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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가 엄마께 정서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은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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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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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말하긴 좀 그런 얘기라서 여기에만 털어보는건데

나는 외동딸인데,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부모님...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

 

그래도 아버지 쪽은 성격은 비슷한 면이 많은데,

어머니는 성격이나 성향도 너무 다른 사람이라서

만약에 같은 나이 같은 반 친구로 만났다면 절대 안 친해졌을 것 같은 느낌?

 

나를 사랑하시는 건 너무 잘 알겠지만

항상 그 사랑하는 방식이 부담스럽고, (갑자기 내게 애교를 부린다거나, 나를 완벽하고 예쁜 딸로 칭찬하신다거나)

어머니가 나에게 친구같은 엄마 딸 관계를 바랄때마다 불편했어. 

((근데 어머니께서 나를 사랑해주시는 걸 가지고 붎편하다. 부담스럽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되게 폐륜같아서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긴 했음.))

 

지금은 성인이라서 떨어져서 사는데 

사실은 굳이 연락도 잘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직업이 되게 바쁘기도 해서 (밤낮없고, 주말없는 프리랜서)

명절때나 뵈러 가는 편인데, 연락 잘 안하는 내게 서운하다고 하실 때마다

이렇게 어머니께 데면데면하게 구는게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근데

오늘 문득 깨달은 게 있는데,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늘 내가 뭔가 하려고 했던 것 마다 지지해주기보다는 온갖 이유로 반대부터 하셨던 것 같아.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님)

자식을 사랑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렇게 행동하신건데

내가 뭘 하려고 할 때마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힘들고... 

항상 반대부터 하시니까

나는 늘 뭔가 하고싶으면 설득하고, 허락을 구해야 하고... 힘들게 쟁취해야 하고...

그게 나한테 부담이 되었던 것 같아.

 

(예를들면

-학생때 독서실을 다니고 싶어한다 > 굳이 독서실을 가봤자 친구들이랑 놀기만 할텐데, 가지마라.

-진로를 예체능 쪽으로 가고 싶어한다. > 밥벌어먹고 살기도 힘들고, 얼마나 고생하는 진로인데, 하지마라.

-뭔가 놀러가거나 친구들과 잠깐 만나러 갈 때 > 누구랑 만나는지, 언제 갔다가 언제 돌아오는지 꼬치꼬치 캐물음.

-성인이 되어서 친구들과 함께 자취하려고 한다 > 그러다 싸울텐데, 뭐하러 굳이 불편하게 같이 사냐. 반대

등등...)

 

하나 하나 나열하면 별 것 아닌 것들인데, 

내 입장에서는 그 하나 하나 반대를 당하는게 늘 일상처럼 반복되니까 

무의식적으로 내게 부모님은 (뭐 할때마다 반대하시는 건 아버지도 똑같음) 

내가 하는 것마다 반대하고, 거절하시는 분들. 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

 

 

그리고 나는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사실 털어봤자 별로 도움도 안 되기도 해서) 혼자 감당하는 편인데,

어머니는 힘들거나 고민이 있거나 아버지께 서운한 일이 있으면 나에게 다 털어놓는 편이거든.

내가 싹싹한 딸이 아니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건 어머니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아버지 욕이나 친구들과 있었던 힘들었던 얘기, 힘든 직장 생활 얘기같은걸 되게 나에게 많이 하시는데,

어느순간부터 어머니를 뵐 때마다 나에게 그런 얘기밖에 안하시니까 더 불편해진 것도 있었던 것 같아.

 

 

아무튼

이제 스스로 돈을 버는 나이가 되어서

부모님꼐 물질적으로 기대지 않아도 되니까 오늘 문득 느낌.

 

내가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 정서적으로 의지를 하고 있지 않았구나, 하고.


맞벌이셔서 3살까지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긴 했거든. 그것도 영향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얘기 어디 꺼내기도 좀 그렇고

어머니가 실질적으로 집안의 가장이기도 했어서 (외가집 쪽에서도, 우리 집 쪽에서도. 아버지가 돈을 많이 못 버심)

짊어진 짐이 많다는 걸 알기때문에 나도 어떨 때는 안쓰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거든.

근데 또 자식으로서 의지가 되냐고 묻는다면, 글쎄... 

 

잘 모르겠어.

 

내가 좀 더 성숙해지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다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어머니를 더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어머니가 나를 돈 많이 벌고, 예쁘고, 직업적으로 성공한 한편

연락도 잘하고, 애교많고, 효도하고, 좋은 남편과 결혼까지 하는 그런 완벽한 딸이길 바란다면 

그건 평생 힘들 것 같아.

 

나는 나고, 어머니는 어머니니까.

 

근데 예전에 이런 얘기 한번 했다가(어머니와 나는 각각 다른 사람이다. 모든 사람은 남이다. 이런 맥락의 이야기)

정말 크게 서운하고, 실망해하신 적이 있어서 어머니께 진솔하게 얘기하진 못할 것 같아.

 

어머니께 나까지 짐이 되고싶진 않거든.  

 

 

너무 새벽감성에 주절주절이다.

공감하는 덬도 있을까?

욕해도 괜찮으니까 덬들의 의견이 듣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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