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디어 무더위가 끝나고 먹으러 다니기 좋은 시기가 왔네
자고로 가을은 살찌라고 있는 계절이니까
다니기도 힘들었던 3분기를 지나오면서
특히 맛있고 좋았던 몇몇 곳들 추천할게
1. 금호동 오부이용
조용한 동네에 위치한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야
원래도 유명한 곳이지만 지인도 추천해서 가봤는데
여러 메뉴 시켜놓고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기 넘 좋은 곳이고
연말 모임 여기서 하면 딱이겠다는 생각 들더라
달달하면서 뜨끈한 양파 수프는
같이 나오는 바게뜨랑 먹으면 넘 맛있고
염소 치즈와 동글동글 수박을 곁들인 샐러드도
싱싱하고 산뜻해서 좋았어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대화 나누기 좋게 배치되어 있어
나 갔을 땐 가족 단위로도 많이 왔는데
공간이 넉넉해서 시끄럽지 않았고
눈으로 보이는 인테리어도 아기자기 편한하더라
바게뜨는 저렇게 덮어놨다가 바로 잘라줘
부들부들 입에서 녹는 꼬꼬뱅과
돼지 등뼈 스테이크까지 완-벽
주변에 2차, 3차 갈만한 곳들이 많지 않은데
여기 생또노레 같은 후식도 맛있어서
디저트와 커피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해도 아주 좋아
각 메뉴가 심플하게 맛에 집중하고 있어서
뭘 시켜도 다 맛있다는 느낌이었고
담에 또 가면 코스로 한 번 먹어볼 생각이야
좋은 사람들과 오래 앉아서 맛있게 먹고 싶을 때 추천!
2. 공덕역 베지 스튜디오
비건 한상차림으로 유명한 마포역 베이스 이즈 나이스에서
공덕역 쪽에 낸 두 번째 매장이야
메뉴는 채소밥 한 가지에 채소 음료 2종이 끝
어떤 재료들이 들어갔는지
효능은 뭔지 적혀있는 카드가 놓여있어
음료는 톡 쏘는 듯한 색과는 달리 탄산기 없는 건강한 맛이고
양은 많지도 적지도 않고
카드랑 비교해가면서 재료 하나하나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당연히 맛있고, 식감도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아
베이스 이즈 나이스는 예약이 너무 힘든 곳 중 하나인데
베지 스튜디오는 예약 없이 운영하고,
회전율이 좋아서 대기가 없거나, 있어도 길지 않더라
친절한 곳에서 맛있는 건강 챙기고 싶은 덬들에게 추천해
그 바로 옆에 있는 수더분이라는 베이커리도 엄청 유명하대!
여긴 줄도 길다고 하던데 난 먹어보진 않았지만
친구가 강추했어
3. 신용산 피롤츠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경리단길 헤미안에서 오픈했다길래
찜해뒀다가 국중박 갔던 날 들렀는데 역시나 참 맛있어서
얼마 안 있다 친구들하고 재방문했어
혼자 갔던 날 먹은 매쉬드 폴드포크 토스트는
뭔가 짠 장조림이 얹힌 것 같은 비주얼이라 반신반의 했는데
웬걸 매쉬드 포테이토에 달게 절인 빵과 잘 어울렸어
프렌치 토스트에 너무 이것저것 막 얹으면 과해지기 쉬운데
피롤츠는 밸런스를 엄청 잘 맞췄더라구
그 날 날이 너무 더워서 시그니처라는
메론제리 에이드도 주문했었는데 이건 비추..
맛이 이도저도 아니고 시원하지도 않고
큼직하게 들어앉은 젤리 때문에 먹기도 불편해
친구들이랑 갔을 땐 먹은 더블치즈 토스트는
치즈가 굳지 않게 바로 부어줘 이것도 괜찮았고
관자 비스크 파스타도 맛있었어
그래도 재주문한 메쉬드 폴드 포크 토스트가 내 원픽
이 날은 피치 에이드 시켰는데 이것도 썩..
음료는 약간 애매함ㅇㅇ 내 입에 안 맞는 건가?
