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결국은 잘 살고 있는 듯한 후기
8,551 32
2024.04.24 21:44
8,551 32


학생 때는 공부도 안해서 뒤에서 2등, 그 찍어서도 맞기 힘들다는 과목 0점도 맞아본 공부는 지지리도 안하는 모지리였어

공부는 하기 싫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도 없으니까 돈이라도 벌겠다고 실업계를 갔는데 거기서도 자격증은 안따고 놀기만 함


학교에서 취업 시켜줬는데 일 지지리도 못해서 3개월 만에 나오고 졸업하고 나서도 3년간 취업해도 1~2개월 일하다 나오기를 무한반복

자격증 취득해서 다른 직종 일을 하겠다고 부모님 돈 받고 도서관 다녔는데 막상 도서관 가면 폰 만지고 놀기만 함


꼴에 노는 거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자격증 취득했다고 거짓말함

나중에 합격한 거 보여달라고 했는데 못보여줘서 들킴


3년동안 가족들한테 온갖 모진 소리 들으면서 일어나있으면 온라인게임을 하고 혈육 지갑에 돈 몰래 꺼내가서 쓰는 등 한심하게 살다가 문득 생각이 듬

이대로 살다간 정말 인생 망하겠구나

스물세살에 갑자기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내 인생이 이정도로 죽창나있다는 것을 깨닳음


그래서 혈육한테 처음으로 인생 상담을 받았고 혈육은 내가 드디어 정신차렸구나 싶었는지 가기 싫어하던 대학을 가자고 함

나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혈육 말대로 대학을 가려고 했는데 선뜻 부모님한테 말하지 못함


망나니처럼 밤새 게임만 하다 자는 날백수로 3년을 살았는데 부모님이 날 믿어줄까 하고

혈육이 자기가 부모님 설득할테니까 마지막 기회니 제대로 하라고 함


그리고 대학을 가고 과제도 열심히 하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함

밤새가면서 공부해서 위궤양까지 걸릴 정도로 몸이 안좋아졌음

근데 장학금도 받고 성적도 좋으니까 날 보던 부모님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함


부모님은 나한테 드디어 다른 평범한 사람처럼 뭘 하고자 마음 먹은 게 보여서 너무 기뻐했고

그런 날 정신차리게 해준 혈육에게 너무 고마워함

짐승만도 못한 삶 사는 애 사람 만들었다고



대학 졸업할 때 전공 자격증을 엄청 많이 취득하고 학점도 준수하게 졸업함


그리고 취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블랙기업에 취업함

밤 10시 넘는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 공휴일 출근하는데 수당 안줌

2년동안 최저임금임 연봉협상 없음

업무강도가 너무 빡세서 입사 초반에 상사 앞에서 엄청 질질 짜고 그런 나를 보고 상사는 왜 우냐고 직장을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혼냄


그런데 그 직장에서 2년을 다님

초반에는 질질 짜고 그만 두겠다고 쌩난리를 부렸는데 체념인건지, 익숙해진 것이 사람이 점점 무뎌지더라

상사가 말도 안되는 걸로 뭐라 해도 헹ㅋ 어쩌라고 이 생각으로 다님

직장 내 괴롭힘 수준으로 괴롭혀도 이 씹새끼ㅅㅂ 죽어도 내가 먼저 안나간다 라는 생각으로 버티다 서울로 상경할 기회가 생겨서 그만 두게 됨

엿같은 상사보다 먼저 그만 둬서 진 느낌이긴한데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음


혈육이 서울에 먼저 상경해있었는데 혼자 살기 적적해서 같이 살지않겠냐는 제안을 함

그래서 생각치도 못한 상경을 했는데 다행히 먼저 자리잡은 혈육 덕분에 비용도 그리 들지 않고 집을 나올 수 있었음


그래서 지금은 서울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어

심지어 지금 직장에서는 너무 잘한다고 항상 칭찬만 들으면서 살고 있음

나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사랑해



불과 5년전만 해도 나는 구제불능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영 아니다싶으면 부모님이랑 혈육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자살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좋아하는 최애 굿즈로 방을 도배하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혈육이랑 서울탐방 많이 하고 싶어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이런 얘기 말할데가 없고 예전의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서 후기방에 푸념하듯이 써

예전에는 우울한 얘기밖에 안했는데 처음으로 긍정적인 얘기를 썼어

쓰레기 같은 삶을 살던 내가 결국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덬들도 모두 잘 살았으면 좋겠다

목록 스크랩 (3)
댓글 3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농심X더쿠] 매콤꾸덕한 신라면툼바의 특별한 매력!🔥 농심 신라면툼바 큰사발면 체험 이벤트 513 04.02 17,70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31,4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142,28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18,9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460,62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43 그외 시누한테 들은말 해석해줄덬 찾는 후기 ㅋㅋ 43 04.02 1,678
24542 그외 회사가 원래 이런건지 궁금한 중기 44 04.02 2,546
24541 음식 티젠 콤부차 맛 추천바라는 후기 21 04.02 869
24540 그외 첫 조카 선물로 카시트 vs 유모차 또는 그외? 추천 바라는 초기 21 04.02 753
24539 그외 남편이 약간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한 초기... 112 04.01 5,932
24538 그외 엄마 아빠가 맨날 나빼고 해외여행 가는게 섭섭하고 이해 안가는 중기 106 04.01 4,655
24537 그외 면역력 올리는데 제일 효과 좋았던건 뭐였는지 묻는 중기 45 04.01 2,606
24536 그외 친구한테 1억 사기 당했어...초기 33 04.01 4,784
24535 그외 혈육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는 후기.. 24 04.01 2,999
24534 그외 엄마가 50대 후반 되면서 성격이 너무 변한 중기 25 04.01 3,043
24533 그외 여기 엄마덬들 많은거같아서 임신후 체형변화가 궁금한 중기... 23 04.01 1,751
24532 그외 해외생활 중인데 만나는 남자마다 아랍쪽인 초기 26 04.01 3,875
24531 그외 난생 처음 논산 딸기축제 다녀온 후기 31 03.31 2,977
24530 그외 엄청 시끄럽고 에너지 넘치는 대가리 꽃밭이었는데 처음으로 자살 생각해보는 중기(긴글 주의) 22 03.31 2,620
24529 그외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 뭐쓰는지 궁금한 초기 37 03.31 1,367
24528 그외 지금 간호사인데 그만두고 간호조무사 자격증 딸까 고민중인 초기 28 03.31 3,472
24527 그외 신혼부부 아파트 매매 고민되는 후기(이정도 대출은 다 끼고사는건지 궁금한 후기..) 38 03.30 3,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