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고모부 덕분에 인생이 달라지고 있는 중기
6,311 64
2024.06.27 23:19
6,311 64
고등학생 때 왕따를 당한 이후로 늘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었고 언니랑 매일 비교당하면서 살았고 뚱뚱하고 살 빼려는 의지도 없고 엄마가 시키는대로만 살았어 늘 우울했어


대학도 엄마가 가라고 한 학과 갔는데 나랑 너무 안 맞아서 꾸역꾸역 다니다가 휴학하고 사정상 고모부네 집에 잠시 얹혀 지냈어


엄마는 내가 거기서도 아무것도 안 하고 살도 안 빼고 방에 처박혀만 있는 거 듣고 또 언니랑 비교하고 니 알아서 나가 살라 그러고... 그날따라 너무 우울해서 혼자 울고 있었는데 그걸 고모부가 우연히 보셨나봐


다음 날 얘기 좀 하자고 거실로 부르시더니

고모부가 하는 말 따라할 때마다 5만원 줄게 하시면서

처음에 5만원 올려두시고는

나는 ㅇㅇㅇ(언니)도 ㅁㅁㅁ(엄마)도 아니고 ㅂㅂㅂ(나)다

이러시는 거야.. 내가 상황파악이 안 돼서 쳐다만 보니까 5만원 받고 싶으면 얼른 따라하라고

얼떨결에 따라했더니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고... 언니나 엄마 인생 아니고 너 인생이니까 너 하고 싶은 게 뭔지 여기서 지내는 동안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엄마 말 듣지 말고 너 뜻대로 하라고... 막 조언을 해주시는 거야


그러고 또 5만원 올려두시면서

나는 내가 돌본다

또 따라하라고 하시면서 내 몸 내 마음 내가 안 챙기면 아무도 안 챙겨주니까 건강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된다고 고모부가 억지로 시킬 수 없으니까 너가 필요한 게 뭔지 잘 생각해보고 스스로를 잘 보살피라고

대신 병원이 필요하면 병원에 같이 가줄 거고 같이 할 벗이 필요하면 고모부도 같이 다이어트를 할 테니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말만 해달라고


그렇게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시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미친듯이 흐르더라 내가 힘든 순간에 날 이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막 우는데 고모부가 아 나는 요즘 애들은 잔소리 할 때 돈이라도 주고 해야 된대서 그런 건데 나 좀 MZ같지 않았니?ㅋㅋ 이러면서 괜히 분위기 풀어주시고 나 진정될 때까지 토닥토닥 해주셨어


그날 자는데 많은 생각을 했고 그 다음 날부터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일단 무작정 걸었어 난 휴학생이니까 남는 게 시간이라 매일 2시간씩 걷다보니 생각 정리도 좀 되고 살은;; 아주 미미하지만 조금 빠졌더라


무엇보다도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어 우울에 잠식당할 것 같을 때는 고모부가 해주신 말씀 혼자 마음 속으로 되새기면서 마음 가라앉히고 아직은 생각만 하긴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몇 개 생각해봤어


오직 고모부의 저 말들 덕분에... 인생에 의욕이 좀 생긴 것 같아 아직 갈 길이 멀어서 중기라고 썼지만 언젠간 후기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해볼게

목록 스크랩 (2)
댓글 6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쿠우쿠우 블루레일X더쿠❤️] 🍣초밥 더쿠들을 위한 프리미엄 회전 초밥 식사권 증정 이벤트🍣 1604 06.27 51,81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649,12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514,59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877,63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134,58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2633 그외 전화점 중기.. 나중에 후기 가져올때 안 까먹으려고 적는 글 4 21:45 166
152632 그외 일을 능동적으로 하고싶은데 잘안되는 중기 21:20 74
152631 그외 물잘빠지는 욕실화 궁금한 후기ㅜㅜ 1 21:17 86
152630 그외 우울증 15년차 치료 4년차넘었는데 하늘이 노래지는 중기 16 21:09 562
152629 그외 금융 관련 잘모르는데 토스에 돈 넣어두는거 괜찮아?? 4 20:49 368
152628 그외 정신과 약에 대한 고민 4 20:45 178
152627 그외 글라스락 추천해주라 20:37 100
152626 그외 내가 마음이 불안하니까 인간관계도 불안하다 생각하는 거 같아 20:19 147
152625 그외 30대 되니까 친구들이 다 우울해진 중기 10 19:50 1,134
152624 그외 이사간 덬들 새집에 정 금방 붙였는지 궁금한 중기 6 19:15 350
152623 그외 운전이 언제부터 익숙해지는지 궁금한 초보운전덬의 초기 7 19:12 370
152622 그외 덬들도 집에있으면 부모님이랑 말 안하고 방에만 있는지 궁금한 중기 11 19:10 489
152621 그외 시력 건강검진이 맞는지 안경점이 맞는지 궁금한 후기 2 19:08 246
152620 그외 라식/라섹 수술 후 다시 렌즈끼는 덕들 많은지 궁금한 후기 3 18:55 333
152619 그외 자녀계획할때 어디까지 고려해야되는지 궁금한 후기 9 18:11 755
152618 그외 랩다이아나 모이사나이트 사러 종로 가고 싶은데 어느 가게 가야하는지 궁금한 후기 1 18:03 236
152617 그외 외모랑 성격이랑 많이 다른 덬들 있을까? 5 17:56 399
152616 그외 언제쯤 거절이나 불편한걸 타인에게 말할수 있을지 궁금한 초기 4 17:26 337
152615 그외 결혼에 로망 없이 결혼준비 시작하려고 하는데 웨딩플래너가 필요한지 궁금한 초기. 21 17:25 963
152614 그외 엄마랑 싱가포르 가는데 이것저것 추천받는 중기 10 16:33 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