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체감하는 건 처음이다ㅠ ...
2년 넘게 만났던 사람이고 참 인성 좋고 이 사람만큼 잘 맞고 날 품어줄 만한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 결혼준비 이야기를 했었어
남자친구는 나랑 나이차이도 6살 차이나고 직업도 돈을 적게 벌어서 우리집 반대가 강했는데, 그래도 계속 만났고 서로 좋아하는 게 보이니까 내가 인성 좋다고 어필도 했고 남자 집에서도 지원을 조금이라도 해준다고 하니 울 부모님도 너네 결혼 준비는 언제 하니, 남친 언제 한 번 만나자고 계속 자리 만들라고 하셨는데ㅠㅠ
갑자기 들은 바로는 남친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 수술도 크게 몇 번 하셨는데 보험이 없으셔서 생돈을 다 쓰시고 우리에게 지원해주실 돈은 하나도 없게 됐어. 그래도 나는 그쪽에서 지원 못 받더라도 우리끼리 모은 돈이 많지는 않지만 결코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기에.. 결혼하고 싶어서 중간에서 정말 부모님 남친 설득하고 있어ㅠ
남친은 남친대로 면목이 없어서 정말 너랑 결혼하고 싶지만 진행하기도 미안하다 부모님 뵐 자신이 없다 하네
우리 집 쪽에서는 우린 딸 결혼하는데 지원을 조금이라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데 우리 딸이 뭐가 모자라서 시댁에서 돈 한푼도 안대주는데도 결혼을 해야하냐? 남친네 아버지는 어떻게 보험도 가입 안 하고 대기업 다녔으면서 아들 한 명 키우면서 돈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현금이 없냐 경제관념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이야. 알아보니 남친네 부모님은 사시는 집은 있으시고 나중에 노령연금이나 그런 거로 생활비 정도는 해결할 수 있으실 것 같은데, 우리 부모님은 당장 너네끼리 시작한다해도 너희끼리 살기도 벅찰텐데 외동아들인 남친이 보험도 없는 아버지가 혹여라도 아프시다 하면 돈은 돈대로 나갈텐데 너 결혼생활하면서 감당 가능하겠냐고 들을 생각을 안 하네..
난 둘 다 이해가 간다ㅠㅠㅠ 우리집은 여유롭진 않아도 부모님 말 들으면 개인연금도 몇 개 있고 보험도 여러개 있어서 노후에 우리한테 손 벌릴 건 없다고 하더라고.. 남친쪽 부모님은 개인연금 그런 게 따로 없다고 하더라고. 또 우리 부모님은 이해가 안간다 다 맘에 안 든다 너가 뭐가 부족해서 왜 그렇게 결혼하려고 하냐 안된다 하고 내 말 들으려고도 안 함
휴 그냥 언젠가 결혼준비 무난하게 할 줄 알았는데 진짜 이대로 헤어지는 건가..?
ㅠㅠㅠ 너무 두서없이 횡설수설했다ㅠㅠㅠ 근데 진짜 내가 연애는 많이 안 해봤지만 내가 정말 힘들 때 있어주고 정신적으로 많이 품어준 사람인데.. 헤어진다는 실감 자체가 안 나..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