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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일본 호스트한테 빠져서 정신못차렸던 후기(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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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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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가 아니라 후기인점..

지금은 정신차리고 쓰는 글



처음 알게된건 정말 어이없는 계기였는데

일본어 공부한다고 일본 유튜버들 영상을 많이 봤음

그러다 한 유명 유튜버가 호스트클럽 체험하는 영상을 보게됨

웃기고 재밌더라고?

다른 유튜버들 호스트 체험 영상도 보다보니 추천 영상에 호스트들의 유튜브채널 영상들이 뜸

그걸 보기 시작하니까 신세계인거야

평생 알 일도, 관심도 없었던 어둠(?)의 세계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음

그렇게 호스트들을 알게되다가 한 호스트를 봤어

왜 호스트를 하지? 왠만한 아이돌들 보다 더 잘생겼는데 싶더라고

난 한국 커뮤에 떠도는 일본 호스트들 외모가 다인줄 알았고

저런 남자 만나는데 왜 돈을 쓰지? 나도 이해 못했음

근데 너무 잘생긴 사람을 찾으니까 더 궁금해져서 그사람 관련된 영상도 하나하나 찾아보고 인스타 라이브도 챙겨보고 하게됨

그러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진짜 아이돌한테 입덕하듯이 되어버림

근데 아이돌이랑 호스트의 다른점이 호스트는 내가 얼마든지 직접 만나러갈 수 있다는거

결국 얼굴에 빠져서 혼자 덕질아닌 덕질을 하다가 그래 한 번 보러가자 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고 사실 그 사람 보는것도 있지만 그냥 유튜브로만 보던 호스트클럽을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었음

그래서 도쿄 여행 계획을 세우고 무작정 떠났음..


외국인 혼자 가면 사기 당할 것 같아서

틴더로 같이 갈 일본인 여자 친구를 구함

그 친구는 평소에 호스트 자주 간다고 하더라고

내가 ㅇㅇ군 보고싶어서 일본 왔다니까 ㅇㅇ군 엄청 유명하잖아!! 완전 잘생겼지! 이러면서 만난지 10분만에 둘이서 이야기 꽃을 피움


엄청 기대를 하고 가게에 전화를 했으나

쇼카이(첫회방문) 고객은 예약이 다 찼다고함

조금 실망했지만 유명한 다른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친구랑 유튜브에서 봤던 호스트들 가게 도장깨기를 함

요즘 일본에서 한국 인기가 많아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일단 호스트들이 엄청 띄워주고 질문도 많이하고

너무 예쁘다 귀엽다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데

처음에는 부끄럽고 영업이 과하다 생각이 들다가

점점 술이 취하면서 그냥 재밌게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함

가게 몇군데를 돌고나니 손에는 호스트 명함만 50장 가까이 있고

휴대폰 라인에는 읽지도 않은 호스트들 문자가 수십개씩 쌓여있었음


가게 퇴근하고 자기랑 술 같이 마시자던 호스트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랑 바에서 단둘이 술 마시면서 호스트 업계에 대해서 궁금한 것도 많이 물어봄

엄청 어두운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진진하게 듣다가

자기 집으로 가자길래 오늘은 안된다고 거절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뻗음

이게 첫날


다음날에 일어나보니 낮에 만나서 놀자, 둘이 저녁먹자 연락이 엄청 오는데

그 중에 내 맘에 제일 드는 애 몇명 골라서 답장하고 만나줄까 말까 하는거에 도취됐던 것 같음

만나자고 연락온 호스트들 중에 제일 괜찮은 애 둘이랑 친구랑 넷이서 낮에 오다이바에서 놀다가 헤어지고

저녁에 내가 보고싶었던 호스트 가게에 다시 예약을함

드디어 자리가 있다고함

두근거리는 마음에 미용실 가서 헤어 메이크업도 하고 둘이 꺄꺄 거리면서 가게로 갔음


들어가서 그 호스트를 사진지명(사진 콕 찝어서 테이블에 붙여달라고 하는거)하고 기다리는데

다른 호스트 몇명이 지나가고 마침내 그 호스트가 나타남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사람이 내 앞에 있으니까 진짜 연예인 보는 기분이었음

