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보고 나니 생각난다
어렸을 때 외가에 사촌언니가 결혼할 사람이라고 형부를 데리고 왔는데, 직업도 좋고 사회성 정말 좋고 유쾌한 서글서글 호남형이라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
근데 초등 저학년인 어린 내가 보기엔 그 부리부리한 눈빛이 너무 무서운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대놓고 험하다거나 더러운 눈빛은 절대 아닌데 쎄한 그 묘한 게 있었어
그래서 같이 온 혈육이랑 엄마한테 내가 저 사람 너무 무섭게 생겼다고 하니까 다들 왜그러냐면서 의아해했어
그러다 내가 좀 겁먹은 티가 났는지 나한테 그분이 웃으며 악수하자고 다가왔는데 질색팔색하면서 울어버렸어
엄청 어린 애기처럼 거의 뭐 자지러지는 수준으로
원래 잘 안그러던 애가 이렇게 우는 거 너무 오랜만이라 엄마도 당황할 정도였어
분위기가 머쓱해지니까 애가 너무 소심해서 그렇다고 얼버무리면서 넘겼는데
그때 나이 지긋한 친척 어른 한분만 인상이 조금 그렇긴 하지? 나한테 속닥거려서 둘만 공감했었어
그리고 십년 넘게 애도 셋이나 낳고 화목하게 잘 사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남자가 밖에서 애낳고 두집 살림 하고 있었음;;
그 여자가 본처 자리 내놓으라고 깽판쳐서 들통났다고.
사촌언니 엄청 아끼는 척 일도 절대 못하게 하는 바람에 경제력 없어서 이혼도 못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