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요리할때도 편하고
밥 먹다가 아이가 음식을 흘려도 괜찮았어
백숙 닭고기 살을 바를때도
찐 고구마를 먹을때도
그냥 먹기만 하면 되니까 좋더라
숙취로 피곤한데 억지로 공원에 안 가고 누워만 있으니 꿀이야
아랫집 강아지가 짖어도
우체부아저씨가 띵동 벨을 눌러도
이젠 편안해
누워있을때 그냥 내가 편한 자세로 얼마든지 누울 수 있어
내가 무너질까봐 나도 스스로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더쿠도 하고 릴스 보면서 피식 웃기도 했어
생각보다 괜찮네
근데 보고싶다
주방에서 요리할때 기웃대던것도 너무 사랑했어
아이가 흘린 반찬 후다닥 달려와서 주워먹던것도 너무 예뻤어
너를 위해 연골을 발라주거나 고구마를 찌는건 일도 아니었어
산책은 귀찮은 날도 많았지만 니 유일한 취미니까 참을만 했어
바깥소리에 예민하게 짖어도 사실은 그마저도 귀여웠어
어떻게든 다리사이 팔사이를 파고들고 내 배위에 앉은 네 묵직함은 행복이었어
보고싶다 안고싶다 쓰다듬고싶다 뽀뽀하고 싶다
생각보다는 괜찮은데
그냥 보고싶어
거기선 안 아프지?
내 예쁜 강아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