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쓰레기집에서 14년
6,236 30
2024.06.18 00:42
6,236 30

10살부터 24살까지 쓰레기집에 살았고 살고있다

어릴땐 몰랐는데 한 12살 되면서 우리집이 비정상인걸알았고

대학 입학하고나서부터는 엄마를 설득해보려고 노력했어

화도 내보고 자해도 해보고 내가 나서서 짐 버리기도 하고 엄마때문에 죽고싶다고 소리도 지르고 달래보기도 하고 믿어보기도 하고 업체를 불러준다고 하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엄마는 너 생일때까지 치우겠다 언제까지 치우겠다 한번만 믿어달라 엄마 바뀌고 있다 

그래서 곧이곧대로 믿었어 근데 엄마는 단 한번도 한순간도 말을 지킨적이없어 

이번에는 달라지겠지 달라지겠지 매번 믿었어 그렇게 몇천번을 속아놓고도 이번 약속은 진짜겠지

최근에는 두달간 여행하느라 집을 비웠어 행복했어 여행 가기 직전에도 쓰레기집때문에 엄마랑 크게 싸우고

엄마가 너 갔다오면 보통의 집정도로는 치워놓겠다고 해서 또 믿었어

믿으면 안됐는데 또 믿었어

두달동안은 너무 행복했어 인간에게 주거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구나 싶을정도로

나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한달동안 죽고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할수가있구나 집에 돌아가면 우리집도 평범해져있겠지 설마 이번에도 안지키진않겠지

여행하면서도 마음 한구석ㅇ로는 불안해서 집에 돌아갔는데 집이 그대로 쓰레기집인 악몽을 꿨는데

그래도 믿었어 그러고 집에 돌아갔는데 집은 그대로였어 거실한구석이 조금 치워지긴했는데 치워졌다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지 의문인정도의

귀국하기전에 공항에서 엄마랑 영상통화할때 집 치웠냐고 물어봤는데 엄마가 치웠다고 해서 공항에서 좋아서 울정도로

나는 한껏 기대를 하고 벅차고 행복했는데

또 거짓말이었어

어제는 내가 그냥 나서서 화장실에 있는 짐덩어리들을 그냥 내가버려야겠다 싶어서 내가 화장실청소를 하는데

10년도 더 된 치약들 다 버리려고 모아놨더니 엄마가 내가 한눈판사이에 그걸 자기 가게에 다 갖다놨어

자기가 쓸거래

질리더라 사람한테 진짜 

내가 여행하면서 나도 행복할수있다는 걸 알아서 그래서 진짜 열심히 살아보려고 잘 살아보려고 미래를 꿈꿨는데 그게 엄마 앞에서 이 집 앞에서는 다 소용이 없더라 내가 꿨던 꿈들이 다 이 집에서는 마치 쓰레깆ㅂ에 사는 너따위는 행복할수없으니까 꿈도 꾸지 말아라 하는 것 같더라

난 14년동안 쓰레기집에서 살면서 누가 밖에서 집 얘기만 하면 심장이 뛰고 떨리고 불안하고 이 비정상을 들킬까봐 늘 가슴 졸이면서 살았어

그리고 나도 알아 아빠때문에 집 어려워지면서 엄마가 더 그렇게 된거 알아

근데 사람이라면 인간이라면 부모라면 아니 부모가 아니더라도 그냥 같은 집을 공유하는 구성원이라면

자식을 사람을 인간을 이런 환경에 던져놓으면 안되는거아닌가...?