또 가게 된다면 커피 마실 것 같아
+토스트 이야기 나온 김에 여기저기 토스트 맛집이 참 많지만
최근 다녀온 곳 중에서 괜찮았던 곳 살짝 추가
- 연남동 팽페르뒤
컵이 그려진 창문도 귀엽고 유리잔도 귀여운 곳
겉바속촉 화덕 토스트에
계란 노른자로 만든 커스터드 소스가 아주 리치해
- 서촌 카페 시노라
여기 토스트는 겉면에 좀 더 힘을 줬고
생과일 말린 과일 얼린 과일.. 등과 같이 나와서
취향 따라 토스트에 곁들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드립 커피도 괜찮았는데
들어설 때부터 나올 때까지 환영받는 느낌은 아니었던 게
조금 아쉬웠어 친절하진 않더라
4. 연남동 미드나잇 플레저
이번 분기 디저트 득템은 여기인 듯..!
비주얼 보고 훅 빠졌던 복숭아 디저트 먹으러 갔었는데
아쉽게도 그 디저트는 품절이어서 대신 다른 거 먹었어
근데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게 느껴지고 맛있더라구
체리와 초코의 조합은 실패가 없고
하나만 먹기 아쉬워서 추가로 주문한
새콤한 자두를 잔뜩 올린 타르트도 내 스타일
창밖 골목 구경하면서 천천히 먹으니까 넘 좋더라
여긴 와인바도 겸하고 있어서 술 마시기도 좋을 것 같아
낮 시간에 앉아있으려니 단골 손님들이 계속 오더라구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둘러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참 공식 댕댕이 알바도 있어
귀여움으로 열일하는 중ㅎ
자리가 많진 않아서 테이크아웃으로 많이들 사가더라
분위기도 좋고 친절하시고 맛도 좋으니 추천
5. 서촌 에이치 커피 로스터스
서촌 골목 작은 한옥집을 모던하게 개조한 카페야
원두 컵노트가 적힌 카드와 함께 나오고
에쏘는 설탕 넣지 않고 마셔도 달달하게 잘 넘어갔고
친구 아이스 라떼도 한 모금 얻어 마셔보니
묵직하고 고소한 게 참 맛있더라구
나중에 원두도 사봤는데 홈카페 용으로 완전 합격
하지만 이 날의 방문 목적은 초당 옥수수 셔벗..!
부드러운 우유 셔벗에 초당 옥수수 퓌레를 올린
이벤트 콜라보 메뉴였는데, 달고 고소한 맛이
시원한 셔벗과 어우러져서 더운 날 먹기 딱이었어
공간도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
6. 키이로
가성비 좋은 튀김 코스 요리로 유명한 곳인데
취켓팅 성공한 친구 덕분에 다녀왔어
코스 시작하면 이렇게 오늘 튀길 원물 재료들을 보여주고
눈 앞에서 밀가루옷 묻혀 순서대로 튀겨줘
튀기고 또 튀겨서 계속 내주는데
튀김옷이 아주 얇아서 속에 든 메인 재료 개성이 잘 살아있고
느끼하거나 물리는 일 없이 마지막까지 아주 맛있게 먹었어
7. 인사동 토오베
여긴 찻집인데, 빙수 맛집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어
인당 1주문이라 차+빙수를 주문했고
차는 찻잎과 귀여운 티팟, 잔이 각각 나와서
안내해주시는 대로 우려내서 마시면 됨
잔이랑 모두 너무 예쁘지?
차는 우려내는 과정도 마시는 행위의 일부인데
마음이 차분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초당옥수수빙수도 냉차와 함께 나와
옥수수의 노오란 빛에 황홀(옥수수 처돌이)
보이는 만큼 맛있는 빙수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티와 어울리게 잔잔해
위에 얹힌 옥수수 크럼블 식감도 좋고
안에는 티를 우린 젤리가 들어있어
내부는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잡다하지 않게 깔끔해
찻잔 등 공예품도 판매하고 있어
8. 서촌 호라파
주말 점심에 별 생각없이 룰루랄라 갔다가
예약 풀이라고 해서 못 먹고 평일 저녁에 예약해서 다시 갔어
다녀온 친구 추천 + 친구의 추천까지 더해서
모든 메뉴가 맛있다길래 기대하면서 갔는데 기대치 충족
여기 가면 이 가지 튀김은 꼭x100 먹어봐
첫 입 먹고 눈 튀어나오는 줄..!
