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heqoo.net/review/3289531703
(역시나 또 긴글ㅎㅎ)
안녕 후기방덬들! 윗글을 쓴 원덬이야~
많은 덬들과, 가족들, 친인척들, 지인들, 가족들의 지인들까지 전부 응원해주고 기도해줬는데
우리 아빠는 7월 1일에 결국 떠나셨고, 어제 발인까지 마무리지었어
아빠는 마지막까지 살 의지가 가득한 분이셨어
아니, 살 의지가 아니라... 그냥 집에 나아서 가는게 아빠한텐 당연했어
일반병실로 내려와서 아빠를 하루종일 간병하는데, 가장 고농도의 산소를 받으시는데도 산소는 거의 91이고, 하루동안 3번정도는 고열에 시달리시더라고
중환자실에서 좋아보이셨던 모습은 딱 그때뿐이었구나 싶었어 다른 순간은 전부 이런 고통뿐이었겠구나
근데 신기하게도 수치 떨어지면 아빠가 손내밀고 내가 손을 꼭 잡아주면 산소수치가 95로 올라가고 그랬어
내가 장난스레 “내덕이야~” 이러면 아빠가 왠일로 “그래 니가 있어서 안심된다” 하시더라고
(아 회상하니까 아직도 모든게 눈물버튼이네ㅎㅎ)
숨차고 열나는 와중에도 내 밥을 계속 챙기셨어
밥은 먹었냐고, 의식없다가 깨어나시자마자 날 보고는 먹고 왔냐고
저녁때가 되면 빵 사오라고, 너 와구와구 빵 먹는 모습 좀 보자고
(내가 잘 안챙겨먹어서 걱정이 심하셨거든)
그리고 산소 기계때문에 내가 기저귀를 갈아드려야하는데 처음이니까 잘 못해서 처음엔 아빠가 많이 신경질적이기도 하셨는데
(딸 앞에서 그런 모습 보이고, 내가 버벅거려서 지저분해지고... 가뜩이나 2~3주 아프셨던분이 얼마나 날카로워져있었겠어...)
그리고 동영상 열심히 봐서 새벽에는 그래도 나름 흉내냈는데
“나 그래도 아까보다 낫지~?” 하니까 아빠가 조용히 손 가져와서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 토도독 간지럽혀주시더라고...
산소가 81까지 내려가면 두손으로 아빠 손 꼭 잡아주면서 “괜찮아 아빠 우리 아빠 견딜 수 있어 괜찮아” 계속 이 말 반복하면서 손 잡고 이마 닦아주면 천천히 회복하고..
물 조금 마시면 기침이 올라와서 사레들리는 순간 너무 위험해지니까 물조차도 금식이었거든
그래서 거즈에 물 적셔서 아빠 입이랑, 입 속 적셔주고 물 조금씩 넘겨주고
조금만 목말라도 그렇게 못참겠는데, 도대체 이걸 며칠을 버티신걸까 하면서 계속 울컥하더라고
열 나는 와중에도 내가 아이스팩 시려? 다른곳에다 놓을까? 물어보면 “아냐 이거 끼고있어야 열내리지” 하면서 그냥 자기가 지금 열 내리기 위해 그 행동을 하는게 당연하고, 나을 의지가 그냥... 넘치는 수준이 아니었어 당연한 분이셨는데...
(그리고 사실 병원에서 교수와의 소통문제나 간호사와 이슈가 있었던거나 아무튼 좀.. 마냥 병원 의료진 처치에 대한 기억이 좋진 않지만 굳이 적지는 않을게)
그리고 27일 오전에 중환자실로 가셔서 기도삽관하고 그날 오후에 병원에서 위독하시다고 전화왔어 혹시 모르니까 임종면회를 오시라고 근데 그날은 버텨주셨고... 의식은 수면제를 쓰니까 없으셨고...
나 그날부터 평상복에 양말까지 신고 손에 풀충된 폰 들고 생활했어 폰 베터리 80이하로 내려가면 불안해지고... 언제 전화올지 몰라서 매일 울다 괜찮다 반복했어 며칠동안 중환자실 정식면회말고 따로 병원에서 시간 줘서 임종면회를 두번 더 뵈었어
그리고 1일에 전화가 왔어
많이 위독하고, 오셔서 임종 못보실 수도 있다고
받자마자 뛰어서, 택시잡고 내려서 중환자실까지 또 뛰고
내가 도착할때까지 버텨주셨더라 그 모습도 버텨주신거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신체 반응 수치는 있으셨고 사망선고 전까지 손잡고 계속 말했어
그리고 5분정도 뒤에 돌아가셨어
어 그리고... 가족들한테 소식 전하고 올라오시라고 하고... 엄마 챙겨서 와달라고(우리엄마는 파킨스병이시니까...) 부탁드리고...
