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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작년 겨울부터 천천히 우울에서 걸어나온 후기 (긴 글 주의)
1,122 14
2024.06.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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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덬은 집에 시도때도 없이 사고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시도때도 없이 사고치는 오빠를 둔 흔한 k-가정의 딸이야. 돈 모으면 오빠가 사고치고, 돈 모으면 아빠가 사고 치고, 이런 패턴을 반복해서 살아오다보니 지독하게 무기력증에 시달렸어. 사실 당시에는 내가 무기력하다 우울증이다 이런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아. 근데 항상 그런 생각은 했었어. 나한테 미래가 있나? 내 인생의 끝은 자살로 끝날 것 같긴 하다. 나 먼저 죽으면 엄마가 너무 불쌍하니까 엄마 죽고 나면 나도 자살 할 듯. 이런 생각이 항상 있었던 거 같아.

 

성격이 크게 모나지는 않아서 사회생활하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약간 내가 가진 힘을 다 끌어서 사회생활에 쓰고 나면 다른 거 할만한 의욕과 에너지가 안 남는다고 해야 할까. 스무살 때부터 집안 형편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계속 알바알바알바직장생활 한번도 쉬지 않고 해왔고 집-직장-집-직장-집-직장 거의 이런 생활. 집에 오면 그냥 누워만 있었어. 부끄럽지만 중요한 때 아니면 잘 씻지도 않고. 나는 왜 이렇게 씻는 것도 힘들지? 남들은 잘만 하는데. 그런 생각도 하고. 핸드폰 보면서 도파민 찾아서 끊임없이 덕질만 했고. 방은 다 어지럽혀져 있고. 밖에도 거의 안 나가고 그냥 그러고 살았음. 

 

지금은 그래도 아버지랑 오빠가 맘 잡고 일을 하긴 하면서 전보다는 생활이 나아졌는데, 내 20대와 30대 중반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을 저렇게 살아오다 보니까 저게 습관이 되고 그냥 나 자체가 되어버려서 어떻게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흘러왔어. 나는 내가 타고나기를 기력이 없는 사람, 무기력한 사람, 에너지가 낮은 사람, 이렇게 생각했었음. 미라클 모닝 아침형 인간 이런 사람들 보면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살지? 어떻게 저렇게 매일매일 열심히 자기 관리하고 살지? 하면서 나랑은 아예 다른 세상이구나, 저런 사람은 다 타고난 사람들이구나 했었어.

 

그러다가 작년 겨울쯤, 계기가 좀 웃기긴 한데ㅋㅋ 유튜브에서 오늘의집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어. 집 꾸며주는 영상들 있잖아. 사실 난 원래 인테리어 같은 거 보는 건 또 좋아했거든. 근데 내가 직접 할 기력은 딱히 없으니까.. 그냥 가끔 심즈 같은 게임하면서 인테리어 하고. 모바일 게임 같은 걸로 방 꾸미기나 하고 그랬지. 오늘의집 영상 같은 것도 그런 기분으로 내가 할 기력은 없지만~ 하면서 보기 시작했음. 그런데 보다 보니까 영상 속 사람들 방하고 너저분한 내 방이 참 비교 되더라고. 내 방이라 함은 통일 되지 않은 20년씩은 된 가구들에, 나의 선택이 아닌 다 부모님이 어릴 적에 사줬던 책장, 책상, 옷장, 뭐 그런 것들이었음. 내 취향은 전혀 반영이 안된, 그냥 가지각색의 가성비 가구들. 방 보니까 한숨이 나오더라. 치운다고 쳐도 이건 뭐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잖아. 

 

그 중에서도 가장 거슬렸던 게 있는데 빨간색 꽃무늬 에어컨이었어. 2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옛날에 한 때 저런 가전들이 유행이던 시기가 있었거든. 아 진짜 꼴 보기 싫다.. 생각하다가 오늘의집을 보는데 문득 예쁜 크림색 에어컨 커버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홀린 듯이 에어컨 커버를 샀어. 가격은 만이천원 정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그냥 커피 며칠 안 마신다 생각하고 충동구매했지. 사면서도 아 이거 사서 뭐하냐? 방 꾸밀 것도 아니고! 싶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에어컨에 씌워보니까 갑자기 에어컨이 걸린 방 벽 한쪽이 눈에 띄게 화사해지는 거야. 그게 너무 신기했어. 물론 에어컨 쪽만 화사해지고 나머지 공간들은 우중충하고 그대로였지 뭐. 

