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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 가족으로 인해 외롭고 비참했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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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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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머리가 크고나서야 깨달았고

그래도 가족이니까 생각하며 어떻게든 버티려고했는데

어느 날 나혼자만 알던 그 모든 것들을

남들한테 들켰을때 너무 비참하다.

모든 부모가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없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데

나 또한 완벽한 인간이 아니지만

그래도.. 상식선의 행동과 말들을 바라는게 지나친걸까


어릴때 이혼과정에서 조부모에게 맡겨졌을때

아무도 나에게 상황설명을 해주지 않았고

수근거리는 소리를 뒤로하며 눈칫밥먹던 나날들

한 부모는 연락이 거의 안되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내부모가 우울해서 잘못됐을까 숨죽여 울던 나날들이 

난 아직도 상처인데

그 동안 바람난 상대와 새 살림을 차리고 있었던것




이혼 후

일 년에 한 두번 만날때마다

제일 좋은 옷으로 예쁘게 입고 나갔다. 걱정하지말라고.

하지만 그런건 나 혼자만의 노력이었고

매번 이혼한 상대방의 얘기를 물어보고는 감정조절이 안되어서

중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히스테릭하게 고래고래 소리질러서

항상 끝은 눈물로 혼자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던것도.

이때 끊어냈어야 됐을까?


저것들 말고도 도망쳤어야하는 순간들은 수도 없었지




근데 성인이 되고나서야 

마음담긴 생일선물 한 번 못받았다는걸 깨달았을때

먼저 전화 한 번을 안해주다가

뒤에서 돈 필요할때만 연락한다고 말한 걸 듣는 순간,

자취하고 나서 집에 한번만 와달라고 반년동안 얘기했어도  한번을 안왔을때 



내 가족중 일부를 처음으로 버렸다


뒤에서 그래도 부모인데 너무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다른 한쪽 부모랑 교류하며 잘 살아봐야지 다짐했다.

이혼 가정이 뭐 별거라고


하지만 착각이었다

나는 내 선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잘못살고있다면서 니가 고지식하고 바보같은거라고

매번 다그쳐도 방향이 조금 달라도 

걱정과 사랑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참다가


정말 연락 안할때가 내 마음과 정신에 평안을 가져다준걸 깨달았을때


내 평생의 반려자와 그 가족들을 만나며 

진정한 사랑이 뭔지 배우고

가까운 지인들이 이제야 안정되고 평안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며

만족하는 삶을 사는 중인데


난 너 행복해보이지가 않는데? 라며 말하는 순간

아, 나 여지껏 가스라이팅 당했구나

그냥 가족의 울타리 안에 안전하게 두고싶은게 아니라

웃어른과 아랫사람으로 두고 통제하고싶은거구나 깨달았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어디 감히 어른한테 이러냐며 가르치냐고 질책당하고

본인 하는 모든 무례한 말들은

어른이 서운하게도 이해하고 넘겨라

내가 서운한건 웃기고 이상하고 이해안되고

어른이, 부모가 자식새끼한테 이정도도 말 못하냐며

합리화됐다는 걸 이제 알았다.


아니 이미 알고있었는데 무시했다.

나도 살가운 자식은 아니니까

어디가서 막 자랑할만한 자식은 못되니까 



근데 있잖아

나도 부모한테 사랑받으면서

당장 매달 생리대 살 걱정 안하면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학원다니고 싶었어.

적어도 내가 무슨 음식을 못먹는지 좋아하는지

시시콜콜한 챙김을 받고 싶었어

선물도 거창한거 아니고 다이소지갑이라도

내가 귀여운거 좋아하니까 사왔다고 했다면

난 그 지갑 구멍이 날때까지 썼을거야..



통화할때마다 1시간 내리 소리지르다가 

목아프다고 끊는 부모가 아니라..


날 질책하는 말이 아닌

그냥 잘지내냐 아픈 곳 없냐고 따듯하게 물어봐주고

소소한 일상 공유하다가 기분 좋게 끊는 통화를 하고싶었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

집에 갈때도 책잡히지않게 좋은 옷 입고 긴장하고 가는게아니라

츄리닝을 입고가도 내새끼 오느라 고생했다며 

따듯하게 맞아주는 거였어



이 모든거 그냥 혼자만 알고있었을때

외롭긴했지만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소중한 사람들한테까지 그렇게 대하는건

너무 비참해서 사과조차도 미안하더라고

내 부모가 이런 사람들이라는 거 보이고 싶지않았는데..

너무너무 슬프고 비참하고 창피하고 

감정이 서로 뒤엉키다가 결론을 내렸어



더이상 지쳤고 더이상 비참하고 싶지않아

난 이제 내가 선택한 가족들이랑 살아갈래


처음으로 명절에 가족끼리 싸움하는 걸 안보고 지나가고

처음으로 함께한 명절 밥상에 지나가며 좋아한다 했던 

정말 손 많이 가는 반찬이 내앞에만 놓여있더라고 

그 땐 집에와서 정말 많이 울었어

그리고 매년 그 반찬이 빠짐없이 내 앞에 놓이고

못먹는 음식이나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주고

지나가는 길에 내 생각이 나서 샀다는 비닐봉지에 담긴 애정들도

항상 따듯한 말과 내가 부담스러울까봐 조심히 행동해주시고 정말 내가 힘들까봐 상처받을까봐 배려하는 모습들이


내가 바랐던 가족의 모습이 여기있고 나를 기다려

수 년째 변함없이 보듬어주는 가족들한테 갈래

이제 외로운 것도 ,비참한 것도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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