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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30에 대학교 다니는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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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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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왕복 다섯시간에서 여섯시간 걸리는 일어일문과 한학기만 다니고 자퇴했어

자취할 형편이 안됐어 당시 등록금은 이모가 대신 내준 상태였고

그리고 알바 몇달 하다가 스물한살?쯤에 조울증(당시엔 우울증인 줄 알았음) 걸려서 병원다니기 시작했어

처음엔 돌팔이같은 병원 갔다가 오히려 상태가 더 안좋아지더라

161cm인데 43키로까지 빠지고 생활이 안돼서 대학병원 갔고 바로 입원함

이후로도 4년?동안 두번 더 입원하고 사실 이때는 기억이 잘 안나

알바를 하면 항상 반년이 뭐야 삼사개월 하고 그만두고 스무살 중반까지 아빠카드로 산 것 같아

게임중독에도 빠지고 약도 항상 안먹으면 불면증때문에 못자니까 밤약만 먹고 아침약은 까먹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미래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것 같아

근데 그러다가 아무런 계기도 없이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어

가족들은 탐탁치않아 했는데 집근처 대학에 내가 너무 가고싶은 과가 있더라

냅다 수시 넣었고 몇달을 전전긍긍했는데 붙었어! 내가 우리과 입학 과탑이래 입학식에서 상도 받음

한명뿐이지만 학교 다니면서 친구도 사귀었어

지금 다니는 알바 전에 같이 하던 언니도 같은 학교 다른과 갔는데 하교길 버스에서 마주쳐서 인사도 하고

오늘은 학교 뜨개질 모임을 만들어서 중간고사 끝나면 정모도 하기로 했어

조울증에 걸린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력이랑 지능이 좀 떨어지는데

그래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 알바도 반년째 근속중이야

아직도 나는 죽고싶고 불안하고 강박과 트라우마로 계단도 잘 못내려가서 언덕을 찾지만

예전에 비하면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는것 같아 건강하게 잘 살고있는 미래의 내가 기대돼

내 인생이 성공했다고는 전혀 그렇게는 볼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이것저것 성공하면서 서른이 됐어 실패하고 떨어진 일들도 많았지만 결국 여기까지 온거야

계단이 어려우면 언덕을 찾아서 가면 돼

글을 잘 못써서 중구난방이지만 내가 하고싶은 말은 지금도 늦지 않았고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는걸 말해주고 싶었어

월요일 너무 고생했고 이번주도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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