 

그러다 오늘의집에서 방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패브릭을 바꾸는 게 효과가 좋다는 조언이 또 눈에 들어온 거야. 인테리어에서 적은 투자로 꽤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는게 패브릭 바꾸기거든. 맞아 에어컨 커버 바꾸니까 다르긴 다르더라. 하고 공감하면서 슬금슬금 든 생각이, 당장 다른 가구를 바꾸긴 힘들지만… 커튼을 한번 바꿔봐…? 였어. 다른 가구들은 너무 커서 노답이었지만 에어컨 커버로 맛 본 달콤한 느낌을 또 맛 보는 건 커튼 정도로는 가능할 것 같았거든. 하지만 간과한 게 인테리어 뭣도 모르는 원덬이 막상 커튼을 바꾸려니까 커튼 종류도 여러가지고.. 길이도 재야 하고.. 할까 말까.. 그냥 하지 말까… 하고 귀차니즘이 발동 되면서 1~2주를 그냥 그렇게 보냄..ㅎㅎ 근데 내 방의 커튼이 이사 올 때 엄마가 산 거고 진짜 우중충한 회색빛색깔에 유아들이 좋아할 법한 별 모양 달 모양 펀칭이 들어가 있는 그런 커튼이었거든. 너무 꼴 보기가 싫더라고. 점점 귀찮은데 하지 말자 <<<<< 꼴 보기 싫다 라는 마음이 더 커져가서, 결국 커튼을 고민고민하다가 주문하기에 이르렀음. 나의 첫 커튼은 하얀색 쉬폰 커튼이었어. 오늘의집 같은데 보면 하얗고 예쁜 방들이 참 너무 부러웠거든. 드디어 커튼이 와서 내가 직접 땀 뻘뻘 흘리면서 커튼 봉도 빼보고 겨우겨우 교체 했는데… 다르더라. 달라지더라. 우중충한 가구들은 아직 그대로였지만 방이 순식간에 정말 환해져서 엄청 감동적이었어. 커튼 하나로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는구나 싶더라고. 

 

그리고 그 다음은? 베개커버랑 이불커버를 샀어. 그 전에는 침대 프레임도 없는 매트리스 덩그러니 놓고 그 위에 이불 하나 깔고 자고 하고 있었어. 이불도 잘 안 빠는 내가 이불 커버랑 베개 커버를? 그러면서도 나는 결국 샀지.ㅎㅎㅎ 에어컨 커버 -> 커튼 사기까지 걸렸던 시간보다 고민한 시간이 이번에는 더 짧아졌어. 내가 이전에 쓰던 이불은 다 엄마가 산 후리스 재질 같은 그런 형형색색의 이불이었는데, 어차피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데 이불 커버가 어떻게 저떻고 그럴 힘도 없어서 늘 불만없이 써왔거든. 그런 내가 처음으로, 내 눈에 이뻐보이는 침구 세트를 사게 된 거야. 바꾸고 나니까 신기하게도 생전 안 하던 이불 정리라는 게 하고 싶어지더라. 오늘의집에서 본 침대 사진들처럼 그냥 그렇게 해보고 싶어진 거야. 

 

참고로 이때쯤에 나는 바깥 산책을 시작했어. 되게 희한한게, 방 안 환경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니까 글쎄 뭔가 하고 싶어지더라고??? 나도 나에게 그런 의욕이 생길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 참고로 내가 산책할 때 도움 받은 어플은 런데이야. 런데이는 달리기 어플로 알려져있지만 나는 먹고 안 움직이는 삶을 3n년을 살았기 때문에, 이미 살이 많이 쪄있어서 바로 달리기는 무리였어. 처음에는 런데이 어플의 걷기 코스를 시작했음. 워낙에 체력이 0인 삶을 살아왔고 직장만 간신히 다녔던 사람이라, 퇴근하면 방전 상태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먹고 누워만 있는 그런 생활만 하다가 갑자기 걷기 코스를 시작하니까 처음에는 너무너무 하기가 싫더라. 그래서 나는 그냥… 질렀어!!! 뭐를? 런닝복과 런닝화를…ㅎㅎ 런닝화가 그렇게 비싸다는 것도 처음 안 원덬… 그렇지만 질렀더니 귀찮아도 아까워서 나가게 되더라고.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는데 생각이란 걸 깊게 하면 안된다는 거야. 아 나가기 싫다 -> 생각 마치기 전에 몸을 그냥 일으키자! 뇌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말자, 이러면서 그냥 냅다 양말 신고 옷 꿰어입고 세수도 안하고 정말 매일매일 나가기 시작했어. 예전에는 드물게 약속 있어서 외출하면 밥만 먹고도 바로 방전 상태였어. 15분 이상 걸어야 되면 일행들한테 그냥 택시타자 내가 걍 택시비 낼게.. 이랬을 정도로 체력이라는 게 아예 베이스 0인 상태였지. 그런 내가 하루에 15분, 20분, 30분 점점 오래 걷기 시작하고, 익숙해지니까 강도 올려서 인터벌 걷기 43분,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내가 느끼기에도 내 체력이 올라가는 게 너무 느껴지는 거야. 30분 거리를 그냥 걸어가도 부담이 없어진 나를 보는데 너무 뿌듯해지는 거야… 그리고 야외 운동을 하니까 변해가는 계절이 비로소 보이더라. 또 언제 어떤 시간대에 나가도 나 말고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는 게 무엇보다 신기했어. 내가 방 안에만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매일 나와서 운동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운동은 지금도 병행 중이야. 지금은 하루 뛰고 이틀 걷고 하루 뛰고 이틀 걷고 이런 식으로 병행 하고 있고 또 하루는 그냥 쉬기도 하고, 워낙 체력이 없었던 탓에 진짜 거북이처럼 가고 있지만 몸무게를 10kg 정도 감량했어.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건 올해 2월쯤부터인데 느린 속도지만 10kg을 뺀 게 너무 신기해.