실물이 훨씬 잘생겼는데 향수냄새도 훅 끼치고 

내 앞에 와서 ㅇㅇ쨩? 하고 이름을 불러주니 너무 떨렸음

너무 팬이어서 ㅇㅇ군 보려고 일본 왔다 이야기 하니까 엄청 좋아해줘서 10분간 신나게 이야기를 함

나보고 라인 아이디 물어보는데 당연한건줄 알면서도

한마디로 내 덕질 대상이 내 연락처를 물어보고 나를 또 보고싶다고 이야기하는게 너무 설레더라고


시간이 다 끝나면 오쿠리지명(마지막에 제일 마음에든 호스트를 고름)을 하는데 당연히 그 호스트를 고름

그리고 노미나오시(첫회 요금이 아니라 그 호스트를 지명해서 이제 그 호스트만의 손님이 되는거)를 함

첫회요금은 3만원 정도지만 지명을 하는 순간 술을 안시켜도 기본 15만원부터 시작임

작은돈은 아니지만 이사람 보러 일본까지 왔는데 15만원 쯤이야 하는게 시작이었음

첫회에 노미나오시 해줘서 너무 고맙다면서 

다른 지명손님들도 있었는데 내 테이블에 제일 길게 앉아있어 주고

마치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처럼 하니 기분이 좋았음

(정신차리고 보면 내돈 내고 내가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장인데도) 그 당시에 나는 이렇게 인기 많은 사람이 나를 특별대우 해주는게 고맙게 느껴졌고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사람 기억에 더 남고 싶어서 샴페인을 시켜버릴까 고민하기 시작함

메뉴판을 보는데

어? 샴페인이 몇백은 할 줄 알았더니 20만원짜리도 있네?

지명요금 보다 5만원 밖에 안비싸네?

그리 큰 돈도 아닌데 이정도는 시켜볼까? 아 모르겠다 지르자

결국 주문을 함


내 지명호스트 말고 다른 호스트가 첫 방문에 노미나오시에 샴페인까지 내려주다니 정말 ㅇㅇ쨩은 최고의 공주님이라며

내 지명호스트가 평생 못잊을거라면서 (호구인) 나를 엄청 띄워주기 시작함

지명호스트는 너무 감동이라며 즐거워함

둘이 샴페인 들고 다정한 셀카도 찍고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냄


시간을 연장할 수록 돈이 더 들기 때문에(심지어 자동연장임) 이제는 나가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지명호스트가 나보고 이후에 일정이 있냐고 물어봄

어? 심장이 뛰기 시작함

나는 제일 싼 샴페인 하나 주문했을 뿐이고 이 호스트의 다른 지명고객은 100만원짜리 샴페인 주문하는 걸 봤는데

나한테 애프터를 물어본다고? 뭐지?

예정이 없다니까 그럼 자기랑 바를 가자고 함

이때부터 떨리고 너무 행복해서 망상에 단단히 빠져버림

샴페인 주문하길 잘 했다! 나 특별한 손님으로 기억됐나봐!


그리고 계산을 하는데

분명히 전표에는 35만원이 쓰여있었는데 계산은 50만원대가 나옴

알고보니 35만원에 서비스료 40%, 부가세 10% 별도..

설명해줬던 것 같기도, 못들었던 것 같기도, 기억은 안나는데 거기서 어떻게 안낸다고 하겠음

결국 2시간만에 50만원을 쓰고 나옴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네 다 못쓰겠다

여튼 도대체 왜 저런 일본 호스트에 빠지는지 이해가 안갔던 내가 돈 쓰고온 경위는 저렇고..

그 뒤로 점점 큰 돈 쓰다가 지금은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고있음

나는 가정이 불우한 케이스도 아니고, 사회생활 잘 하고있었고, 친구도 많고, 외롭지도 않았는데 그냥 얼굴에 빠져서 덕질처럼 넘어간거라

나만큼 멍청한덬은 없겠지만 요즘 유튜브나 심지어는 티비에서도 일본 호스트를 양지화시키고 희화화해서 가볍게 다루는 경우가 많던데

거기에 넘어간 사람이 나고 그래서 더 경각심 가져야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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