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엄마랑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시는데 며칠 전에 아빠가 밤에 심각하게 나를 부르시더니 엄마가 요즘 실수가 너무 잦고 작년이랑 행동하는 게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시면서 치매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하시는거야
엄마가 작년에 뇌혈관 수술 1번 시술 1번 받으셨고 외할머니가 치매를 오래 앓으셔서 가족력도 있으시니 좀 걱정되셨나봐 mri찍었을 때 뇌에 군데군데 죽은 부분들이 있었는데 어떤 의사분은 엄마가 또래보다 점들이 많다고 하셨고 어떤 의사분은 본인 가족이 엄마랑 비슷한 연배인데 비슷하다고 하셨었거든 최근에 찍었던 mri에서도 흰점이 많이 보이긴 했었음
아빠 최근에 유튜브도 치매 관련 영상 많이 보시고 가족단톡방에도 맨날 치매 영상 공유하심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엄마랑 나랑 반응이 없으니까 불러서 말씀하셨나봐
아빠가 엄마한테 바로 얘기하면 기분 상할까봐 나한테 얘기해서 검사 받고 오라고 하심 엄마는 실수한 건 맞지만 정신이 없는 건 아니다고 기분 나빠하셨지만 아빠의 의심의 눈초리를 걷으려면 검사하고 오는 게 좋겠다고 잘 얘기해서 보건소에 가보자고 했어 최근에 나랑 있을 때도 엄마가 평소답지 않게 실수하시고 나는 뭐 그럴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넘긴 게 몇번 있긴 했거든
치매검사는 주소지에 관할 보건소로 가면되고 예약없이 9-6시 사이에 점심시간만 피하면 어느때나 가능했어
가니까 치매 검사 왜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시기에 배우자분이 의심해서 검사 받으러 왔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은 방에 보건소 직원분이랑 엄마랑 두분이서 들어가서 검사 진행했고 나는 밖에서 기다렸는데 오늘 몇년 몇월 몇일 무슨 요일인지, 긴 문장 불러주면 최대한 기억해서 말하기, 숫자계산, 그림 그리기 등등 시키시는 거 같았어
결과는 백점 만점에 백점! 엄마 배우자분께 보여드릴 결과지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동의서 하나 받고 결과지도 작성해주셨어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과지 기다리는 동안 다른 보건소 직원분이랑 얘기했는데 요즘은 60대 되면 검사 받으러 오시는 분들 많대 검사는 1-3단계 있고 엄마가 받은 건 1단계고 보통 1년이나 2년에 1번 정도 받는대
집에 와서 결과지 보여드리고 아니라고 더 이상 의심하지 마시라고 하고 끝냄
~ 해피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