 

다시 방 꾸미기로 돌아와서, 침대 커버까지 바꾸고 나니까 방 분위기가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음. 그런데 그럼 뭐해. 여전히 우중충한 크기 큰 가구들은 어떻게 바꿀만한 엄두도 안 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생각한 건 뭐냐면, 다른 곳들은 크기 큰 가구들로 가득 차서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지만 문 옆에 80센치 정도 되는 비어있는 벽은 선반을 달아서 꾸며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였어. 선반을 검색해보다가, 나는 화이트 인테리어 보다는 우드가 섞인 따뜻한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는 것도 깨달았어. 예쁘다! 하고 스크랩한 것들을 보면 죄다 우드우드 하더라구. 이렇게 나의 취향을 알게 되고ㅎㅎ 예쁜 우드 선반을 샀어. 선반 다는 법 이런 거 검색해서 내 손으로 벽에 선반을 달았지. 거기에 올릴 식물 조화 같은 것도 같이 사보고… 그랬더니 그 벽면 한쪽만 오늘의 집에서 보던 사진 같아진 거 있지. 그게 너~~~무 뿌듯했어. 

 

그쯤에는 이미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방의 다른 공간도 이렇게 꾸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 왜 안돼? 가구 버리면 되잖아. 내가 사고 싶은 가구 사면 되잖아!! 하고. 하지만 정말 문제는 가구가 아니라, 창고처럼 쌓여있는 내 잡동사니들이 문제더라고. 물건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나는 정리를 시작했어. 

 

서랍이랑 옷장에 쌓인 짐 다 꺼내서 필요없는 것들을 싹 다 버렸어. 인테리어의 시작이 청소와 정리라는 걸 그때 알았음. 이건 갖고 있어야지 했던 것들도 미련 없이 버렸어. 버리는데만 몇 주 넘게 걸린 것 같아. 정리하면서도 종종 현타가 왔거든. 너무 일이 커지니까 와 이거 괜히 시작했나? 와 내가 왜 이걸 하려고 한 거지? 이러면서.ㅋㅋㅋㅋ 중간에 아 그냥 때려칠까 이런 생각도 너무 많이했고. 그래도 한번 시작하고 나니까 이왕 시작한 건데 이제와서 그만두기도 뭐하고… 하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그렇게 짐을 대폭 줄이게 됐어. 옷장도 다 들어내서 너저분한 옷걸이들도 다 새로 사서 통일된 걸로 바꿨고. 

 

그 다음으로 넘어야할 산은 덩치 큰 가구들이었음. 가구는 새로 들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존 가구를 빼는 게 더 문제더라. 이걸 누가 버려줘.. 어떻게 버려… 그런 마음으로 막막하게 있었는데, 또 이리저리 뒤지다 보니까 요즘은 빼기라는 어플이 있어서 신청하면 돈 내고 가구 빼주는 그런 서비스가 있더라고. 그리고 많이 뺄 수록 할인도 더 많이 되서, 나는 방 안의 모든 가구를 다 처분해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에 가구를 뺄 수가 있었어. 대형 가구들을 버리려면 폐기물 스티커도 사야한다는 걸, 이런 사실들조차 나는 그때 처음 알았지. 그렇게 못 생기고 낡은 가구들을 거둬낸 뒤 텅 빈 내 방을 보는데 헛웃음이 나더라. 나 뭐 하는 거지?? 와 나 일 벌린 거 맞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ㅋㅋㅋ 후련한 마음도 컸어. 