나는 가족들 오기 전까지 그냥 할 일 했어
창구에서 가퇴원 수납하고, 사망신고서 떼서 중환자실 드리고, 장례식장 잡고, 안치하시는거 지켜보고, 장례식 상담하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몰라... 이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좀 칭찬해주고싶네)
그리고 상복 입고, 장례식 하고, 손님 맞고
외동딸이니까 내가 상주였구
(여담이지만 장례식 내내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이제 ㅇㅇ이가 힘내야해, 엄마 챙겨야지” <<이런 류였는데, 뭐... 나만 힘든거 아니고 엄마랑 나랑 서로 힘내서 의지해야지. 나는 외로움 잘타서 이제 엄마도 없으면 안되거든ㅎㅎ)
아 우리 아빠 아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한 말이
’젊었을 때 고생만 하다가 이제 쉬려니까 간다고, 너희 아빠만큼 착하고 열심히 산 사람 없었다고‘
진짜 전부 나한테 그렇게 말해줬어
내가 쭉 안울고 장례식 진행하다가, 입관때 가족들이 나 우는 모습을 처음 봤을텐데 많이 놀라셨지 않을까 생각하면 좀 민망해ㅎ
그때 울면서
“아빠 내가 미안해. 아빠랑 약속한대로 내가 아빠가 남기고 간거 다 잘 챙기고, 엄마도 잘 돌보고, 강아지랑 고양이도 잘 돌볼게”
이러면서 엄청 울었거든ㅋㅋㅋ
가족들도 몇 분 눈물 훔치시더라... 우리 아빠는 정말 가족들한테도 잘하는 멋진 형이자 오빠였거든
그리고... 내가 아빠 기도삽관을 설득했는데 사실 그게 정말 후회스럽거든(아빠 원하는대로 하자고 해놓고 내가..
지금 연명 안하기엔 너무 아쉽다고 분명 버틸 수 있는 환자니까 보호자분도 한번만 더 생각해보라는 의료진 말에 혹해서... 이대로 아빠 보내는게 인정하기 싫어서...)
내가 설득하는 바람에 아빠 마지막말도 못들었다는게... 손도 못잡고, 얼굴 마주치지도 못한다는게...
우리 아빠 제일 마지막에 나한테 한 말이 “결국 딸한테 졌네” 이거였어
그리고 삽관 후 간호사실에서 설명을 듣는데 많이 아파하시고 힘들어하셨대... 그리고 잘 안되서 그날 오후에 바로 악화됐어
진짜 미칠 것 같은거야... 내가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아빠는 하기 싫어했는데 내가 아빠 아프게했어...
그래서 내가 사실 이런 말하는거 아니지만... 짐 드리는 것 같고 굳이 할말 아닌데... 가족들한테 죄송하다고 하면서 울었어
아빠가 보여주고 싶으셨던 끝은 그 모습이 아니었을텐데 제가 아빠 그렇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그리고 그날 새벽에 삼촌이 그러더라 “아무도 ㅇㅇ이 원망하는 사람 없어”
더 울었지 뭐야...ㅎㅎ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으면서도 듣고싶었나봐 미움받기 싫어서...
근데 발인때는 안울었어
그냥... 실감이 안났나봐 저게 우리 아빠고, 아빠의 끝이고, 이제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손잡아줄 아빠의 손이, 몸이 없다는게
상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으니까 좀... 좀 무섭고, 무거운 기분이더라
난 갈아입은 그 옷을 입고 소식듣자마자 달려서 임종 지켜보고, 장례식 준비했으니까... 그 옷이 갑자기 무섭더라고
(그리고 양말신고 잔게 무색하게, 전화왔을땐 양말 없어서 맨발에 운동화여가지고 또 발 다 까졌어ㅋㅋ 아빠 보러 뛰었는데 이젠 약 발라줄 아빠가 없다는게 실감나서, 집 와가지구 양말 벗는데 슬프더라)
그리고 집에 와서 부의금이랑 이것저것 정산하고 잤고..
오늘 조의 감사문자 보내고 밥먹고 지금이야
후기방 덬들도 응원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 하러왔어
그때 덧글들을 보고 정말정말 힘 많이나서, 계속 보러 들어가고 그랬어ㅎㅎ
아빠랑 공기청정기 산 후기는 올릴 수 없게 되어서 많이 슬프다
근데 나는
언젠가, 어디에서라도 아빠 꼭 만날거라고 말했었거든
그래서 언제든 꼭 만날거라는 생각을해
그래서 우리 아빠, 엄마, 강아지, 고양이, 나까지 또 다시 만날거야
후회되는게 정말 많다
아무튼 진짜 우리 아빠 응원해주고, 쾌유 빌어줘서 정말정말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