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덬들아,
최근에 4월 초에 시험관 1차 냉동배아 이식을 통해 임신을 하고, 8주간 소중한 아이를 품어온 초기 산모야.
핑크뱃지 다는 것도, 임산부 등록, 국민행복카드 발급.....태아보험 가입 준비 등 여느 초기 임산부들이 준비하는 것들을 준비하면서
매주 병원을 다녔었어.
처음 시험관 1차에서 되리라고는 생각 못하고 덜컥 되어서, 생각보다 할만하네! 라고 생각한 건 정말 오만했나보다.
심장소리 듣고나서 유산되는 확률은 5%라며 인터넷 어디에서 돌아다니는 글을 철썩 같이 믿으며, 우리 아기는 이제 무럭무럭 자랄 일만 남았구나 싶었는데 말야.
출근하기 전에 들른 병원이라, 이미 회사에 지각을 한 상태여서 아침엔 진료받고 계류유산 얘기 듣고도 별 생각없이 출근하기 바빴는데
점심을 먹고 오후에 좀 나른한 시간이 되어, 여러 유산 글들을 찾아보니 뭔가 모를 헛헛함과 우울함이 밀려드는 것 같아.
어디라도 이 마음을 기록해야할까싶어서 후기방에 오게 됐어.
오늘은 옆팀 팀장님이 나 임신축하점심을 사주시는 날이었는데, 그게 갑자기 유산위로점심이 되었지 뭐니.
우리 아기는 태몽도 없나.......싶게 아무도 주변에서 태몽을 누가 꿔주는 사람도 없었는데, 오는 길이 좀 멀어서 그랬나 싶기도.
글을 쓰면서 점점 울컥하는 것도 같다.
회사에 임신기근로단축기간도 쓰고 있었고, 주변에도 몇몇에게 알렸는데, 이젠 유산했다고 말해야할 거 같으니 생각보다 번거롭네.
이래서 다들 안정기 때까지 말을 안하는 거였나 싶기도해.
시어머니한테는 아침에 알렸는데, 친정엄마한테는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 말하다가 울 것 같아서 전화하기도 겁난다.
이 꽉 깨물면 말할 수 있나....?
쨌든, 오늘 약물로 아기 배출시도 해보고, 초음파로 확인해서 배출 잘 안됐으면 소파술 하게 될 듯. 이후에 몸 잘 추스르고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고 마음 속으로 씩씩하게 이겨내겠다고 다짐하는 중인데, 퇴근하고나면 감춰뒀던 쓸쓸함 헛헛함이 밀려올까봐
오늘은 일에 파묻히고 싶기도 하네. 차라리 혐생으로 아픔을 잊고 싶어.
여튼, 난임을 겪고 있고, 아기 천사가 오기를 바라는 많은 부부에게 항상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
내가 난임을 겪어보니 임신하고, 임신 준비하는 사람, 출산한 사람 모두 대단하고 존경스러워!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한 날들이길~ 나도 힘내볼게!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