 

자 방에 가구들도 싹 사라졌겠다, 이젠 그걸 하나씩 채워넣을 차례였어. 작은 방에 자리만 차지하던 퀸사이즈 매트리스도 버리고, 내 방 크기에 맞는 슈퍼싱글 크기의 매트리스를 내가 직접 골라서 원하는 걸로 샀어. 나무 프레임으로 된 예쁜 침대 프레임도 샀고. 하얗고 깔끔한 색의 옷장도, 나뭇결이 예쁜 책장도 사고. 우드 책상, 우드 화장대, 방 안의 모든 가구들을 내가 원하는 것들로 샀어! 

 

그런데 이 과정은 정말 오래 걸렸어. 비용도 비용이고(하지만 나는 모아둔 돈을 쓰더라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돈이 들더라도 과감하게 투자했어), 경험이 없는 나는 몰랐지만, 가구들이 내 생각과 다르게 제작기간이 길어서 한달씩 걸리는 가구들도 있고 바로바로 오는 게 또 아니더라고. 하나씩 살 때마다 고민도 엄청나게 길게 많이 했어. 내 방에 어울릴지, 한번 들이면 바꾸기 힘드니까 정말 고심해서 사다 보니까 굉장히 오래 걸렸고, 그래서 작년 한 10월쯤부터 나의 변화는 시작됐지만 방이 완성된 건 꽤 최근의 일이야. 반년도 넘게 걸린 거지. 최근에는 예쁘게 정리 된 방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이런 거구나, 매일매일 내 취향으로 꾸며진 방 안에서 자고 일어나고 생활하는 건 정신건강에 생각보다도 더 많이 도움이 되는 구나, 매일 피부로 느끼는 것 같아.

 

격변의 시간 동안 나는 오랫동안 그냥 돈 벌려고 다녔던 미래도 없고 뭣도 없는 직장을 때려쳤어!ㅎㅎ 아 시원해.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내가 내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리라고는 그때의 나는 진짜 몰랐네. 하지만 3n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의욕이라는 게 생겼고 내가 진짜 해보고 싶은 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렇게 변해오면서 이루어낸 성취감들이 나도 뭔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알게 만들어줬거든. 그만 둘 때 상사한테 나이도 있고 한데 후회 안 하겠냐고, 그런 소리도 들었지만 현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 중이야. 주식투자 하면서 조금씩이지만 퇴직금이랑 조금 모아뒀던 돈도 불리고 있고. 

 

요즘 나는 루틴을 만들어서 생활하고 있는데 마이루틴이라는 어플로 매일매일 루틴 체크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어. 루틴이라는 게 정말 중요한 거더라고. 하루하루 내가 만든 룰을 지키는 것에서 오는 성취감들이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는 것 같아. 요즘 나를 만나는 주변 사람들은 너 정말 많이 변했다는 얘기들을 해. 이제는 매일매일 운동하고 매일매일 샤워하고 하나씩 내 취향이 담긴 물건들을 사서 방에 놓고 나를 위한 것들을 사. 나를 위해 미용실에 가서 십수년만에 머리도 다듬어봤고 처음으로 귀도 뚫어 봤고 신발도 사고 옷도 사기 시작했어. 안 하던 건강관리를 위해 영양제도 먹어. 내가 그동안 귀찮은데 저런 걸 왜해? 저런 거 안 해도 잘 살 수 있어! 라고 생각했던 행위들이, 사실은 정말로 싫고 귀찮아서가 아니라 내 안의 무기력이 내 의지까지 집어삼켜서 그렇게 합리화한 거였다는 걸, 나는 사실 이런 것도 좋아하고 저런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걸, 그걸 30년 넘게 살고 나서야 깨닫고 있는 중이야. 이제서야 내 취향을 알아가는 느낌.ㅎㅎ 그렇다고 지금의 집안 형편이 엄청나게 나아진 것도 아니지만 내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으로 만족해. 그리고 이 우울에서 내 스스로 걸어나왔다는 것이 때때로 자랑스러워! 내 길고 지루한 얘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이제 저녁 운동 갈 거야. 내가 그랬듯이 우울에 잠겨있는 다른 덬들도 늘 평안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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