내가 엄마한테 저 쓰레기들이 저 짐덩이들이 엄마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냐고 자식의 목숨값보다 무겁고 소중한거냐고 

그랬더니 엄마가 상처입은 눈으로 나한테 그러더라 자기 인생의 흔적들을 자기 삶을 쓰레기라고 말하지말래

이제는 누가 문제인지도 모르겠어 그냥 내가 문제인가 

엄마를 사랑하는데 집때문에 엄마한테 막말하는 내가 싫어 엄마한테 살고싶지않다고 말하는 내가 싫어 엄마 앞에서 내 뺨을 때리는 내가 싫어 집때문에 미친행동을 하는 내가 싫어 엄마를 사랑하는 내가 싫어 그렇게 힘들다면서 독립도 못하는 내가 싫어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싫고 포기 못하는 내가 싫고 소리지르는 내가 싫어 이러고도 엄마가 만든 밥을 반찬을 차려먹는 내가싫어 엄마를 사랑하는 내가 너무싫어 그냥 내가싫어

당장 집 ㅏㄴ가면 복학할때 학교는 어떻게 다니지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싫어

그래서 그냥 엄마한테 그랬어 그냥 그만하자고 내가 나갈테니까 자식 하나 없는 셈 치라고 연끊자고 그리고 꼭 엄마가 감당못할정도로 후회하면 좋겠다고 했어 엄마가 가져간 그 치약 지금 안버린 이 반찬통 쓰레기들 꼭 끌어안고 살라고

나도 내가 불효자식에 개썅년인거아는데 그냥 불효자식에 개썅년하려고

내가 죽었다깨어나도 엄마를 이해할수가없어 이런집에서 살수가없어 나는 오빠처럼 아빠처럼 포기하고살수가없어

근데 그렇다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없어 아무리친한친구라도 털어놓을수가없어 아무도 공감해줄수가 없어 쓰레기집을

그냥 하루아침에 드라마처럼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기도 하고

그냥 내가 전생에 되게 많은 죄를 지어서 지금 벌받나 싶기도 하고

차라리 엄마가 나를 신체적으로 학대했으면 맘껏 미워할 수 있을텐데 그냥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거같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스킨1004 💛 ] 해외에서 난리난 화제의 K-클렌징템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라이트 클렌징 오일’ 체험 이벤트! 272 09.27 12,72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793,97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55,39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69,68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704,0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3389 그외 결혼식 간다 안간다 고민중인 중기 5 03:30 80
153388 그외 예쁜 발톱을 갖고싶은 초기 (사진있음, 혐일지도..) 3 00:13 337
153387 그외 36살 결혼할수있을까 궁금한 초기 11 09.27 845
153386 그외 토퍼 추천해줄수있어?! 1 09.27 81
153385 그외 무리해서라도 여행다녀오는개 좋을지 궁금한 후기 내용 ㅍ 5 09.27 379
153384 그외 전공 안맞는 대학교 3학년 너무 힘든 후기 7 09.27 217
153383 그외 두 손 올리고 자는 거 (만세) 고치고 싶은 초기-디스크초기 12 09.27 558
153382 그외 심한 우울증+심한 ADHD로 머리 감고 말리는게 힘들어서 빡빡이로 살고싶은데 너무 극단적인가 물어 17 09.27 832
153381 그외 로스쿨 들어가면 학비 제외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가 궁금한데 3 09.27 415
153380 그외 자꾸 헤르페스 생겼다고 하는 지인 꼴보기 싫은 중기 ㅠ 24 09.27 1,770
153379 그외 비행기에서 우리 아들 다리 뻗게해준 승객이 넘 감사한 후기 16 09.27 1,563
153378 그외 생활비 제외하고 용돈,모아야하는돈 다 엄마한테 맡기는거 어떨지 궁금한 초기 13 09.27 876
153377 그외 취업에 대해서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한 중기 5 09.27 568
153376 그외 출산 200일 산모 선물 기존에 준비한거 추가로 백화점 상품권 어떤지 궁굼한 초기 19 09.27 652
153375 그외 친구가 내이름 따라서 개명함 내가예민한가?? 하는 후기 21 09.27 2,478
153374 그외 컴알못 노트북 추천받고 싶은 초기 5 09.27 254
153373 그외 지금 헤어지는 거 너무 섣부를까!!! 걱정되는 중기 26 09.27 1,417
153372 그외 연인을 못믿겠어서 조언 구하는 초기 17 09.27 1,749
153371 그외 갤럭시 10년 넘게 쓰다 아이폰16으로 갈아탄 후기 5 09.27 796
153370 그외 만나이 쓰면 비꼬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 중기 66 09.27 2,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