쌀가루 입혀 튀긴 가지에 여러가지 소스 버무려서 나오는데
바삭하면서도 달콤새콤한 게 너무 너무 맛있었어
자두 등 제철 과일을 넣은 쏨땀
커리로 구운 치킨 바베큐도 맛있었어
오른쪽에 걸린 치킨 하나씩 빼서 조리해서 내줘
로띠는 처음 먹어봤어
바나나와 연유로 만드는 디저트인데
겉은 바삭하고 달고 맛있더라 이것도 순삭
메뉴 하나씩 서빙할 때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엄청 친절해
소규모 회식으로 가서 다양하게 시켜놓고 먹으면 좋을 것 같음
가격대가 좀 있고 메뉴 당 양은 많지 않은 점은 참고해!
9. 베이크샵 하벳
바야흐로 무화과의 계절이 돌아와
여러 무화과 디저트들을 먹으러 다녀봤는데
올해 먹었던 중 가장 맛있었던 건 여기 파르페였어
무화과는 달지만 강하게 두드러지진 않고
식감이 부드러워서 부재료 조합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전체 맛 차이가 크게 나거든
이 파르페는 무화과에 밤 아이스크림, 머랭, 크럼블, 무스 등
여러 재료의 다양한 식감을 솜씨 좋게 섞어놨고
아래 깔린 카시스 젤리의 강한 맛이 전체를 잘 받쳐줬어
인당 1주문이라 보늬밤 치즈 케이크도 주문했어
본체 비주얼은 다르지만 구성 자체는
지금은 문 닫은 고도의 몽블랑 플로트와 상당히 비슷한데
얘도 기대했던 파르페와 비슷할 만큼 맛있었어
내부는 협소한 편이라 대기가 곧잘 생기는 것 같더라구
한산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 추천할게
10. 티에리스 티라운지
방배에 있던 티에리스가 합정역 쪽으로 이사왔어
아주 조용하고 정갈한 공간에서 티를 마실 수 있는 곳이야
추천받은 다즐링 퍼스트플러쉬 캐슬턴 더 무스카텔은
초반에는 바삭한 느낌의 고소한 향이 감돌다가
식으면서 산미가 도드라지면서 올라오는데 넘 맛있었고
클로티드 크림과 잼이 함께 나오는 스콘 플레이트도 굿
여기 원래 스콘도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라ㅇㅇ
분위기가 아주 조용해서 혼자 와서 차 마시거나
일행이 있어도 소곤소곤 이야기하게 되는 곳이야
초록과 따뜻한 원목, 동양적인 패브릭이 잘 배치되어 있고
층이 높아 창가 자리는 한강뷰야
맑은 날도 상쾌하고 좋지만 비나 눈오는 날에도 운치있을 것 같고
해지면 야경도 볼만할 듯
파란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내리는 천창까지
눈 돌리는 곳마다 전부 좋았어
여러 가지 차종을 테이스팅 할 수 있는
코스도 예약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가보려구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완전 강추
11. 한남동 차차이테
여기도 홍차 티룸인데
3만 원 전후 가격대에 다과 코스를 즐길 수 있어
ㅋㅊㅌㅇㅂ에서 예약하면 되고
시간 맞춰 가면 웰컴티부터 마지막 밀크티까지
설명과 함께 차례대로 준비해줘
차와 곁들임 뿐만 아니라
담는 다기까지도 눈여겨 보게 되는 곳
밀크티와 스콘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주문해야 되는 파르페도 있어
이런 고급 티룸들은 맛도 맛이지만
공간과 소품이 주는 즐거움도 큰 것 같아
티에리스가 워크인으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차차이테는 예약 필수인 코스로만 진행되고
전체 1시간 반 정도 걸리니까 여유있게 예약하고 가도록 해
12. 망원동 필담
조용한 카페가 땡겨서 찾아갔는데
창 너머로 보이는 나무 뷰가 초록초록 청량하고
분위기도 아주 조용해서 너무 좋았던 곳이야
