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다 놓고싶어지기 일보직전 상태인 중기
2,997 1
2024.06.18 23:25
2,997 1

진짜 제목 그대로 다 던져놓고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가기 직전이라는걸 집 들어오는 길에 깨달았어

 

그렇게 길게 살진 않았지만.. 27년 살면서 몇 번 땅굴 크게 파고 들어간 적이 있는데

땅굴 파면서도 땅굴 파는 내 자신이 싫었어서 이번엔 땅굴 파기 전에 막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

 

만나서 놀 친구들은 있는데 내 속얘기 털어놓을 친구도 없어

근데 이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지치고

작년엔 부지런하게 나가던 의미없는 모임 나가는 것도 지쳐

모임은 나가면 에너지 소모만 하고 일회성에서 그쳐버리니까 더 덧없다는 걸 얼마전에 깨달았어

 

그러다보니 집에선 잡생각만 많아져

생각 안나게 하려면 막 부지런히 움직이래

그래서 운동도 주 5일 이상 나가

취미생활도 가져보래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 많이 해봤어

책도 읽어보고 베이킹도 해보고 전시회도 다녀와보고 영화 미친듯이 보러 다니기도 하고

직무 공부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다 해봤는데

그냥 그 뿐이야 흥미도 안생기고 오히려 안움직이면 안돼 하는 강박만 생기고..

 

생각 없애려고 시작한 운동도 즐겨서 하는 게 아닌 모양이 됐어

회사 다니면서 약간의 우울증도 겪으면서 일부러 사람들 만나러 다녔더니 6~7키로 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운동마저 안하면 이 마지노선도 뚫리고 더 찔까봐 강박 아닌 강박이 생겨서 미친듯이 운동해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난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아..

 

자기한테 근사한 식사 대접하면 좀 나아질거래서

한동안은 집에서 나한테 요리를 해줬다?

근데 그것도 소용 없었어

그거 다 치우는 것도 내 몫이고 집구석은 좁아서 요리 한 번 했다 하면 온 집안이 난리나있고

냉장고에는 다 못먹은 재료들이 썩고..

 

취업해서 서울 올라온 것도 기쁘지 않았어

다들 가족들이랑 살거나 주변에 상경해서 사는 친구들이 많던데

나는 진짜 혼자 올라와서 어딘가 붕 떠있는 기분이었거든

본가도 나와 산지 10년 다 되어가서 안정적인 기분도 안들고

자취방도 내 집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챗바퀴 굴러가듯 살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누구고, 어디가 내 집이지? 라는 생각만 들어

 

그래서 더 회사동기들, 모임 사람들한테 처음에는 정을 많이 줬던 거 같은데

나는 친하다 생각했는데 전혀 안친했나봐

나한테도 일회성인 사람들, 그 사람들한테도 일회성인 나

라는 걸 느끼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다시 벽을 치더라

어차피 퇴사하면, 모임 나가면 안볼 사람들이겠구나 라는 걸 인지하니까

갑자기 무력해졌어

 

위에서 살 쪘다 했잖아

살찐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다이어트를 했더니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또 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위에서 한 말 중에 또 다른 말 있잖아

친구들 만난다는 거 지친다구

진짜 지쳐

내가 나를 너무 몰아낸건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까

친구들 만나서 얘기해도 다 자기들 자랑같고 나는 한없이 못난 사람 같아

내 얘기는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더 내얘기는 안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날카롭게 대해

물론 내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굳이 풀어갈 힘조차 없어 이제

 

그래서 다 내려놓고 생각 안하기를 주제로 떠나볼까 싶었는데

어디로 떠나야하지 부터 시작해서 생각하니까 또 스트레스 받아

계획 없이 떠돌아다니는 거에 너무 큰 스트레스가 있어

그래서 찾아보면 거기에 또 스트레스를 받고 감흥도 없어져..

 

 

이걸 그냥 계속 묻어두고 있었는데

오늘 퇴근길에 중간에 내려서 계속 걸었거든

아무리 걸어도걸어도 누가 뒤에서 끌어당기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질 못하는 기분이 들더라

갑자기 숨막히면서 다 내려놓고 싶더라고

갑자기 한순간에 모임도 나가고 sns도 다 끊고

카톡은 회사가 있으니 삭제는 못하지만 회사동료들, 회사단톡 빼고 그 외 가족들,지인들 개인톡, 단톡은 다 숨겨놓거나 지워버릴지도 모르겠다

운동도 다 그만두고.. 그냥 다 내려놓을까.. 다 답답하고 숨막히고 싫다..

하고 있을, 그러다 진짜 그래버릴 내가 눈에 보이는거야

이게 옛날엔 땅굴파면 눈물부터 났는데

지금은 눈물도 안날 거 같더라

 

 

근데 또 막상 땅굴 파고 들어갈 나를 생각하니까

땅굴 파면서 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아하고 땅굴 나왔을 때 또 덮치는 무력감이나 외로움이 더 힘들걸 알아서

놓지말자 놓지말자 하고 붙들고 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뭔갈 하려는 거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그냥 내 존재 자체가 강박인가 싶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게 뭔가 모르겠어서

 

정처없이 글 써봐..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스킨1004 💛 ] 해외에서 난리난 화제의 K-클렌징템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라이트 클렌징 오일’ 체험 이벤트! 274 09.27 14,10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796,02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57,3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73,54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707,28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3389 그외 결혼식 간다 안간다 고민중인 중기 16 03:30 366
153388 그외 예쁜 발톱을 갖고싶은 초기 (사진있음, 혐일지도..) 3 00:13 463
153387 그외 36살 결혼할수있을까 궁금한 초기 13 09.27 1,121
153386 그외 토퍼 추천해줄수있어?! 1 09.27 111
153385 그외 무리해서라도 여행다녀오는개 좋을지 궁금한 후기 내용 ㅍ 5 09.27 466
153384 그외 전공 안맞는 대학교 3학년 너무 힘든 후기 7 09.27 268
153383 그외 두 손 올리고 자는 거 (만세) 고치고 싶은 초기-디스크초기 14 09.27 646
153382 그외 심한 우울증+심한 ADHD로 머리 감고 말리는게 힘들어서 빡빡이로 살고싶은데 너무 극단적인가 물어 18 09.27 961
153381 그외 로스쿨 들어가면 학비 제외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가 궁금한데 3 09.27 463
153380 그외 자꾸 헤르페스 생겼다고 하는 지인 꼴보기 싫은 중기 ㅠ 25 09.27 1,902
153379 그외 비행기에서 우리 아들 다리 뻗게해준 승객이 넘 감사한 후기 17 09.27 1,676
153378 그외 생활비 제외하고 용돈,모아야하는돈 다 엄마한테 맡기는거 어떨지 궁금한 초기 13 09.27 927
153377 그외 취업에 대해서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한 중기 5 09.27 580
153376 그외 출산 200일 산모 선물 기존에 준비한거 추가로 백화점 상품권 어떤지 궁굼한 초기 19 09.27 683
153375 그외 친구가 내이름 따라서 개명함 내가예민한가?? 하는 후기 21 09.27 2,578
153374 그외 컴알못 노트북 추천받고 싶은 초기 5 09.27 275
153373 그외 지금 헤어지는 거 너무 섣부를까!!! 걱정되는 중기 26 09.27 1,468
153372 그외 연인을 못믿겠어서 조언 구하는 초기 17 09.27 1,767
153371 그외 갤럭시 10년 넘게 쓰다 아이폰16으로 갈아탄 후기 5 09.27 814
153370 그외 만나이 쓰면 비꼬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 중기 67 09.27 2,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