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우리 집은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고 할아버지는 매일 동네산책을 다니셨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
그렇다고 이웃들과 대화를 나눌 만큼 사교적인 성격은 우리 가족 중에 없었고 오다가다 얼굴 보면 눈인사 정도 하고 살았어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안 보이시니까 지나가던 이웃이나 동네가게 사장님들이 나한테 말을 걸어와
대놓고 할아버지 돌아가셨냐고 묻거나 어르신 요즘 왜 산책 안 다니시냐고도 물어
내가 돌아가셨다고 답하면 언제냐? 건강해 보이셨는데 어쩌다 그랬냐? 이런 질문을 몇 마디 더 던지다가 그걸로 끝이야
어떤 애도나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그냥 끝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자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남의 아픔을 들췄으면서 그러고 끝내면 안 되지 않아?
이제껏 열댓 명이 넘는 사람들한테 얘길 들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다니시던 이발소 사장님 딱 한 분만이 할아버지 좋은 곳에 가셨을 거라고 위로해주셨어
어제도 또 비슷한 일을 당하고 집에 와서 펑펑 울었어
할아버지의 죽음이 얄팍한 호기심거리로 취급당하는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해
그외 이웃들의 사소한 행동에 상처받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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