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덬들아? 나는 20대 중반 학식덬이야.
난 얼굴이 제법 괜찮게 생긴 편이야 (제발 뒤로가지 말고 읽어줘ㅠㅠ무릎꿇었다)
누구랑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인스타 팔로워 많게 생겼다는 식이야
실상은 인스타 계정도 없고 유튜브, 블로그, 트위터 뭐 이런 거 아무 것도 안 해 (온리 더쿠ㅎ)
주변에서는 내가 너라면 인스타에서 효소 팔거나 하다 못해 유튜브 계정 키워서 광고 수익이라도 받겠대. 사실 나도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닌데 시작하자마자 너무 현타가 세게 오더라. 뭘 해도 아 이거 찍어서 유튜브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부터 드니까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야. 트루먼쇼처럼 무슨 배역을 맡아서 연기하는 것 같고... 차라리 아이돌처럼 누가 24시간 찍어주기라도 하면 괴리가 덜할 것 같은데 즐겁다 말고 핸드폰 꺼내서 영상 찍는 모든 순간이 너무 어색했엌ㅋㅋㅋㅋㅠㅠ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원랜 성취감도 느끼고 스스로 계발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거든. 근데 주변에서는 더 편하게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안하녜
놀랍게도 유명해지는 게 싫은 건 아니야 (물론 날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면 슬프겠지만...)
단지 사무직에 비해서 일과 삶의 경계가 흐릿해서 인생에 집중을 잘 못 할 것 같아. 맨날 컨텐츠 생각하고 보여주기 식으로 살다보면 제풀에 지칠 듯함..
저번에는 이런 말도 들었어. 예체능도 공부도 다 재능인데 너는 왜 얼굴이라는 재능을 발휘하지 않냐는 거임.....ㅠㅠ 이거 듣고 갑자기 현타와서 진짜 내가 재능을 썩히는 건가 싶어졌어
솔직히 "나도 (or 나 아는 사람도) 예쁜데 그냥 살아" 라는 말을 듣고싶어...ㅎㅎ;;; 신포도적인 생각 맞아 하 나도 사진 영상 찍고 보정하는 게 재밌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ㅜㅜ 놀고 먹기도 짧은 시간인데 다들 어떻게 그렇게 부지런한지 모르겠어..
인플루언서도 적성을 요하는 일 맞겠지? 덬들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은지 알려줘... 고마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