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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듣보잡 전문대 졸업에서 유학없이 외국계 회사 취업하기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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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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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얘기: https://theqoo.net/review/3283543661


나 사실 어제 갑자기 일하다 시간이 남아서 위 글 되게 충동적으로 썼거든? 

그래서 일톡에 올릴 때 큰 기대도 없었고, 더쿠는 워낙 글이 빠르게 지나가 버리니깐 10명만 기대해줘도 감사하다 이랬는데, 

다른 덬 얘기듣고 후기 방에 올렸더니 더 마니 남겨줘서 기분 좋았다 :) 

그래서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서 쓰고 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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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더 긴 얘기를 해볼게.

 

말했지 어제 2번째 계약직 갔는데 3개월 계약임에도 1달 만에 잘렸잖아...ㅎㅎㅎ
그렇게 다시 백수가 되니 내가 너무 쓸모없고 능력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아서 정말 우울했는데
그렇다고 집에 쳐박혀 있기엔 가족들한테 너무 쪽팔리고, 다시 또 그 백수 생활로 돌아가기는 절대 싫어서 바로 다시 구직 사이트를 미친듯이 뒤짐. 

그래도 광고 조큼 배웠으니깐 IT/광고/마케팅 이 쪽으로 직무를 알아봤는데

내가 배워봤자 전공도 아닌 국가 교육 3개월이고, 일이라고 해봤자 알바 1달에 잘린 계약직 1달 합쳐 겨우 2개월이 다 잖아?

 

그래서 진짜 닥치는대로 많이 넣었고 진짜 다 떨어졌다. 근데 진짜 너무 많이 떨어지니깐 그 때 대부분의 면접을 테헤란로에서 봤거든?
와 이 높고 많은 빌딩에 내 자리 하나 없을 수가 있나란 생각이 들면서. 음료 하나 사서 나오는 편의점 직원은 물론

나이 드신 수위 아저씨까지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없이 부러웠어. 

 

그러다 어느 IT 벤처기업 (라떼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벤처기업이었단다 ㅎㅎ) 에서 면접 보라길래 긴장하고 갔는데 규모가 작은 곳이었어.

작은 건물의 한 층을 3개의 사무실이 나눠썼고 그 회사 직원은 5명 밖에 없드라.
과장님과 인터뷰를 했는데 나의 열정을 다행히 좋게 봤는지 3차로 올리셨고 대표님 면접을 마지막으로 붙었어. 이번엔 계약직이 아니라 정직원으로 :)

그 땐 규모고 머고 나를 써준다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해서 닥치는 대로 머든 일했다. 대표님 방에 손님오면 안내하고 커피 타는 것도 내 일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 아닌 사이트 운영일도 나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열심히 했어.
그게 예뻐보였는지 점점 더 일을 주셨는데 그 일은 외부에서 우리 플랫폼에 광고를 하고 싶다 연락이 오면 회사 소개서를 메일로 전달하고 안내하는 일이었어.

근데 회사 소개서가 내용은 둘째치고 너무 못생긴거야. ㅎㅎ
나는 이왕이면 내 회사 소개서가 좀 더 멋져/있어 보였으면 좋겠고, 
내 기본 성향도 미적인 거에 조큼 예민해서 노트 정리부터 예쁘게 하는 스타일이란 말이지. 
폰트만 좀 바꾸고 정돈만 잘하면 훨 나아질 것 같은데 다들 왜 안 건들지하며 내가 막 고쳐봤어.
다행히 기존 소개서보다 훨 나았졌고, 그 걸 본 대표님이 그 담부터 PPT 업무를 많이 시켰어.
경력이 쌓이면서 일도 좀 더 능숙해지고, 회사도 잘 성장해서 내가 입사할 때 6명이던 회사가 10배까지 커졌어.

 

거의 5년을 그렇게 매달려서 일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체계와 전문성 없이 닥치는대로 쳐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고민을 옆자리 대리님께 말하니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으면 광고 에이전시를 가야 한다는거야. (ex, 제일기획) 
근데 에이전시에서는 아무나 안 뽑아주니 코바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광고 교육원이 있으니 그거라도 배워보래.

그 얘기를 듣고 5년 다니던 벤처 회사를 그만두게 돼. (그 때 아직 20대 였는데, 그만두면서 수고했다고 공로상도 받음 ㅋㅋ) 


갔더니 그 때 시대가 TV나 옥외 광고에서 온라인/디지털로 많이 넘어오는 시점이어서 광고 트렌드가 많이 바뀌니깐
회사들이 그런 업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기존 마케팅부서 직원들에게 온라인 광고 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보낸 곳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있더라구.
나는 그만두고 배우러 온 백수여서, 교육 과정 3개월 동안 100% 출석률을 자랑하며 열심히 다녔지.

