 아저씨가 난간 밖으로 머리 내민 채로 잠든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곧 떨어질듯이 위험해 보여서 112에 사진과 함께 문자로 신고를 남겨봤음 (살면서 처음해봤음 신고라는걸)
이런 느낌으로 있었음
서서 좀 봤는데 미동도 없더라고..
바로 출동했다는 문자 받고 마저 출근하는데
119 구급대원한테 전화가 옴
신고자시냐고 자세한 상황 알려달라고...
나는 112에 신고했는데 119에서 전화가 오는게 뭔가 심각한 일인가 싶어져가지고 당황하니까 112에 신고하면 119에도 같이 연락이 간다고하더라고..
아무튼 물어보시는대로 몇층으로 보이는지 정확히 어떤 건물인지 설명을 해 드림
근데 또 5분도 안되서 경찰관한테 전화가 오더라? 또 정확한 상황 알려달라길래 전화 온 번호로 아까 찍었던 사진을 다 보내줌
그렇게 출근해서 업무 시작할 준비 하는데 또 경찰관한테 전화가 옴. 신고자 인적사항을 받아야 한다고 내 이름, 주민번호, 주소를 말해달라는 전화였음.
원래 주취자 신고도 이렇게 신고자 정보를 다 가져가나..? 싶으면서도 신고 자체가 처음이라 원래 그런건 줄 알고 다 말씀드림
말씀드리면서 그 분 기절하신거였냐고 혹시 돌아가셨다거나 그런건 아니죠? 하고 여쭤봤음.. 뭔가 쎄한 기분이라서.. 근데 그건 말해 줄 수 없다길래 또 원래 그런가보다 함 ㅠㅠ
그렇게 밀려오는 업무에 잠깐 잊고 있다가..
점심시간이 되기 조금 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원래 모르는 번호 안받는데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또 경찰관인가 싶어서 받아보니까 형사과라는거야..
나보고 변사사건 신고자분 맞녜...
내가 너무 놀라서 드라마마냥 변,변사, 변사사건이요? 하니까 맞대 .. 내가 아침에 본 건 난간에 걸려있는 시체였던거임...
지나가다 보신거 맞냐는 확인이었고 전화는 간단하게 끝남..
그리고 진짠가 싶어서 아까 신고하느라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는데.. 난간이라고 했잖아 계속
근데 내가 저 집(오피스텔) 살면서 난간이란걸 본 적이 없거든? 복도 끝에도 창문만 있고 ...
근데 대체 저 시체는 복도 끝 창문 밖 난간에 어떻게 걸려 있었던걸까...
동네가 동네인지라 막 너무너무너무 놀랍고 무섭다 어떡해 하는 기분은 없는데, 내가 살던 건물의 내가 살던 층, 심지어 저 위치면 내가 살던 호실(끝끝방) 바로 앞이라 괜히 더 뒤숭숭하더라고..
그냥 저 형사과 전화를 마지막으로 끝난 일이긴 한데
내가 아침에 시체를 보고 사진을 찍고 이랬다는 사실이 거짓말같아서 후기방에라도 써봐...
참고로 서울인데, 좀 흉흉하다는 말 많은 동네 근처임 (아예 그 동네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