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 살게 된 덬인데
1차 마라탕 도전한 후기는 해거방에 적었다가 뭔가 후기 방에 어울리는 것 같아서
2차 도전 후기는 후기 방에 적어봄
암튼 지난 마라탕 후기 요약 3가지
1. 매운맛에 과감해져라
중간 매운맛도 한국 마라탕 1단계 맛에 못 비빔
중국(상하이 기준)엔 생각보다 매운 요리가 별로 없는 것 같음
2. 현지에선 한국처럼 마라탕을 바가지로 먹지 않는다
한국에서 하듯 한그릇 푸고 나니 내가 진짜 많이 펐다는 걸 알게 됨
중국 사람들 보니 다들 좋아하는 재료 몇가지만 담아서 소소하게 먹음
3. 가게마다 맛 차이가 심하다
4. 마라탕 가게 생김새나 주문 방식은 한국이랑 중국이랑 똑같다
고대로 시스템을 가져왔나봐
암튼 이런 깨달음을 얻고 다른 지역도 여행하며 먹어 보려 했으나
지금 상하이 너무 더움 찜통임
그래서 그냥 배달 마라탕으로 도전해보기로 함
1. 프차 마라탕
어느 블로그에서 찾아보니 장량 마라탕?이 유명한 프랜차이즈라 함
프차면 아무래도 맛의 표준이라는 것이 있겠지?
중국의 배민이라는 메이퇀으로 시켜보기로 함
중국 배달비 겁나 싸거든
1000원이 안 되는데 이것도 거의 매번 할인 되어서 180원 하나?
암튼 시켜봄
한국에서도 메뉴 하나하나 골라 담는 건 귀찮아서 못하는지라
간판 메뉴라는 걸 그냥 시켜봄
마라탕 위에 놓인 저 벌건 고추 더미가 좀 두렵긴 하지만 일단 서까!
먹어본 결과
역시 맵지 않음 국물은 살짝 밍밍(담백한 국물 베이스)하고
나는 분명 차돌을 담았는데 뭔가 흐물흐물한 고기가 담겨 옴
그리고 기본으로 우동면이 들어가 있더라고
한국이라면 보통 옥수수면이 들어가 있었을 텐데ㅠㅠ
그렇다고 이상한 맛은 아니고
심심한 국물이지만 적당한 마라탕 맛이었음
다만 고기가 매우 아쉽더라구
글구 저기 사진 왼쪽에 노란 봉지가 젓가락 숟가락 담긴 봉지인데
저기에 숟가락이 진짜 내 엄지 손가락만한 게 들어 있음
고객이 절대 이 마라탕 국물을 숟가락으로 퍼먹을 리 없다는 강한 확신이 느껴졌음
그럼 아예 숟가락을 주지 말지 왜 주지? 아 받치고 먹으란 건가?
암튼 나는 쉐프의 의도를 무시하고 그냥 우리집 숟가락으로 퍼 마심
2. 한인타운 근처 마라탕
지난 배달 마라탕의 교훈으로 직접 재료를 선택해 주문하기로 함
나는 푸주 두부피 어묵 종류를 매우 좋아해서 그걸로 잔뜩 담음
생각보다 맵지 않다는 걸 경험했음에도 좀 두려워서(나 맵찔이)
중간 매운맛으로 선택
문제는 한국은 매운맛 기껏해야 마라맛 강도만 정하면 됐는데
여기는 뭐 산초 어쩌고
뭐 어쩌고 선택이 디게 많더라고
tmi
고수는 중국 음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뺄 수 있는 선택지가 항상 있음
오히려 다른 향신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거 같어
암튼 대충 겁나서 중간 매운맛만 골라서 넣어봄
그랬더니 이 허여멀건한 게 와서 당황했어ㅠ
곰국이여 뭐여
국물 먹어보니 마라맛이 나긴 해
하긴 마유는 기름색이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침착하게 냉장고에 있는 두반장을 살짝 떠 넣음
약간 빨개짐
대충 마라맛이니까 먹기로 함...
여긴 한인 타운 근처라 그런건가 어쩐건가
국물에서 사골 맛이 나긴 함
문제는 저 분홍색 덩어리 고기
난 분명 등심육이라고 번역된 걸 골랐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깃덩이가 옴
내키지 않지만 살짝 먹어봤는데 닭고기 같기도 하고
돼지고기 같기도 한 식감임
맛이 이상하진 않은데
(대만 금광 박물관 근처에서 먹었던 그런 양념에 버무려져 있음)
정체를 모르니까 두려워서 포기...
tmi
중국 코스트코 가보면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개구리 고기가 상시템이다
생각보다 개구리 고기 많이 먹나 봐
그래서 가격이 얼마냐
대충 첫 주문 할인 받아서
(가게 마다 첫 고객 할인이 있음, 할인 많이 받고 싶으면 지점을 바꾸면 됨 ㅋㅋ)
1번 마라탕은 한화로 5000원 가량(한국 마라탕 기준 양 적음)
2번 마라탕은 한화로 7000원 가량(1번 보단 많지만 한국 마라탕 기준 양 적음)
정도 되는 듯
결론
생각보다 중국 마라탕이라고 엄청 뭐가 다르지 않다
다만 한국 마라탕이 더 맵고 사골 육수 맛이 진하고 양이 많다
그거 빼면
고르는 방식도 생긴 모양새도 다 비슷하다
고기 종류는 다양(간 등 내장류도 있음)하게 고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