최종 수료 과제가 PPT였는데. 내가 전 회사에서 그런 일 많이 했다고 했잖아.
그래서 열심히 시간 투자해서 만들었더니 거기 선생님한테 칭찬도 받고, 같이 교육받는 분들도 자료 따로 줄 수 없냐고 물어봐줘서 꽤 뿌듯했다. 
그리고 나는 우수 수료자로 그 교육 과정을 마무리했어. 

 

난 이 정도면 회사 5년 경험치에 교육도 들었으니 넣어볼 수 있겠다 생각하고 에이전시에 이력서를 막 돌려봤어.
작고/큰 에이전시 구별없이 다 넣어봤던 것 같은데 역시나 비슷한 업무를 했던 에이전시 출신 사람들만 찾더라.
그렇게 또 막 떨어지다 한 군데를 넣었는데 영어 이력서도 달라는거야.

난 영어는 못했지만 영어 이력서도 달라는 건 뭔가 그린라이트 아닐까란 생각에 언니 붙잡고 영어로 작성해서 보내버림 ㅋㅋ

그리고 실무진 면접이 잡혀서 보고 있는데, 먼가 잘 풀렸는지 대표님 면접을 이어서 보쟈네?
그랬더니 외국인 아저씨가 들어오는거야.  이게 왠열... 어떡하지 어떡하지 했는데 다행히 실무 면접보던 이사님이 중간에 통역을 해줘서 면접은 마무리했어.

 

그리고 신기하게도 합격. 근데 알고 봤더니 그 회사가 원래는 외국어를 할줄 아는 사람만 뽑는데,
한 브랜드의 일이 영역이 넓기도 하고, 또 그 광고주가 너무 독해서 자꾸 사람만 뽑았다 하면 그만두길래, 
외국어 보다는 경력 & 여러 경험있는 사람을 뽑자 했는데 내가 다행히 그 조건에 조금 맞았던거지. (회사가 급하기도 했고 ㅎㅎ) 
일을 하는데 난 에이전시가 처음이라 그 프로세스를 거의 이해 못해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리포트를 써야 한다는 것도 몰랐고,

광고주들이 죄다 외국 회사여서 모든 문서가 영어였는데 그 때는 파파고나 챗GPT 같은게 없어 남들 이해하는거 2배는 걸리고,
위클리 미팅할 때 영어로 발표하라는데 너무 공포스러워서 덜덜 떨고. 와 초반 3개월은 정말 죽상이었다.

원래는 3개월 수습 후에 정직원으로 가잖아. 근데 중간 리뷰 면접을 하는데 상사가 너가 우리 회사랑 잘 맞는지 아직 애매하다.

그래서 수습 기간을 6개월로 늘릴 수 있겠냐고.. 와 나 나름 경력자인데...난 여태까지 뭘한건가 부터.. 난 여기서 최선을 다했는데 몰라주네..

 

그런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나도 이딴 회사 필요없어요. 치사하다! 하고 나가고 싶었지만..

내가 전에 3개월 계약직 일 못해서 1개월 만에 잘렸다고 했잖아 ㅎㅎ
그 때 기억이 나면서 내가 5년만에 첫 이직인데 이대로 끝내 버리면 또 다른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은거야.

그래서 이대로라면 잘리는 거니깐 좀만 더 버티고 회사가 날 필요로 할 때 그만두는게 복수다 생각하고 그 제안을 받았어. 


그 이후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그 힘든 광고주가 요청하는건 다 들어줬어. 
야근도 많이하고, 광고주 독한 소리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지만..차라리 외부에 있는 광고주가 싫은게 낫지 여기서 잘리기는 더 싫었거든
다행히 노력이 보상을 해줬고, 회사와 나 점차 케미가 맞아 이 회사를 난 5년이나 다니게 돼. 

 

여기가 그 외국계 회사냐고? 아니야.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모두가 다 아는 브랜드에 규모도 큰 편이야. (전세계 직원 2 만 5 천명 / 매출 25조 이상 )

 

아직 그 회사까지 다이나믹한 얘기가 좀 남았는데 내가 말이 많은건지.. 또 이렇게 길어져 부렀어. 

내가 3탄으로 마무리할게! 또 한 번 기다려줘 (기다린다 해줘서 진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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