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보러간다고 버스 탔는데 거의 만석인 거야
퇴근길이면 항상 그랬어서 네정거장 남았으니 버티자 생각했어
다음 정거장은 사람이 엄청 많이 탈 것 같아서 구석으로 들어갔거든
근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하는 거야 이대로 서있다가는 기절할 것 같았어
그래서 주저앉았는데 내 앞에 계신 분이 어디 편찮으시냐고 하면서 자리를 양보해주셨거든 그래서 앉게됐는데 앉자마자 쓰러졌나보더라
눈감고있었는데 앞에서는 난리가났어 119 오고있냐 지금 여성 분 쓰러져계신다 사람들이 다 나만 보고있더라고.. 나 자리 양보해주신 분이 누구 사탕있으시냐고 평소에 기립성저혈압 있으시냐고 물어보고 사탕얻어서 내 손에 쥐어주심 얼마있지않아서 구급대원 분들 오시고 나는 부축해서 구급차 안에서 간단한 진료받았음 응급실 가야하나? 싶어서 엄마랑 통화시켜드리고 괜찮을 것 같다고 하고 나오는데 택시를 불러야하는데 못 부르겠더라고 앞으로 고꾸라졌음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일하던 엄마 오시고 아빠까지 오셔서 나 태워가심.. 아빠랑 사이 안좋아서 거의 두달동안 말 안하고 있었던 차였는데 엄청 챙겨주시더라..
나는 왜그랬던 거 같냐면 .. 최근에 수면제 복용하면서 입맛이 사라져서
거의 3일간 굶었었어 배고프면 막대사탕 하나 에너지바 1/3개 먹고 배 안고프면 빈속에 약먹고 물먹고 그랬었어 그래서 그랬나봐..
평소에도 기립성저혈압 + 빈혈 + 미주성 다 있어서.. 더 그랬던 듯
혈압도 낮다고 하고
집에서는 멀쩡해서 산책이라도 다녀오자 했는데 쓰러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 너무 너무 죄송하고 감사해 그 자리양보해주신 분과 도와주신 분들 버스기사님께도 엄마아빠한텐 죄송하고
+) 다들 더운데 조심하고 혹시라도 몸 불편하신 분이 계시면!!
꼭꼭 양보해줘 나는 그분이 나를 살렸다고 생각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