바 테이블이 길게 있는데
그 건너편 테이블은 아예 칸칸으로 나눠져 있어서
나 or 우리만의 공간에서 편히 있을 수 있고
칸막이 안마다 작은 조명과 테이블이 있어
핸드 드립을 주로 하는 곳인데 (에쏘 메뉴도 있긴 있음)
로스팅 포인트 별로 원두 구분도 되어있고
원하는 맛을 말씀드리면 추천도 해주셔
내부 조명은 어둑하지만 멋스럽고 창밖은 푸릇
조용히 집중하고 싶을 때 가면 좋을 것 같고
이용 제한 시간은 3시간이야
그밖에 좋았던 곳:
- 충정로 커피 출판사
드립 커피 위주의 카페인데
을지로 커피 한약방에 계시던 분이 독립해서 차렸다고 들었어
드립 커피는 핫으로 마시는 게 기본이지만
너무 더운 날은 아이스로 주문하면서
아이스로 마셔도 향과 맛이 잘 사는 원두로 추천 부탁 드리는데
이날 마신 커피가 목넘김 직후 올라오는 향이 넘 좋았음
주변에 엮어서 갈 곳이 많이 않은 상권이지만
근처 갔다가 책 읽으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으면 들러봐
- 망원동 한강 에스프레소
망원한강공원과 가까운 지점에 있는
와인바 겸 에스프레소 바야
이 집 커피 잘하더라구
이런 에스프레소 바는 주로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데
앉아있는 동안 동네 단골인 듯한 어르신들도 꾸준히 방문해서
테이크아웃 광경이 인상적이었어
- 망원동 온랭
쓰다 보니 이번 분기엔 망원동 엄청 자주 간 것 같네
여긴 요즘 한참 뜨고 있는 평냉집인데
주문하면 면을 그 자리에서 뽑아서 말아줘
강한 육향의 짭쪼름한 육수가 맛있고
갓 뽑은 면은 매끈하고 탱글해
평냉 중 최고! 냐고 하면 내 기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맛있어
만두 두 알도 같이 주문했는데
숙주가 알맞게 씹히는 속과 쫄깃한 만두피 밸런스가 좋았어
- 공덕 마타사
공덕역에서 효창공원 쪽으로 넘어가는 방향에 있는 카페야
단 맛이 진하고 탄탄 바삭한 퀸아망이 시그니처야
이 날 밥 먹고 들렀는데 꽤 큼직해서 배불렀음ㅎ
직접 로스팅은 하지 않고 리이슈 커피 로스터스 원두 쓰는데
여기 원두 괜찮거든 - 커피도 당연히 맛있었고
한 잔만 먹기 아쉬워서 그라니따도 한 잔
비주얼 보고 너무 자극적인 맛이 아닐까 싶었는데
쌉싸름한 커피 슬러시와 부드러운 우유 슬러시가
잘 어울려서 아주 맛있게 먹음
- 상수-합정-망원 라인 라사 & 카레시
둘 다 카레집이라 묶어봄
합정~망원 방향에 있는 라사는 아주 작은 카레집인데
혼밥하기도 좋고, 소규모로 깔끔하게 먹기 좋은 곳이야
버터 치킨 카레는 마일드 해보이지만
맛은 보기보다 향신료 존재감이 강했고 톡 쏘는 느낌
드라이 키마 카레도 비주얼은 귀엽고 아기자기한데
밥 위에 얹힌 카레가 맛이 엄청 셌어
조금씩 밥이랑 비벼 먹으면서 간을 맞추면 됨
Since 2024 응애
- 합정~상수 사이 카레시
라사가 드라이 카레였다면 여긴 수프 카레!
가보진 않았지만 삿포로식이라고 함
여러 종류 야채가 들어간 수프 카레에
닭고기나 돼지고기, 소세지 등을 추가하는 옵션이 있는데
난 소세지 추가해서 먹었어
맵기 조절이 가능한데 두 번째 단계까지는
전혀 맵지 않고 노곤노곤 편하게 넘어가
밥 말아서 먹으면 넘 맛있고
야채들도 하나같이 맛있어서 싹 비웠어
- 문래동 킷사고구마
일본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크림을 곁들인 탱글하고 귀여운 푸딩 맛있었고
진하게 내리기 때문에 아이스로 먹어도 맛있는
일본식 드립 커피도 괜찮았어
조용한 분위기라 잠시 들러 호록 먹기 좋은데
그러기엔 종종 대기가 있다고 하더라
끝..!
일교차가 큰데 다들 감기 조심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