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골에서 형제 많은 집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귀한 외동아들로 자란 아빠께서는 빚을 내서라도 하고싶은건 다 해보라고 하셔서 정서적으론 부족함 없이 컸거든 딱히 농사돕는거나 맛난거 풍족히 못먹는거 외엔 고생이랄 것도 없이 자랐지...그 당시엔 남들과 비교하며 힘든 사춘기를 보냈지만ㅎㅎ
암튼 대학등록금도 안밀리고 내주시고 원하는 과 졸업해서 바로 취업했지만 힘든 일이 내 적성에 안맞는다고 직장을 자주 옮겼지 결국 정년보장된 안정적인 직장 구했고 그래서 내 밥벌이 내가 하고 하고 싶은거 하고 살 수 있으니 굳이 결혼은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지. 그래도 외로웠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고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하고 싶었지ㅎ
그러다 신랑을 만났고 맞벌이 원치 않는다고 해서 의견 따라주고 신랑 따라다니며 임출육 중인데
입덧이 굉장히 심한 편이라 위액까지 게워내기가 일수고 모든 냄새가 역겹고 심지어 글자로 음식을 봐도 속이 안좋고 당연히 광고나 티비도 못보고ㅎㅎ
그러다 입덧이 좀 안정되고 먹을 수 있는게 생기면서 무언가를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것만으로 하루가 행복하더라구
잠도 잘 못자니 잠을 자면 행복하고
아이 낳고는 너무 이뻐서 좋았지만 육체적으로 힘들고 신랑이랑 트러블도 생기면서 우울증도 겪고 이혼위기도 있었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시야를 넓히니 신랑한테도 너무 고맙고 애기한테도 고맙고 이렇게 아이가 건강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게 되더라구
육아는 오죽 힘들어ㅎㅎ 진짜 내 자신의 바닥을 보고 매일매일 감정이 널뛰고 미안해하고 했는데 좀 크니까 말 좀만 잘 들어도 고맙고 사랑스럽고 존재 만으로도 감사하더라구ㅎㅎ
지금 둘째 임신 중이라 또 고통을 반복하고 있지먀 그래서 한 생명이 더 귀하고 소중하고 감사한 것 같아
임출육을 겪기 전엔 그냥 어린아이 같은 심정으로 신랑한테 한없이 바라기만 했는데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이 고생 저 고생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남도 더 배려하게 되고 모든 생명을 더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게 되는 것 같아
애기가 얼집 가면서 손잡고 가는거, 신랑이 하원할 때 엄마한테 인사할거야 하면서 누워있는 나한테 와서 엄마 다녀왔습니다~할 때, 사소한거에 감사합니다~하고 잘못을 얘기해주면 죄송합니다~할 때가 젤 이쁜거 같아ㅎㅎ
그리고 육아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 가치관을 통해 이 아이가 그대로 자라는 걸 보면서 나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고도 무거운 자리라는 걸 매일 느끼게 되고 애기가 커가면서 나도 같이 커가는 것 같아
요새는 그냥 모든 것에 감사하다ㅎㅎ
전에는 행복을 쫓아 살았는데 지금을 그냥 사소한거에 감사할 수 있는 삶이 행복한거란걸 깨달았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